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건강하세요!!! 네? 세배 같지 않다구요?
2020.01.23 15:15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년보다 좀 이른 설날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추석의 아이콘이 송편이라면, 설날의 아이콘은 역시 세배죠. 어릴 때는 명절마다 세배 드릴 어른이 얼마나 될 지 헤아리고, 그 부산물(이자 주 목적)인 세뱃돈으로 뭘 할 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1월이 금방 갔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세배를 하기보다는 받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설날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네요.
말 나온 김에 독자 여러분도 세배 한 번 받으시죠. 마음 같아선 제가 직접 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세뱃돈 추심하러 갈 방법이 마땅치 않네요. 그래서 저 대신 항상 여러분 곁에서 살아가는 게임 캐릭터들을 불러왔습니다. 네? 왠지 세배 같지 않다구요? 이분들 앞에서 그런 말 함부로 하다간 큰일날 수도 있으니 그냥 절 받고 세뱃돈 주세요.
TOP 5. 카스가 이치반(용과 같이 7)
설날에 누가 가장 먼저 세배를 하는가. 가풍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공서열이 엄격한 게임 캐릭터 세계에서는 새파란 신인이 스타트를 끊는 풍습이 있습니다. 여기, 데뷔 일주일차 솜털(과 머리털)이 뽀송뽀송한 용과 같이 7 신규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이 세배 거하게 박습니다!
왠지 “넌 누구냐”라고 물으실 분을 위해 간단히 소개 올리자면, 이전까지 시리즈를 책임져 오신 키류 형님을 대신해 새롭게 용과 같이에 입사한 신입입니다. 야쿠자는 물론, 노숙자, 용사, 요리사, 점술사. 뭐든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해 해내는 열정 넘치는 젊은이죠. 저 공손한 세배 자세만 봐도 앞으로의 미래가 촉망되지 않습니까? 그에 맞게 세뱃돈도 거하게 주시길!
TOP 4. 팀원(배틀그라운드)
배틀로얄 게임 참가자들은 살아남기에 바빠서인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를 망각하고 사는 경우가 많죠. 뭐, 평소라면 너도 참 힘들겠구나 라며 넘어가겠지만, 설 명절 기간에는 얘기가 다릅니다. 민족의 대명절에 독자분들께 세배 한 번 올리지 않는다면 치킨 백 번 먹어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살아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름지기 예를 지켜야죠.
그래서 불렀습니다. 세배 안 하겠다는 배틀그라운드 친구를요. 친구 앞에 서서 팀킬이라 부르고 예의범절 주입이라 읽는 마우스 좌측 버튼 몇 번 눌러 주시면 자연스레 세배가 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설날의 순기능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도 이번 명절에는 게임에서 세배 한 번 원 없이 받아 보십쇼! 세배를 하게 만드는 조준점을 친구 캐릭터에게 겨누고 마우스 왼쪽 버튼 몇 번만 눌러주면 됩니다.
TOP 3. 사회인(내 꿈은 정규직)
모진 풍파를 겪으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절로 철이 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창시절엔 세뱃돈 하나 노리고 무늬만 큰절 올리던 이들도, 사회에 나가 온갖 고생을 하고 나면 존경과 경의가 담긴 진심 세배를 올릴 수 있게 되지요. 여기도 진심이 담겨 있는 사회인의 세배가 있습니다. 바로 모바일게임 ‘내 꿈은 정규직’ 입니다.
아래 사진의 완벽한 포즈를 보십시오. 거친 도트로 표현됐음에도 정중함이 한 눈에 느껴지지 않습니까? 명절에 회사 상사를 찾아가 세배를 올리는 듯한데, 절을 받는 스티브 잡스 닮은 상사분은 얼마나 감동스러우실까요. 얼마나 좋은 느낌을 받으셨는지 느낌표가 아주 뿅뿅 솟네요. 네? 권고사직 장면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독자분들을 향해 올리는 세배입니다.
TOP 2. 위핏 트레이너(Wii Fit)
절이라 하면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는 공손한 인사죠. 그러나, 사실 절보다 더 공손한 인사가 있습니다. 바로 그랜절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할 수 있는 사람조차 많지 않은 최상위 절인데요, 설날에 일반적인 세배가 아닌 그랜절을 할 경우 세뱃돈 10배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습니다. 성공하기가 아주 까다롭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여기, 여러분께 그 어렵다는 그랜절을 올리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영원한 몸매관리 스승님, 위핏 트레이너입니다. 위핏 트레이너가 올리는 그랜절을 받으셨으니 앞으로 들숨에는 재물복이 들어오고, 날숨에는 각종 악운이 빠져나가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어딜 가든 날 위한 주차공간 한 자리가 남아 있는 인생이 시작될 겁니다. 그러니 세뱃돈 주세요. 참고로 위핏 트레이너님은 스매시 브라더스에 출전해 힘 꽤나 쓴다는 캐릭터들 다 때려눕히신 분입니다.
TOP 1. 쿠마(철권 시리즈)
방금 게임 캐릭터 세계에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절을 네 번이나. 심지어 한 번은 그랜절까지 받아 놓으시고 세뱃돈을 한 푼도 주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설마… 아니겠죠? 아닐 거라 믿습니다. 이쪽 세계엔 좀 무서운 형님들이 몇 분 계시거든요.
아… 말하는 순간 나오셨네요. 철권에서 넘어오신 쿠마 형님이십니다. 바닥에 금이 갈 정도로 제대로 세배 박으면서 등장하셨네요. 사실 이 분, 참을성이 별로 없으십니다. 빨리 세뱃돈 받아서 팬더에게 데이트 신청하러 가셔야 하거든요. 그거 아세요? 쿠마도 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독자님이 이런 식으로 쿠마 순정을 짓밟으면은, 마 그때는 사람 습격하는 깡패곰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