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외출 막는 폭염에 신작 가뭄, 게임매장 '재해' 경보
2018.08.01 11:57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올해 7월, 한반도는 열돔 현상으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체감온도 40도를 웃도는 맹렬한 더위에 연일 폭염 주의보와 경보가 울려 퍼졌고, 밤에도 열대야에 시달려야 했다. 쉽사리 가시지 않는 더위 탓에 인터넷에서는 ‘태풍조차 한국을 피한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였다.
한반도를 뒤덮은 폭염은 게임 매장까지 집어 삼켰다. 외출하기 어려운 날씨 탓인지 7월 한 달 내내 매장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갓 오브 워’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 필적하는 신작 소식도 끊겼다. 그렇다 보니 전례 없는 신작 가뭄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재해가 게임 매장을 덮친 겪이다. 게임메카는 재난을 방불케하는 현장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방문한 매장은 게임몰, 대원샵, 나진 전자 상가, 국제전자센터 CD마을 등이다.
▲ 기자를 삶아 버린, 유독 뜨거운 7월의 태양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폭염탓에 부채를 나눠주는 매장이 많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람도 없고 신작도 없고... PS4 가혹한 여름나기
지난 6월, PS4 진영은 신작 게임들이 신통치 못한 결과를 내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7월에도 이어졌다. 7월 중 발매된 PS4 신작은 ‘소닉 매니아 플러스’나 ‘클로즈드 나이트메어’, ‘메가맨 X 레거시 에디션’ 정도였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한 판매를 기대하기엔 어려웠다는 것이 매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게임몰 관계자는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신작들이 하는 사람만 찾는 게임이었다”고 평가했다.
▲ 6월에 이어 다소 아쉬운 성적 거둔 7월 신작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신작 부족 외에도 악재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7월은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시기라 어느 정도 방문객이 늘어나는데, 올해엔 그런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 게임몰 관계자는 “찾아오는 고객이 늘어나지 않았다. 모두 휴가를 떠난 모양이다”라고 토로했으며, CD마을에서도 “방학이라 사람이 좀 늘긴 했지만, 평소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가 싶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용산 나진상가는 8월 1일부터 휴가입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다 보니 PS4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에서는 울상을 짓고 있다. 게이머가 매장을 찾지도 않고, 매출을 견인할 만한 대작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매출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한 매장에서는 “이러다 굶어 죽겠다”고 말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8월에는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8월 9일 인기 시리즈 ‘용과 같이’ 신작이 발매된다. 게임은 PS3로 나왔던 것을 PS4로 이식한 것이라 완전한 신작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소녀를 내세운 액션게임 ‘불릿걸즈 판타지아’ 한국어판도 마니아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 타이틀이 게임 매장의 단비가 되어 줄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기자 간담회까지 진행한 '용과 같이 3', 매장을 구원할 수 있을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리오 아성 넘보나, 스위치 살린 ‘태고의 달인’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이 줄어든 것은 닌텐도 스위치 진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신작이 꾸준히 발매되며 비교적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7월 13일에는 RPG ‘옥토패스 트래블러’와 어드벤처게임 ‘캡틴 토드: 트레저 트래커’가 발매됐다. 두 게임 모두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마니아층 공략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어서 PS4로 발매된 ‘샤이닝 레조넌스 리프레인’이 스위치로 발매됐고, 클래식 소닉 시리즈 신작 ‘소닉 매니아 플러스’가 PS4, 스위치로 동시 발매되기도 했다.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쏠쏠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7월 스위치 진영에서 가장 큰 흥행을 거둔 게임은 19일 발매된 ‘태고의 달인 닌텐도 스위치 버~전!’ 한국어판이다. 발매와 함께 여러 매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품절로 이어진 것이다. 대원샵 관계자가 “지금까지 스위치는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마리오 카트 8 디럭스’ 등 닌텐도 게임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런데 ‘태고의 달인’이 서드 파티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이에 필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 인기게임의 상징 '품절', 게임이 없어 북만 사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태고의 달인’ 흥행은 한 가지 효과를 더 가져왔다. 대원게임이 함께 내놓은 스위치용 북 컨트롤러까지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매출 상승에 기여한 것이다. 대원샵 관계자는 “’태고의 달인’을 구매한 유저들은 북 컨트롤러까지 세트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10명 중 5, 6명은 북 컨트롤러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는 향후 기기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고 있다. 7월 중에는 기기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점점 방문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따라서 8월에는 매출 상승을 기대할 법하다.
▲ 한정판 아미보 역시 쏠쏠하게 판매되고 있다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지개 켜는 Xbox, 할인 행사 영향력은?
오는 8월에는 한동안 큰 소식이 없던 Xbox 진영에서도 간만에 움직임을 보인다. 국내 Xbox 총판 동서게임이 17주년을 맞아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는 것. 특히 Xbox 진영에서 최강의 무기로 꼽히는 Xbox One X 할인까지 예고되어 있다. 아직 할인 폭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파격적인 할인을 예고한 만큼 Xbox One 보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Xbox 진영에서는 추후 나올 타이틀 라인업도 갖춰졌다. 지난 E3 2018에서 Xbox One 독점작으로 ‘헤일로: 인피니트’와 ‘기어스 오브 워 5’, ‘포르자 호라이즌 4’가 공개됐다. 여기에 10월 발매되는 대작 ‘레드 데드 리뎀션 2’ 역시 Xbox One X와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발매될 기대작과 할인, 두 가지 무기를 든 Xbox One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 Xbox One X 할인 행사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사진출처: MS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