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맨 로얄, 인성질 하고픈 스트리머와 게이머라면 필수
2019.08.28 16:59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록맨 시리즈는 한 동안 캡콤이나 이나후네 케이지가 아닌 팬들이 명맥을 이어갔을 만큼 수많은 팬 게임이 존재한다. '록맨 7'을 패미컴 버전으로 재구성한 버전부터, '메가맨 2.5D'나 '메가맨 록포스' 같은 수작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캡콤도 이 같은 팬 활동을 장려하는 모양새라 날이 갈수록 더더욱 많은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X 메가맨'은 아예 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캡콤에서 직접 공식 작품으로 인정하기도 했을 정도다.
최근에 오랜 록맨 팬들의 전두엽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팬 게임이 등장했다. '메가맨 로얄'이 그 주인공인데, 이름에서 풍기는 분위기 답게 최근 유행해 마지 않는 배틀로얄이 결합된 형태의 신작이다. 심지어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웹게임이다. 접근성이 뛰어나서 그런지 최근 외국의 많은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덤이다. 록맨의 오랜 팬인 기자가 직접 플레이 해보니, 이 게임 록맨 팬들과 스트리머에게 딱 알맞는 게임이 아닐 수 없었다.
익숙한 손맛과 자극적인 난이도
'메가맨 로얄'은 평범한 런앤건 액션 게임인 '록맨' 시리즈에 배틀로얄 요소를 추가한 작품이다. 정확히는 '록맨' 팬들이 주로 즐기는 스피드런과 배틀로얄을 합쳤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이 시작하면 최대 30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한 곳에서 출발하게 되며, 먼저 스테이지를 클리어 한 3명이 순위를 받고 살아남는 방식이다. 웹게임이기 때문에 누구나 홈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최근 화제가 됐던 '마리오 로얄'과 매우 흡사하다.
일단 접속하는 순간 게임의 특징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대기방이 잘 꾸며져 있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으로 드랍되는 각종 무기를 사용해 볼 수 있으며, 다른 플레이어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게임 내 등장하는 무기는 하이퍼 봄, 서치 스네이크, 메탈 블레이드, 에어 슈터 등이 있으며, 러쉬 코일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전반적으로 스피드런에 특화된 세팅이다. 하이퍼 봄으로 이동을 보조할 수 있으며, 나머지 무기들은 까다로운 위치에 있는 적들을 쉽게 잡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구성됐다. 차지샷은 불가능 하지만 슬라이딩은 가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스테이지는 랜덤으로 선택된다. 매번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스테이지가 준비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확인된 바로는 컷맨, 스네이크맨, 에어맨, 탑맨, 하드맨, 메탈맨, 우드맨 등이 있다. 스테이지 구성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게임 자체적으로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의 위치를 파악하기 쉬우며, 화면이 넘어갈 때의 로딩이 없어 상대적으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원작과 동일한 BGM과 제작자가 현대 버전으로 새롭게 리뉴얼한 BGM이 제공되며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다수 마련돼 있다.
나도 모르게 인성질을 하게되는 디자인
본 작이 배틀로얄 게임이 되는 이유는 역시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버스터로 다른 유저를 맞춰 대미지를 주거나 착지지점에 러쉬 코일을 뿌려서 더 높게 점프하도록 만들 수 있는 식이다. 또한 한 화면 내 유저가 많으면 그만큼 많은 적이 소환되거나 적의 공격횟수가 많아진다. 이를 이용해 점프 중인 유저를 공격해서 낙사 시키는 것도 가능하며,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적을 서치 스네이크로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리오 로얄'처럼 공격 한 번에 유저들이 우수수 쓸려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딱 '짜증나는 정도'까지 다른 유저들을 방해할 수 있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스테이지를 빨리 깨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지만 그것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성립한다. 각 유저별로 목숨이 세 개만 주어지기 때문에 그 안에 게임을 클리어해야 하며, 그러지 못했을 경우 바로 리타이어다. 보스 클리어 중에 목숨을 소진할 경우 보스를 처음부터 다시 깨야 하는 것도 변수. 때문에 기본적으로 안 죽고 빠르게 깨는 것이 중요하다. 록맨 특유의 악랄한 난이도와 보스 패턴은 여전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닥치고 돌진' 같은 전법으로는 1등은 커녕 클리어도 장담할 수 없는 하드코어 배틀로얄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승리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보스전에 돌입했는데 내 체력이 얼마 없으면 보스 대신 경쟁자를 공격해서 다른 유저가 한 번에 보스를 깨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으며, 절묘한 타이밍에 한참 보스전을 진행중인 유저를 공격해 목숨을 소진하게 만들 수도 있다. 심지어는 총알이 관통한다는 특징을 이용해 보스방 바깥에서 상대방을 괴롭히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각종 특수무기로 다른 참가자를 공략하는 '인성질'은 이 게임의 백미다. 특히, 하이퍼 봄을 활용해 상대 유저를 낭떠러지로 날리고 나는 멀리 날아가는 전법이 성공할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역으로 당했을 때의 기분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개인 방송에 특화된 콘텐츠
조목조목 게임에 대해 따져보면서 느꼈겠지만, 이 게임은 확실히 스트리머들에게 인기 있을만한 요소로 가득 무장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록맨' 특유의 어려운 난이도가 보는 이로 하여금 남다른 재미를 준다. 고수들의 플레이에선 화려한 슈퍼플레이를 볼 수 잇고, 반대로 초심자의 방송에선 여러 함정과 보스의 공격에 좌절해 순위는 커녕 제대로 클리어도 못하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그야말로 보는 재미를 위해 중무장한 난이도라는 뜻이다.
더불어 방송에 적합한 플레이타임을 자랑한다. 한 판 길이가 3~5분 남짓할 정도로 짧아서 방송하는 입장과 보는 입장에서도 지칠 일이 없다. 그 와중에 등장하는 스테이지는 랜덤으로 결정되며 매번 바뀌기 때문에 반복해서 플레이 하기에도 상당히 좋다. 스트리머들이 좋아하는 로그라이크 요소를 나름의 방식으로 게임에 도입한 것이 개인 방송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트리머에게 적합한 요소는 시청자들도 쉽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부분일 것이다. 개인 방송에서 소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한 요소다. 게임을 주로 다루는 스트리머라면 모름지기 게임으로 소통할 때 방송이 흥하기 마련이다. 이 게임은 모든 유저가 쉽게 접속할 수 있으며, 디스코드나 트위터를 통해 최대 30명의 인원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게임 특성상 유저들이 마음껏 스트리머를 괴롭힐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록맨에 목마른 자여, 이리로 오라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은 확실히 한 판 가볍게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팬게임이었다. 판 수도 짧고 원작의 감성도 잘 살아있으면서 나름대로 '메가맨 로얄'만의 핵심 요소도 충실히 담아놨다. 전략적 요소가 많아 다양한 인성플레이를 벌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닌텐도 측의 저작권 침해 경고로 인해 서비스를 종료한 '마리오 로얄'과는 달리 캡콤은 팬게임을 장려하는 입장이라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겠다. 록맨에 목마른 유저, 콘텐츠가 필요한 방송인이라면 이 게임을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