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디아블로 3'가 방치형게임은 아니잖아요
2019.10.04 17:3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메카만평
최근 '디아블로 3'를 보고 있으면, 블리자드에서 게임을 개발팀 사무실 한 구석에 방치해놓은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게임 내 큰 문제가 생겼음에도 3주 가까이 고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지난 9월 12일에 처음으로 발생했습니다. 패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에 오류가 생겨버린 것이죠. 클랜 접속과 커뮤니티 채팅이 아예 불가능해 진 데다가, 접속하지 않은 친구가 접속 중이라고 뜬다던가, 파티 초대도 마음대로 안되고, 심지어는 파티 내 캐릭터 교체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 등 치명적인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쉽게 말해 다른 유저와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능이 망가진 상황이었습니다.
블리자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건 발생 후 13일이 지난 9월 25일 긴급 패치를 진행했습니다만, 고쳐진 것은 없었습니다. 클랜 관련 기능을 사용하면 여지 없이 '접속할 수 있는 서버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뜨고, 캐릭터 변경기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일이란 긴 시간 동안 게임 내 클랜, 친구, 파티 등의 커뮤니티 기능이 사실상 활동을 중지한 채 방치된 것이나 마찬가지죠. 지난 2일에 문제를 고치고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지만, 아직 전체 문제 중에 50%정도만 수정된 상태에 불과합니다.
유저들은 이렇게 오랜 시간 게임이 정상화되지 않는 것에 대해 크나큰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유저의 경우 해외와 달리 패치 유무마저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게임 공식 토론장을 보면 "유저들이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정말 너무 한 거 같다.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진짜로 게임을 포기한 것이냐", "채팅 자체가 안 되는데 어떻게 게임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쉽게 발견할 수 있지요.
게임메카 ID 독거총각 님의 댓글에선 게임이 방치된 것에 대한 상실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9월 12일 이후 20여일 만에 클랜 채팅이 부활해 약간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아직 다른 버그들은 여전하다"며 "정말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3'를 완전히 내놓은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말 방치된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홈페이지에는 지속적인 관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렇다"며 게임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답답한 심경을 글로 남겼습니다.
블리자드가 지금 '디아블로 3'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한 '게임의 치명적 버그'를 넘어서, 7년 동안 쌓아온 유저와의 신뢰에 큰 금이 가버릴 만큼 심각한 것입니다. 무려 20일이라는 시간 동안 게임이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됐으니, 유저들의 이 같은 상실감도 이해가 갑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디아블로 3'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을 때 조속히 상황을 해결하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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