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NBA카드가 캐리하던 90년대 카드샵
2020.05.25 17:47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아직 마이너한 취미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도 꽤나 전문적인 카드샵을 종종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카드샵은 주로 오프라인 CCG에 쓰이는 트레이딩 카드를 취급하는 전문점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희왕이나 매직 더 개더링 외에도 수많은 카드들을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인기 종목의 레어 카드는 수십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흔하죠.
지금이야 전문 카드샵으로 특화됐지만, 이러한 문화가 막 수입되기 시작한 90년대에는 트레이딩 카드 외에도 CCG와 관련 없는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아이돌 가수 사진, 전화카드, 브로마이드 등을 함께 취급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제우미디어 PC챔프 광고면에 실린 당시 카드샵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게임챔프 1996년 10월호에 실린 카드샵, 제임스코리아 광고입니다. 전국 대리점 모집이라는 말처럼 체인사업을 펼친 듯 한데, 실제로도 광고 아래쪽에는 영등포 본점 외에도 명일동, 부평, 대구 매장들이 보입니다. 참고로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백화점’은 80년대 실제 백화점으로 오픈했지만, 몇 차례의 부도 후 현재의 상가형 건물로 변화한 건물이죠. 현재는 맨하탄빌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도 이 곳 지하에서 몇 번 점심을 먹은 적이 있는데 왠지 새롭네요.
광고를 보면 당시 전세계에서 유행하던 NBA 카드를 비롯해, 야구, 미식축구, 하키 등 미국발 트레이딩 카드들을 취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쪽에는 시카고 불스 유니폼도 보이는데, 판매하는 것인지는 모르곘네요. 그 외에도 매장 전면에 크게 걸려 있는 슬램덩크나 오 나의 여신님 브로마이드가 눈에 띕니다. 매장 안쪽 매대를 보면 카드 팩들이 잔뜩 진열돼 있는 모습입니다.
두 번째 광고는 게임챔프 1997년 6월호에 실린 ‘온리 애니메이션’ 광고입니다. 이 곳은 소위 말하는 종합 하비샵 개념의 매장으로 2년여에 걸쳐 신상품이 입고될 때마다 꽤 많은 광고를 냈는데요, 이 광고에는 카드 비율이 꽤나 높습니다. NBA 카드를 비롯해 슈퍼스타 사진 등 신세대 사이버세대들의 놀이기구가 모두 구비되어 있다는데, 마리오 뒷바퀴쪽을 보면 북미발 트레이딩 카드도 보이네요. 사진이 작아서 어떤 게임인지는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요.
세 번째 광고는 게임챔프 1997년 8월호에 나온 ‘나우 애니메이츠 북스토어’ 광고입니다. 매장명은 북스토러아고 하지만, 매장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카드/팬시샵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전문점 매장 이름 중에는 마산 NBA라고 쓰인 카드샵도 보이고 말이죠. 정확히 어떤 상품을 취급하는 것인지는 안 나와 있지만, 사진을 보면 슬램덩크를 비롯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카드를 주로 다루는 모습입니다.
마지막 광고는 엄밀히 트레이딩 카드는 아니지만, 당시 카드샵에서 많이 취급했던 캐릭터 직소퍼즐 광고입니다. 캐릭터 퍼즐이라고 쓰여있긴 한데, 어째 100% 에반게리온이네요.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IP 중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시리즈였는데, 지금은 작년 불거진 애니메이터 혐한 발언으로 인해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죠.
지금까지 당시 카드샵 모습이 담긴 광고들을 살펴봤습니다. 사실 광고 외에도 매장 모습을 담은 기사들이 있는지도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찾지 못했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국내에서 오프라인 CCG는 꽤나 마이너한 취미지만, NBA 카드를 필두로 다양한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던 당시 카드샵 풍경은 꼭 한 번 자세히 살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