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게임을 제물로 바치오니 표를 내려주소서
2020.01.17 18:45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오는 4월 15일은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4년 간 국민을 대신해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할 국회의원들을 뽑는 중요한 날이죠. 당연한 얘기지만, 의원 자리는 제한돼 있고 경쟁자는 많다 보니 후보자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필사적입니다. 지역구와 지지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공약을 내걸고, 상대 후보에 비해 자신이 적격자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애를 씁니다.
그 와중 일부 정치인들은 젊은 층 표심과 IT 업계 관심을 잡겠다며 친게임 행보를 보이는 한편, 반대편에서는 학부모 표심을 잡기 위해 게임을 겨냥해 규제를 가하겠다며 ‘게임 때리기’에 나서는 후보들도 많습니다. 지난 20대 총선까지만 해도 이 둘 간의 균형이 대충 맞았는데, 올해는 게임 반대파가 득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WHO의 게임 장애 질병코드 분류 결정이 그럴듯한 명분을 줬거든요.
사실 그러한 정치인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정말 게임이 위험하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표를 얻기 위해 게임을 희생양 삼는 모습입니다. 특히나 라이벌 후보가 친게임 인사라면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업계 출신 1호 정치인인 김병관 의원이 있는 성남 분당갑 지역의 경우 국내 최대 게임단지인 판교테크노밸리가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올해에 걸쳐 게임 자체와 게임업계 종사자에 대해 부정적 묘사를 한 현수막과 홍보물이 배포되기도 했습니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약 세 달. 벌써부터 이럴진대, 각 당내 경선과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임 때리기야말로 가장 쉽고, 효과적이고, WHO 발 명분까지 주어진 전략이니까요. 곧 이어질 당내 경선과 후보 간 선거전에서 얼마나 더 많은 반게임 인사들이 새로 등장할 지 쉽게 짐작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런 행보들은 자연스레 게임업계 관계자 및 게이머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판교 사건 당시 기사 댓글을 보면 네이버 ID 뻥장군 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보면 참 한심들 하다", 게임메카 ID 아무개안경 님 "게임사가 밀접한 판교에 저런걸? 간이 큰건지 바보인건지..", ID 검은13월 님 "이놈이고 저놈이고 참...", 페이스북 ID 장XX 님 "저런 말을 싸지르는 사람한테 미래를 맡길 수는 없지" 등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잇습니다.
정치인으로서 타깃층을 정하고 그 쪽 입맛에 맞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어찌 보면 기본 중 기본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정보를 확산시키거나, 특정 후보/직업에 대한 비하적 발언이 담겨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게임 때리기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물을 흐리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에게 좀 더 선진적이고 공정한 양심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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