[매장탐방] 4월, 콘솔 매장 근심 쪼개버린 크레토스
2018.05.01 13:45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올해 들어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는 웃음소리가 통 드물었다. 인기 타이틀이 계속해서 나왔음에도 불구,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필요한 PS4 기기가 품귀 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1월까지만 해도 재고를 모두 소진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매장이지만, 2월, 3월에도 추가 물량이 들어오지 않으니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모처럼 찾아온 '호재'를 기기 물량 부족으로 놓쳤다는 한탄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4월에는 이러한 매장의 근심걱정이 반으로 쪼개졌다. PS4 물량 부족은 여전하지만,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갓 오브 워’가 활약하며 매출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게임메카는 추위가 가시고 완연한 봄이 찾아 온 4월, 오프라인 게임 매장을 직접 찾아 근황을 들어 보았다. 방문한 매장은 용산 게임몰, 대원미디어 닌텐도 전문 매장, 국제 전자 센터 CD마을, 놀이터. 그리고 상호를 밝히지 않은 3곳이다.
▲ 거대 토토로도 있는 용산 등을 찾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역대급 ‘갓 오브 워’, 매장 성적 견인했다
지난 3월 [매장탐방] 당시, 대다수 게임 매장에서는 “다음 달에는 ’갓 오브 워’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이러한 기대감은 현실로 다가왔다. 게임 출시 후 ‘갓 오브 워’를 사려는 게이머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진 것이다. 특히 이번 ‘갓 오브 워’는 게임성 뿐 아니라 매출 면에서도 시리즈 중 최고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것이 매장의 반응이다. 게임몰 관계자는 “4월 한 달 동안 조용하던 매장이 ‘갓 오브 워’로 반짝하고 힘을 냈다”며, “역대 ‘갓 오브 워’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역대 시리즈 1위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장에서는 ‘갓 오브 워’ 흥행 요인 중 하나로 높은 국내 PS4 보급량을 꼽았다. 게임 자체가 잘 만들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PS4가 국내에서 널리 보급된 콘솔 기기라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PS4로 나온 ‘갓 오브 워 3 리마스터’ 판매량 증가다. PS4로 처음 콘솔게임에 입문한 게이머들이 ‘갓 오브 워’ 신작에 관심을 갖고, 게임 발매 전 같은 시리즈를 먼저 플레이해보기 위해 ‘갓 오브 워 3 리마스터’도 구매한다는 것이다.
CD마을 관계자는 “아무래도 PS4로 처음 나온 ‘갓 오브 워’라 그런지 더욱 잘 판매되는 것 같다”며, “전작이랑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하자 ‘갓 오브 워 3 리마스터’를 먼저 구매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 1위 자리에 올려놓을 게임까지 '완판'된 '갓 오브 워'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갓 오브 워' PS4 Pro 에디션이 출시된 것도 매장에서는 약간이나마 호재였다. PS4와 PS4 Pro 모두 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갓 오브 워’ PS4 Pro 에디션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갈증을 조금 해소시켜 주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매장에서는 PS4 Pro ‘갓 오브 워’ 에디션 예약 취소분에 쏠리는 유저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비록 수량이 적어 기기 품귀 현상을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PS4 Pro를 구매하고자 한 사람들이 ‘갓 오브 워’ 에디션이라도 대신 찾았다는 것이 매장의 설명이다.
▲ 수량은 적어도 간만에 들어온 PS4 Pro에 관심 집중 (사진: 게임메카 촬영)
PS 진영에는 ‘갓 오브 워’ 외에도 호재가 있었다. 먼저 3월 말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X’가 잠잠하던 PS비타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CD마을 관계자는 “‘슈퍼로봇대전 X’의 경우 PS비타 유저는 거의 반드시 구매했다고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는 ‘파 크라이 5’ PS4 버전이 4월 중에도 꾸준히 판매되는 모습을 보였다.
▲ PS비타에서 두각을 드러낸 '슈퍼로봇대전 X'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평이했던 닌텐도 스위치, 5월엔 반전 기대
‘갓 오브 워’ 흥행 잔치를 벌인 PS4와 달리 닌텐도 스위치 진영은 다소 평이한 한 달을 보냈다. ‘암즈’나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와 같은 신작들이 출격하긴 했지만,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이다.
공개 직후 닌텐도의 새로운 혁신으로 꼽힌 골판지 완구 ‘닌텐도 라보’ 역시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이 매장의 평가다. 외신을 통해 입소문이 돈 만큼 몇몇 매장에서 해외 출시된 ‘닌텐도 라보’를 들여놓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인지도가 낮아 판매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닌텐도 라보’는 아이들에게 맞춘 게임인데, 아이들과 함께 오는 라이트 게이머들은 ‘닌텐도 라보’가 뭔지도 모른다. 일부 마니아들이 관심을 갖고 구매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마니아들만 안다는 '닌텐도 라보'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지만 닌텐도 진영은 믿는 구석이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늘어나는 가정의 달 5월이 코앞에 닥친 것. 이에 힘입어 닌텐도 스위치, 그리고 4월 신작들도 본격적으로 ‘포텐셜’이 터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4월은 전체적으로 3월과 비슷했다. 하지만 4월 말부터는 가정의 달을 맞아 내방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헀다.
▲ '암즈'와 '별의 커비'도 5월 5일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장은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상품도 착실하게 준비 중이다. 가장 큰 무기는 4월 26일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세트’다.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세트’는 수량 한정으로 판매되는 기기로, 닌텐도 스위치 본체와 조이콘 레드 1쌍,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본편, 그리고 휴대용 케이스와 화면 보호 필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주 고객이 가족이라 가격적인 측면을 보는 경우가 많다. 동봉품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관심을 받는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세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하드코어 게이머 마음에 들 만한 신작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오는 5월 24일 발매를 앞두고 있던 ‘다크 소울 리마스터’ 닌텐도 스위치판이 발매 연기되었기 때문.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다크 소울 리마스터’가 연기되면서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닌텐도 스위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게임과 아미보 모두 높은 판매량이 기대됐는데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5월, 하드코어 매력이 게이머 사로잡을까?
닌텐도 스위치판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PS4나 Xbox One 등 다른 플랫폼에서는 ‘다크 소울 리마스터’가 5월 최고 기대작이다. 특히 해당 플랫폼은 하드코어 유저 비중이 높기 때문에 더욱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게이머들이 ‘블러드본’이나 ‘포 아너’ 같은 하드코어한 게임 플레이를 즐겼다. 따라서 ‘다크 소울 리마스터’에도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게임성도 가격도 경쟁력 가득, '다크 소울 리마스터' (사진제공: BNEK)
비교적 저렴한 가격 역시 ‘다크 소울 리마스터’ 만의 경쟁력이다. 최근 발매되는 신작 게임 대부분은 6~7만 원선인데, ‘다크 소울 리마스터’ 희망 소비자 가격은 4만 5,800원으로 책정되었다. CD마을 관계자는 “’다크 소울’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게임성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이번에 나오는 리마스터도 마찬가지인데, 가격도 저렴해 많이 판매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비슷하게 5월 기대작으로 꼽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는 다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스토리를 강조한 게임은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아도 대중적인 흥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 대부분의 매장 관계자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런 게임은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는 입장을 보였다.
▲ 흥행 여부 지켜봐야 하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사진제공: SI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