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의 처치할 수 없도록 설계된 보스가 잡혔다
2021.04.26 17:52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로스트아크에서 잡을 수 없는, 잡혀선 안 되는 보스인 에버그레이스 둥지의 '혼재의 추오'가 50인의 모험가에게 사냥당하고 말았다.
지난 24일, 트위치 스트리머 '쫀득'의 주도하에 아이템 레벨 1,500이 넘는 로스트아크 유저 50명이 모여 에버그레이스 둥지의 필드 보스 '혼재의 추오'와 '추오'를 잡으러 떠났다. 이 보스는 스토리 상 지금 처치가 되면 안 되는 보스였기 때문에, 제작진은 2,400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체력과 광폭화 패턴을 넣어 놓은 상태였다. 여기에 해당 지역에 가면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며 아무런 퀘스트도 진행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많은 모험가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30여분에 달하는 장기전 끝에 '혼재의 추오' 사냥에 성공했다. 이어 플레이어들은 섬에 있는 다른 보스인 '추오'에 바로 도전했다. 플레이어는 탱커인 '워로드'의 도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추오의 공격을 최대한 한 명에게 집중되도록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원래대로라면 등장했어야 할 광폭화 패턴이 발동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클리어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고, 플레이어들은 결국 잡을 수 없도록 구성된 보스 두 마리를 모두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보스를 잡은 후 별다른 이벤트는 없었으며, 보상 또한 '에버그레이스 둥지 섬의 마음'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필드 보스와 동일했다.
소식을 들은 운영진은 곧바로 공지문을 게재하고 사태를 해결했다. 공지에 따르면 이번 필드보스 클리어는 버그로 인해 광폭화가 발동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류 재발생을 막기 위해 두 보스는 잠시 필드에서 제거됐으며, 플레이어들이 획득한 아이템은 회수될 예정이다. 더불어 플레이어들이 보스를 잡는 데 소비한 아이템도 모두 복구된다. 운영진은 "처치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보스에 대한 도전은 MMORPG에서 일어날 수 있는 멋진 이벤트다"라며 "저희 버그로 인해 이렇게 아쉽게 마무리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플레이어들은 "버그로 깬 건 아쉽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플레이어들의 무모한 도전을 멋진 이벤트라고 말한 운영진도 대단하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