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백종원도 두손 두발 다 들 게임 속 최악의 식당 TOP 5
2019.01.17 17:56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TV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연일 화제다. 간혹 좋은 의미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성실하고 겸손한 가게들 사이에 있는 답답한 사장님들이 시청자들의 울분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부 가계는 그 백종원마저 두손 두발 다 들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혹자는 프로그램 제목이 '극한직업 백종원 대표', '백주부의 키친 나이트메어'로 바뀐 것이 아니냐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기도 한다.
애석한 이야기지만, 고구마 100개를 목구멍에 한꺼번에 집어넣은 수준의 답답함을 자랑하는 식당은 게임 속에도 있다. 음식을 먹기 위해선 반드시 전투를 치러야만 한다던가, 식당에 갈 때마다 금품이 사라지는 기묘한 식당들 말이다. 음식을 만드는 건지 폭탄을 만드는 건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는 주방은 예삿일이다. 이번 순정남 주제는 백종원도 솔루션을 포기할 만큼 최악의 게임 속 식당 TOP 5다.
TOP 5. 맛은 괜찮다는데 위생 상태가? '폴아웃 4 - 파워 누들즈'
▲ 귀염둥이 라면 로봇 '타카하시'가 운영하는 '파워 누들즈' (사진출처: 폴아웃 팬 위키피디아)
'폴아웃 4' 보스턴 지역 다이아몬드 시티에 가면 도시 정중앙 첨탑에 '파워 누들스'란 이름의 라면 가게가 하나 있다. 도통 식당을 찾을 수 없는 이 황폐한 세계관에서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식점이며, 특이하게도 '타카하시'라는 로봇이 라면을 팔고 있다. 라면은 시퍼런 육수와 떡진 면이 전부일 정도로 엉망이지만 먹는 사람들은 맛있다고들 한다. 실제로도 목마름과 배고픔, 체력을 모두 회복시켜주는 든든한 음식이다. 모든 음식에서 방사능이 묻어 나오는 폴아웃 세계관이지만 이 라면만큼은 더러운 물과 레이저그레인으로 끓이는 주제에 섭취 시 디메리트가 전혀 없다.
하지만,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손님 응대가 엉망이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 로봇이 할 줄 아는 말이라곤 "何にしますか(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일본어 밖에 없으며, 알아듣는 말이라고는 Yes 밖에 없다. 심지어 가게 외견은 웬만한 포장마차보다 허름하고, 위생상태는 말할 것도 없이 지저분하다. 옆에서 라면을 먹던 손님이 갑자기 총에 맞아 실려갈 정도로 가게 밖에 분위기도 흉흉하다. 장사가 잘 될 리가 만무하다. 아니나 다를까 사장님인 타카하시의 계산대를 열어보면 딱 29원만 남아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렇게 장사하면 안 돼유!
TOP 4. 커피가 레몬보다 신 레스토랑, '역전재판 3 - 트레비앙'
▲ 겉보기엔 멀쩡한 식당이지만 셰프의 요리 실력을 글쎄... (사진출처: 역전재팜 팬 위키피디아)
'역전재판 3' 3화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은 '트레비앙(吐麗美庵)' 이란 이름의 작은 가게다. '혼도보 카오루'라는 건장한 남성(본인은 스스로를 여자라고 말한다)이 운영하는 소박한 가게로, 프랑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가게 이름은 프랑스어로 매우 좋다는 뜻의 '트레 비앵'을 일본어에 맞게 한자로 음차 표기한 것인데, 이거 첫 글자가 '토할 토'자다. 자기들 말로는 맛있어서 한숨을 토할 정도라는 뜻으로 했다는데, 상식적으로 사람이 길 가다 들어올 만한 이름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장사도 더럽게 안 된다. 일단 가성비부터 꽝이다. 당장에 커피 한 잔 가격이 980엔(한화 약 1만 원)인데, 맛은 세상에 없는 신맛이 난다고. 주방장인 혼도보의 요리실력도 프랑스에서 요리를 배울 때 스승이 10년만 더 수련하라고 말했을 정도로 형편없어서 사실상 돈을 이 가게에 먹을 만한 음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혼도보라는 인간은 형편없는 요리실력에 도벽까지 있어서 손님 몰래 보석이나 장신구를 훔치는 나쁜 손버릇까지 가지고 있다. 이 식당만큼은 당장 폐업을 결정하는 게 제대로 된 솔루션이다.
TOP 3. 음식이 익을 때까지 싸워라, '포켓몬스터 XY - 레스토랑'
▲ 왜 레스토랑에서 비싼 돈을 내고 배틀을 해야하는거지? (사진출처: 녹두로 월드 유튜브 영상 갈무리)
우리가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고오급 레스토랑을 찾는 이유는 조용하고 고풍스런 곳에서 진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껏 비싼 돈과 시간을 써서 찾아간 식당이 시끌벅적하고 정신 없는 분위기라면 기분이 언짢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서 싸워서 이겨야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면 어떨까? 놀랍게도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레스토랑'이 그런 곳이다.
이 '레스토랑'에 들어가기 위해선 일단 최소 2,700원에서 50만 원에 달하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나선 코스요리가 3~5번에 걸쳐서 나오는데, 음식을 먹기 전에 서빙해주는 사람과 배틀을 해야 한다. 심지어 제때 음식을 먹기 위해선 정해진 턴 수에 맞춰서 서빙해주는 직원(?)을 쓰러뜨려야 한다. 다 이기면 부상으로 버섯이나 금구슬을 주는데, 만약 정해진 턴 수를 못 맞췄다면 음식도 맛이 없어지고 받는 부상도 적어진다. 이쯤 되면 음식점말고 체육관으로 전향하는 것을 권유하는 바이다.
TOP 2. 바퀴벌레 튀김은 좀... '브레스 오브 파이어 2 - 스이마 왕실 식당'
▲ '바퀴벌레 튀김'과 '파리 푸딩'같은 건 너희들이나 먹으라고! (사진출처: Gamespot)
'브레스 오브 파이어 2'에는 개구리 왕국의 131대 왕자 '타페타'가 등장한다. 왕자인 주제에 모험을 다니는 걸 좋아해서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마녀의 저주에 걸려 거대 개구리가 되어버렸다나? 주인공 일행 덕분에 저주를 풀고 동료로 합류하는 캐릭터인데, 특기가 요리다. 수많은 요리 중에서도 푸딩을 잘 만든다고. 어느 정도냐고 물으면 왕실의 요리사들이 그 요리실력을 보고 진짜 타페타와 가짜 타페타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출나다.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물으면, 바로 식재료. 여기서 말하는 푸딩이란 무려 '금파리 푸딩'이다. 쉽게 말해서 순전히 개구리 입맛에 맞춘 요리만 잘 만든다는 것이다. 그가 자랑하는 시그니처 음식으로는 금파리 푸딩 외에도 '바퀴벌레와 파 샐러드', '지렁이 페퍼론치니' 등이 있다. 대체 금파리로 어떻게 푸딩을 만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식재료가 이 모양이면 그 어떤 솔루션을 가져와도 장사가 안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음식을 맛있다면서 동료들에게 권유하는 타페타 너란 왕자는 정말...
TOP 1. 최악의 식당은 바로 플레이어의 식당 '쿠킹 시뮬레이터 속 주방'
▲ 10분만 플레이 해보면 주방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곳인지 알 수 있다 (영상출처: Robbaz 유튜브 채널)
주방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곳이다. 각종 화기가 옆에 놓여 있고, 수많은 쇠붙이, 날붙이들이 여기자기 쌓여 있어 자칫 잘못하다간 큰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일 자체도 힘든데 이런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요리사들의 상태는 언제나 예민한 편이다. 고든 램지가 괜히 육두문자의 대가로 거듭나게 된 것이 아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최악의 식당은 역시 이런 안전사고를 관리하지 못하는 주방을 지닌 식당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연 최악의 식당은 '쿠킹 시뮬레이터' 속 플레이어가 운영하는 식당이 아닐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면 단 10분 만 해당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알 수 있다. 썰고 싶던 고기는 어느새 땅바닥을 구르고 있고, 오븐에 넣었던 생선은 폭탄이 되어 돌아오기 일쑤다. 요리만 못하면 다행이다. 스토브에 불을 붙였는데 어느새 천장과 바닥재가 모두 불타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쯤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전자레인지에 소화기를 넣어 폭발 시킨 뒤 정신을 차려보면 장사 따위 다신 안 하겠다고 다짐하는 플레이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백종원 대표가 이 모습을 보면 뒷목을 잡으면서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