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면에 체력바? 태권도에 게이미피케이션 바람
2020.01.15 14:07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태권도가 공식 경기에 대전 격투게임이 연상되는 새로운 경기 방식을 도입해 화제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새로운 룰을 시연하기 위해 'KTA 파워 프리미엄 리그'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기존에 진행되던 부위 타격을 통한 득점 방식이 아니라 충격량으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이 처음 적용됐다.
두 선수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총 100의 체력을 갖고 시작한다. 각 선수는 발차기부터 주먹 등을 이용해 상대의 체력을 모두 없애야 하며, 공격의 강도에 따라 체력이 줄어드는 양이 다르다. 또한 회전 공격이나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면 추가로 대미지가 들어간다. 실제로 회전 공격을 상대방의 머리에 타격하는 데 성공하면 한꺼번에 40의 체력을 깎아낼 수 있다.
경기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반칙을 했을 경우 10초간 체력이 두 배로 깎이는 페널티를 받게 되며, 라운드당 2분의 제한 시간이 있다. 제한 시간 동안 상대방의 체력을 모두 없애거나 상대보다 체력이 많이 남아있을 경우 승리하는 방식이다.
룰 설명을 보면 확실히 일반적인 대전 격투게임이 떠오른다. 실제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뒤쪽 스크린에는 선수의 체력 바와 남은 체력이 숫자로 출력되며, 선수가 타격을 성공할 때마다 체력게이지가 실시간으로 깎여 나간다. 또한, 선수가 받은 패널티 또한 체력 바 밑에 표시된다. 여러모로 격투게임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태권도라는 기성 스포츠에 게임화(Gamification)이 적용된 형태인 것을 알 수 있다.
태권도의 이 같은 변화가 올림픽 경기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한국 국기의 전통을 무시한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직관적이고 격투기 다운 규칙 변경을 환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규칙 변경을 통해 태권도가 다시금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