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메크 5는 사실 '그레이트 마징가' 오마주였다
2019.03.22 16:46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그 아쉬움은 행사 4일차, 예상 못한 곳에서 풀렸다.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제작 비화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참석한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와 캡콤의 맷 워커, 그리고 미치테루 오카베가 너무도 당당하게 각각 네로, V, 단테의 코스튬을 입고 강연장에 나타난 것이다. 분위기도 남달랐다. 온갖 환호와 함성을 내지르며 "Let's Rock!"이란 한 마디와 함께 시작한 히데아키의 강연은 다른 강연들과는 달리 시종일관 높은 텐션으로 진행됐다.
그레이트 마징가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을 유저들에게
히데아키가 본래 이번 강연에서 선보이고자 했던 내용은 완성품을 분해해 그 기술을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데 적용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란 공법이 '데빌 메이 크라이 5' 제작에 어떻게 활용됐는지를 다루는 것이었다. 당연히 관객들은 전작들에 대한 분석과 문제점들을 읊는 것으로 발표를 구성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시원하게 빗나갔다. 유저가 특정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게임 디자인의 목적이라고 말한 히데아키는 문득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본인이 트라이애슬론을 완주했다는 사실부터 좋아하는 스포츠, 뮤지컬, 오페라를 감상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는 이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기억해 두라고 조언했다. 이유인 즉슨, 이번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자신이 어릴적 보았던 애니메이션에서 느낀 감정을 그대로 옮겨서 담아낸 게임이기 때문이다.
히데아키는 그때 느꼈던 감정을 어느 부분에서 느낀 것인지 수없이 고민했다. 감정을 이끌어내는데 사용된 수단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노력했다. 분석에 분석을 반복했고, 그 논리를 '데빌 메이 크라이 5'에도 적용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 주제는 역경과 각성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주제는 단순하다. 바로 '역경'과 '각성'이다. 마징가 Z가 블랙장군에 의해 반파된 그 순간 더 강력한 그레이트 마징가가 돌아와 적을 물리쳤듯이, '데빌 메이 크라이 5'에서도 각 캐릭터가 한 번씩 큰 역경을 겪고 그 순간마다 각성한 다른 캐릭터가 난입해 적을 한 방에 무찌르는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가히, 오마주에 가까운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주제에 가장 잘 부합하는 캐릭터는 단연 네로다. 시작하자 마자 한쪽 팔을 잃는 데다가, 유리즌에게 수없이 패배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최고의 각성을 이루는 것도 네로다. 히데아키는 "전작들은 모두 미션 12 시점에 모든 파워업이 마무리 되도록 구성했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최종미션에 도달해서야 모든 파워업이 완료되도록 만들었다"며 "내가 느꼈던 감동을 유저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미션을 이와 같이 구성했다"고 말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눈부신 흥행
최근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보여준 흥행은 상당히 눈부시다. 이날 강연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출시 2주 만에 200만장을 판매했다고 한다. 역대 시리즈 중에서 최고 속도다. 강연이 끝나고 즉석에서 히데아키 사인회가 열렸을 만큼 해당 게임에 대한 관심은 역대 최고다. 히데아키는 자신이 어릴 때 느꼈던 그 감성을 정확히 전할 수 있게되서 너무 기쁘다"고 말하며 행복함과 함께 이번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