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하츠네미쿠와 서브컬처 성지, 사당 모펀 게임센터
2019.11.28 14:13 게임메카 Ryunan
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서울 중심부를 찾아갔습니다. 사실 성지순례 코너도 어느덧 6년을 훌쩍 넘겨서, 이제 서울엔 더 이상 소개할 만한 성지급 게임센터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문득 돌이켜 보니 서울 중심부에 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게임센터를 아직까지 소개해드리지 않고 넘어갔네요.
오늘 찾아갈 곳은 게임 마니아들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그 곳, 지하철 2, 4호선 사당역에 위치한 ‘모펀 게임센터’ 입니다. 대체 이 유명한 곳을 왜 그 동안 한 번도 소개하지 않았나 의심이 들 정도로 널리 알려진 성지죠.
모펀 게임센터는 지하철 사당역 10번 출구로 나온 뒤 이수역 방향으로 가는 길목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건물 오른편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가면 대파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게임센터 간판이 나오죠. 참고로 저 대파는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 파돌리기 송에서 유래되었다고들 합니다.
계단에는 각종 게임 포스터를 비롯하여 각종 동인행사 안내 포스터가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모펀 게임센터는 아케이드 게임 마니아 외 각종 동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각종 행사 포스터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게임센터와 차별화된 포인트죠.
출입문에는 영업시간 안내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밤샘 영업을 하고, 나머지 요일은 23시에 문을 닫습니다. 매장 내에는 음료 외 다른 음식물은 반입 불가며, 타 게임센터와 마찬가지로 22시 이후 미성년자의 출입은 금지돼 있습니다. 실제로 21시 50분 정도가 되면 스태프가 매장을 돌아다니며 남아 있는 손님들의 신분증을 확인합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출입문 근처에서 찍은 매장 전경은 여태까지 보았던 타 게임센터와는 사뭇 다른 구조입니다. 이동 동선이라 할 것 없이 넓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외벽을 따라 게임기가 붙어있는 모습이 지금은 아쉽게도 폐업한 ‘부산 모펀 게임센터’ 와 꽤 유사한 느낌입니다.
출입문 바로 왼편은 바깥 창문이 있는 외벽인데요, 입구에 사물함이 설치돼 있습니다. 사물함 열쇠는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요청하면 됩니다. 사물함 바로 앞에는 ‘Piapro의 벽’ 이라는 이름을 가진 벽화(?)가 붙어있습니다. 벽에 그려진 수많은 사람들의 그림이 전부 하츠네 미쿠입니다.
사물함 오른편에는 음료 냉장고와 함께 각종 동인 행사 이벤트 전단지가 비치되어 있는 가판대가 있습니다. 이 가판대에 비치된 인쇄물들은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음료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로, 캔음료 가격은 1,000원 균일가입니다. 오른편에는 신 태고의 달인 기기 한 대가 보입니다.
직원이 상주하는 카운터 왼편에는 사운드 볼텍스 최신작 포스터가 액자에 표구되어 걸려 있고, 그 주변에는 각종 도서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만화책은 물론 라이트 노벨, 일본어 원서와 일러스트 북 등 라인업이 다양한데요, 매장을 방문한 손님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꺼내 읽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사운드 볼텍스 포스터 아래엔 6구 멀티탭이 있어, 급한 충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오른편에는 게임 대신 큰 진열장이 쭉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열장 위에는 각종 피규어 및 리듬 게임 간판이, 진열장 안에는 각종 피규어가 진열돼 있습니다. 참고로 피규어들은 매장 내 이벤트를 통한 경품, 혹은 판매용으로 비치되어 있는 것이라고... 사실 이쯤 되면 게임센터라기엔 좀 거리가 있는 풍경이죠?
진열장 위에는 일본의 유명 성우이자 가수인 쿠보 유리카(러브라이브! 코이즈미 하나요 성우)의 사인 액자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서브컬처 세계에서 워낙 유명한 게임센터니 만큼 유명 성우 사인 액자가 걸려있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유명 맛집에 걸려있는 유명인들의 사인 같네요
왼쪽으로 이동할수록 진열장 안에 있는 상품들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집니다. 판매하는 물품과 매장에 기증되어 박물관처럼 전시되고 있는 제품 등이 섞여 있습니다. 참고로 모펀 게임센터는 각종 물품 판매를 대행해주는 위탁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요, 매장에 약간의 중개 수수료를 내고 자신이 팔고자 하는 서브컬처 관련 물품을 게임센터 내 있는 진열장에 전시하여 판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판매 목적 물품 외에도 단순히 전시를 위해 유저들이 기증한 물품들도 꽤 많습니다.
재미있게도 각종 게임 대회 트로피나 상패 일부도 진열돼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 철권 성지였던 그린 게임센터도 이런 방식으로 게이머들의 트로피나 상패를 진열해 놨었죠. 사진 속 상패는 한국에 유비트가 정식 발매되었을 당시, 유비트 초대 대회 우승자인 ‘KYOUSUKE’ 님의 우승 상패입니다. 저 상패에 경례를 하면 우승의 기운을 받아 유비트를 더 잘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매장 카운터에서는 이벤트로 자체 제작한 복권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럭키박스라고 보면 될 듯 한데요, 운에 따라 3천원 가치 이상 선물들도 획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차, 게임센터 소개하러 와서 서브컬처 관련 물품에 눈이 팔려 있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센터 내에 있는 게임들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라, 근데 이 게임은 보통 대형마트나 쇼핑센터에 있는 것 같은데…?
애니메이션 ‘프리파라’ 원작 게임이기도 한 ‘프리파라 아케이드’. 보통 여아들을 주 타겟으로 대형마트나 쇼핑센터 장난감 매장 등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이 사당 모펀에 무려 세 대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 유저들에게도 인기가 많이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대형마트 등 많은 유동인구가 다니는 오픈된 공간에서는 성인 게이머들이 마음껏 프리파라를 즐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펀은 눈치 보지 않고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성지와도 같죠. 참고로 올해 12월까지는 하츠네 미쿠와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카운터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게임은 바로 코나미의 리플렉 비트입니다. 얼마 전 게임 발매 9주년을 맞이하였음에도 더 이상의 업데이트가 없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는 서비스 종료만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안타까운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아, 참고로 모펀 게임센터에는 그 흔한 크레인 게임, 일명 인형뽑기 게임이 없습니다. 다른 게임센터는 캐시카우라 불릴 만큼 크레인 게임 비중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꽤나 독특한 부분이죠. 이 곳에는 오로지 사진에 보이는 스위트랜드 기기 한 대밖에 없습니다. 기기 안에는 사탕과 함께 한정 e어뮤즈먼트 카드 등 마니아를 위한 경품들이 들어있다는 점도 독특합니다.
마니아 유저 비중이 높다 보니, 모펀 게임센터는 조금 독특한 내부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많을 때 어떻게 대기하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규칙인데, 사실 굉장히 단순하지만 처음 오는 사람들은 조금 당황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매장 곳곳에 이용 방법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참고로 배너 바로 뒷편에는 비트매니아2DX가 외부 동선과 차단된 상태로 두 대 놓여 있습니다.
안쪽 벽을 중심으로 리듬게임 존이 펼쳐져 있습니다. 차례대로 유비트와 사운드 볼텍스가 각각 네 대씩 설치돼 있는데, 각 게임마다 대기를 걸 수 있는 별도의 대기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대기판 뒤쪽은 플레이어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관람객은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사운드 볼텍스 오른편에는 기타프릭스와 드럼매니아 기기가 1조 설치되어 있습니다. 기기 수가 많지는 않지만, 게임센터의 입지와 기기 상태 덕에 높은 실력을 지닌 마니아 유저들이 많이 몰려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타프릭스 기체엔 이어폰 단자가 설치되어 있어 외부 소리를 차단한 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기타도라 오른편에는 세가 마이마이 기체가 한 조 설치되어 있습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기기 대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희소성 덕에 많은 유저들로 항상 북적이는 편. 사진을 찍을 땐 운 좋게 사람이 없었네요. 게임 특성 상 스크린을 빠르게 문질러야하는 터라 장갑을 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용 장갑을 잊은 이들을 위해 카운터에서 면장갑을 5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매장 가장 안쪽은 댄스게임 공간. 댄스 댄스 레볼루션과 댄스 러쉬 스타덤이 각각 한 대씩 가동 중입니다. 이 곳의 댄스 댄스 레볼루션은 많은 사연이 있는 기기이기도 한데요, 매장 바닥 방음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라 과거 층간소음 문제로 아랫층과 갈등이 많았다고 합니다. 고육지책으로 발판과 바닥 사이에 매트를 설치해놓았는데, 문제는 이 때문에 위아래로 발판이 크게 흔들려 플레이에 불편이 컸었죠. 이후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현재는 다른 곳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가장 최근에 들어온 댄스 러쉬 스타덤 역시 소음 문제가 발생할 법 한데, 디디알을 가동하면서 개선한 층간소음 방지 노하우를 활용해 입고 초기부터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무탈히 가동하고 있습니다.
매장 안쪽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입구쪽보다 내부구조를 더 확실하게 볼 수 있네요. 탁 트인 넓은 공간 안에 벽과 기둥을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들이 설치되어 있고, 중앙 통로와 게임을 플레이하는 공간이 서로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댄스 러쉬 오른편에는 타이토의 리듬 베이더즈(그루브 코스터)와 노스텔지어가 각각 한 대씩 가동하고 있습니다. 서로 붙어있는 이 두 게임의 경우 게임 대기판을 반으로 나눠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스텔지어 오른편에는 기둥을 중심으로 총 세 대의 팝픈뮤직이 설치되어 있으며(기둥 뒤쪽에 한 대 더), 그 뒤로는 모펀의 마스코트이기도 한 프로젝트 디바 아케이드 기기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디바는 국내 정식서비스가 되고 있긴 하지만, 정작 기기가 몇 대 없는 희귀 게임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아케이드게임 마니아 뿐 아니라 각종 서브컬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 간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사당 모펀 게임센터를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사실 처음 게임센터가 생길 때만 해도 이런 철저히 마니아만을 위한 장소가 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 먼 곳에 있는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성지로서 자리잡았습니다. 실제 서울 코믹월드 행사가 열리는 주말엔 모펀 게임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합니다.
남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편하게 마음껏 즐기며 서브컬쳐 관련 취미를 공유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사당을 찾으시길 추천드리며, 이상으로 성지순례 모펀 게임센터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당 모펀 게임센터 근처 맛집 1. 3종류의 닭구이와 치킨이 무한리필, 사계진미
사당에는 닭고기 주물럭을 파는 사계진미라는 식당이 있는데요, 1인 1만 3,500원에 맛있는 닭주물럭 3종류와 후라이드 치킨을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는 놀라운 곳입니다. 주물럭 종류는 생주물럭과 고추장, 간장양념, 세 가지고, 후라이드 치킨도 나름 맛있으니 닭 좋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대표메뉴: 무한리필 (1만 3,500원)
사당 모펀 게임센터 근처 맛집 2. 삼대천왕에도 나온 줄 서는 맛집, 전주전집
사당 모펀 게임센터 뒷골목에는 매일 저녁 긴 줄이 늘어서는 아주 유명한 전집이 하나 있습니다.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삼대천왕’에도 나온 전주전집이 그 곳인데요, 모듬전을 하나 시키면 다양한 전이 두 번에 걸쳐 소쿠리 가득 푸짐하게 나옵니다. 갓 부친 따끈따끈한 전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엔 더더욱 가야 할 곳이죠
대표메뉴, 모듬전 2만 원, 김치찌개 5,000원, 막걸리 3,000~7,000원
사당 모펀 게임센터 근처 맛집 3. 제주산 흑돼지로 만든, 코시롱돈까스
저는 일식과 경양식 돈까스 중 하나를 고르라면 경양식쪽을 좀 더 선호하는데요, 사당역 사거리에서 낙성대역 방향으로 넘어가는 조용한 골목 안에는 코시롱돈까스라는 가게 하나가 숨겨져 있습니다. 양송이버섯을 썰어넣고 직접 만든 소스와, 제주산 흑돼지를 사용한다는 돈까스를 한 입 먹으면 정말 잘 만든 경양식 돈까스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칼질 한 번 하고 싶을 땐 망설임 없이 향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대표메뉴: 등심돈까스 8,000원, 안심돈까스 9,000원, 콤보(반반)돈까스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