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과 클라우드 기술 소개, 다소 차분했던 '베데스다' E3
2019.06.10 14:54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베데스다에게 2018년은 딱히 행복한 한 해가 아니었다. 지난 E3 2018을 전후로 다양한 신작을 발표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색다른 쇼케이스를 진행했으나, 야심차게 출시한 '폴아웃 76'은 혹평을 면치 못했으며, 최근 출시한 '레이지 2'도 기대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9일(북미 시각) 진행된 베데스다 E3 쇼케이스는 예년에 비해 다소 차분하게 진행됐다. 전과 비교해서 신작의 비중을 확 줄인 대신에 '둠 이터널', '울펜슈타인: 영 블러드' 같은 출시 예정작과 출시 작품 들의 업데이트 소식을 중심으로 컨퍼런스를 준비한 것이다. 물론 '고스트와이어: 도쿄'와 '데스루프' 등의 신작과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게이밍 시스템인 '오리온' 처럼 팬들을 기쁘게 할 만한 새로운 소식도 있었다.
클라우드 게이밍 시스템과 신작 두 편으로 이목 집중 시킨 베데스다
베데스다 E3 2019 쇼케이스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소식은 역시 직접 개발한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인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은 구글 스태디아나 MS X 클라우드 같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적화 품질을 높여주는 기술로, 낮은 대역폭의 느린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베데스다가 현장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오리온' 기능을 사용했을 경우 평소보다 40% 낮은 대역폭에서도 원활히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디오 프레임 인코딩 시간을 30%, 지연 시간도 2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실제로 베데스다는 쇼케이스 현장에서 해당 기술을 이용해 '둠(2016)'을 스마트폰으로 플레이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도 4K 화질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지연 없이 플레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리온'이 스태디아나 X클라우드 같은 다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와 어떤 제휴를 맺었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오리온 설명을 맡았던 베데스다 퍼블리싱 디렉터 제임스 알트만이 "'오리온'은 어떤 게임엔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다른 스트리밍 시스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베데스다는 스태디아 같은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와는 별개로 '오리온'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며, 베데스다 '둠 슬레이어 클럽'에 등록해 바로 이용해 볼 수 있다.
신작 발표의 장인 E3답게 새로운 작품들도 발표됐다. 신규 IP인 '고스트와이어: 도쿄'와 '데스루프'가 그 주인공이었다. '고스트와이어: 도쿄'는 바이오하자드의 아버지로 유명한 미카미 신지가 설립한 탱고 게임웍스의 신작 서바이벌 호러게임이다.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도쿄에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오니' 가면이나 삿갓을 쓴 정체 불명의 괴인들을 상대로 활과 마법으로 무장한 주인공을 이용해 게임을 풀어나가게 된다.
'데스루프'는 ‘디스아너드’ 시리즈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아케인 스튜디오의 신규 IP다. 두 남녀가 '블랙리프'라는 이상한 외딴섬에 갇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각각 염력과 순간이동 같은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유능한 암살자다. 유저는 이 암살자 중 한 명이 되어 섬을 탐험하게 된다. '고스트와이어: 도쿄'와 '데스루프' 모두 출시일 등의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장 반응은 최고였던 '둠 이터널'과 '울펜슈타인: 영블러드'
이번 베데스다 발표의 메인은 역시 출시 예정작인 '둠 이터널'이었다. 작년 E3 2018에서 짧은 티저만 공개됐던 '둠 이터널'이 각종 플레이 영상과 함께 출시일이 공개된 것이다. 본 작은 지구와 지옥, 화성을 오가는 기존의 둠 시리즈 세계관을 채용했으며, '배틀모드'라는 이름의 멀티플레이를 제공한다. 특히, 이 '배틀모드'는 단순히 상대방을 쏴서 죽이는 게임 방식 외에도 제한 시간 내에 더 많은 악마를 죽이거나 정해진 위치에 더 빨리 도착하는 파쿠르 레이스 모드도 있다.
둠 가이의 여러 이동 기술과 무기도 공개됐다. 본작에서 둠가이는 지상과 공중 할 것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시가 가능하다. 더불어 공중 이단 점프와 벽을 기어 오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다양한 파쿠르 액션을 선보일 수 있다. 일반 미니건보다 훨씬 더 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더블 개틀링 건도 확인할 수 있다. '둠 이터널'은 오는 11월 22일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 PC와 구글 스태디아로 출시된다.
작년에 공개된 '울펜슈타인: 영블러드'에 대한 상세 정보도 공개됐다. '울펜슈타인' 시리즈 외전으로써 'B.J'의 두 딸이 주인공으로 나서며, 쌍둥이 자매라는 특징을 살린 멀티 플레이 시스템을 주로 내세우고 있는 게임이다. 울펜슈타인 답게 1980년대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미래 지향적인 무기들이 잔뜩 등장하며 피가 난자하는 그로테스크한 연출도 여전하다. 오는 7월 26일 PS4, Xbox One, PC,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다.
드디어 인간 NPC가 생긴 '폴아웃 76'
이번 베데스다 쇼케이스에서는 유독 기존 작품들의 업데이트나 확장팩 소식이 많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폴아웃 76'이었다. '폴아웃 76'은 인간형 NPC가 없고, 명확한 스토리나 게임의 목적이 드러나지 않아 혹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드디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간형 NPC가 등장하는 '웨이스트 랜더'라는 확장팩 업데이트가 공개된 것이다. 해당 확장팩에선 볼트 거주민 외에 새로운 인간 생존자들이 등장하며 유저가 진영을 골라서 전쟁을 펼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52인용 배틀로얄 모드인 '뉴클리어 윈터' 모드도 소개됐다. 토드 하워드 프로듀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폴아웃 76'이지만, 어떤 게임보다 활발하게 커뮤니티 활동이 이어지더라"라며 "초보자가 접속하면 성심을 다해 도와주는 유저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휴머니티라면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와도 걱정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모드 모드 '폴아웃 76' 유저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정확한 출시일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레이지 2' 추가 콘텐츠인 '라이즈 오브 더 고스트'도 공개됐다. 이번 DLC에선 새로운 적과 로봇, 오토바이 등의 다양한 탈 것 외에도 저중력 모드나 무한 상점 등의 색다른 모드 등이 무료로 추가된다. '엘더스크롤 온라인'의 새 챕터인 엘스웨어의 상세 정보도 소개됐다. 이번 엘스웨어 챕터는 탐리엘에 귀한한 드래곤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힘을 모아 드래곤들을 무찔러야 한다.
이 밖에 모바일게임 '엘더스크롤 블레이드'의 스위치버전 출시 소식과 모바일 TCG '엘더스크롤 레전드'의 추가 확장팩도 공개됐다. 과거 MS-DOS로 출시됐던 플랫포머게임 '커맨더 킨'의 27년 만의 후속작인 모바일 버전 '커맨더 킨'도 첫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