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유일무이한 나만의 아이언맨, 마블 퓨처 레볼루션
2021.08.02 16:57 게임메카 김경민 기자
평소 마블 코믹스를 즐겨 보거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자연스럽게 멀티버스(Multiverse), 이른바 다중우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우리 우주 말고도 다른 우주가 다수 존재한다는 이론인데, 마블의 세계관은 다양한 우주를 기반으로 한 세계들을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물론 깊게 들어가자면 평행우주나 옴니버스 형식 등 여러 배경이 뒤섞이지만, 지금은 다중우주라는 큰 범주에 집중하도록 하자.
오는 25일에 출시되는 넷마블의 야심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 역시 기존의 대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다중우주를 기반으로 한 MMORPG다. 정식 오픈 전 체험해본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배경설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프롤로그와 수려한 그래픽 디자인으로 이목을 끌고, 게임을 즐기면서 진행되는 긴박한 스토리로 몰입도를 높이는 플레이 구조가 잘 짜여 있었다. 편의성에서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있고 록 온 기능의 불완전함도 보였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마블의 영웅을 직접 키운다는 매력적인 요소는 이런 단점을 덮고도 남을 정도로 신선했다.
MMORPG에 마블이 묻어나온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자신이 고른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RPG적 요소에 마블이라는 인기 프랜차이즈를 결합한 게임이다. 다중우주가 하나의 유니버스로 모여드는 현상인 컨버전스로 인해 다양한 차원의 모습들과 히어로들이 한 곳으로 모여들게 되고, 플레이어는 이들 중 한 명의 히어로로서 메인 유니버스에 봉착한 위기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설정이다.
MMORPG답게 초반 부분은 메인 퀘스트를 중심으로 클리어해 나가면서 스토리의 큰 흐름을 읽고, 각종 서브 퀘스트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타 게임들이 그렇듯, 메인 퀘스트만 진행하면 갈수록 강해지는 적들의 공세를 받아내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일반 몬스터들은 공격에 유도 기능까지 있으므로 더 절망적이다. 이를 위해 성장을 돕는 서브 퀘스트가 상당수 준비돼 있으며, 주요 서브 퀘스트의 경우 메인 퀘스트로 향하는 길목에 배치돼 편의성을 더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서브 퀘스트들은 수도 많고 따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직접 미니맵을 열고 맵 전역에 흩어져 있는 느낌표를 찾아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임 전반적으로 마블스러움이 묻어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적으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는 콘셉트에 맞게, 긴박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라는 명분이 붙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캐릭터별로 달라지는 대사와 음성, 특유의 모션은 히어로들만의 특색을 살려, 이를 통해 스토리에 몰입하기 쉬워지고 게임에 디테일함을 더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여러 유명 캐릭터들을 게임 곳곳에 등장시키는, 일명 ‘서비스 신’ 역시 푸짐하게 준비된 편이다. 모두가 스토리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특정 역할을 맡고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원하고 있다는 든든함을 느끼게 해 주는 요소다.
불편함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한 게임성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서 가장 공을 들였다고 느끼는 부분은 단연 그래픽이었다. 이 부분이 특히 강조되는 것은 대화 장면인데, 캐릭터들의 얼굴과 안면 움직임이 사실감 있게 묘사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마블을 처음 접한 플레이어들은 예상과는 다른 사람의 등장에 놀랄 수 있지만, 무엇이든 멋있기는 매한가지다. 전투에 있어서도 일신된 이펙트를 보여준다. 단지 뛰어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카메라 구도가 이를 돋보이게 한다.
단, 이 부분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일부 스킬의 경우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카메라가 극단적으로 히어로에 맞춰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에 따라 빌런들의 공격 패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그대로 공격에 노출되기도 한다. 특정 대상에게 공격을 집중할 수 있는 기능인 록 온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상만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대상이 갑작스럽게 이동해 시야에서 사라지면 무너진 시야를 복구하는 속도가 다소 느린 편이다.
수동 조작에 세밀한 컨트롤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보임에도, 보스급 빌런을 퇴치할 때는 자동보다는 수동으로 직접 컨트롤하는 것이 좋다. 최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움직이면서 스킬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작감이 준수한 편이고, 보스의 패턴도 가시성이 높아 충분히 피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단, 아이언맨과 같이 비행이 가능한 히어로는 카메라 시점에 따라 고도가 변하므로 특유의 비행 조작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 하지만 충분히 기대할 만한 작품
아직 정식서비스 단계가 아니라 다수가 참여하는 콘텐츠는 즐겨보지 못했지만, 영화 시빌 워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는 히어로간 PvP나 협동을 통해 보스급 빌런을 처치하는 PvE 콘텐츠 역시 준비돼 있다. 결국 마블 퓨처 레볼루션 역시 MMORPG기 때문에 해당 부분들이 유저들이 모이게 되는 아고라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 그래픽이 훌륭하고 스토리 역시 탄탄하나, 다수의 유저들이 즐기는 환경 또한 쾌적해야 한다.
기대작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저 밝다고만 단정지을 수 없다. 일단 강점인 부분들을 살리기 위해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전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기기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 자체에서 이를 감지하고 최적화 모드를 적용시켜 어느 정도 대비는 되지만, 최신 기종 기기가 아닌 이상은 어느 정도 발열은 감내해야 한다. 다른 플랫폼 출시에 대해 밝혀진 내용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신경 써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또한 특정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 용도를 단번에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점이 눈에 밟힌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추천 목록이 뜨고, 새로 얻은 아이템의 능력치가 높거나 비어 있는 슬롯이라면 클릭 한 번으로 바로 장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디에 있고, 어떤 효과가 있으며, 어떠한 곳에 쓰이는 지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이는 메뉴를 둘러보며 직접 찾아냈을 때 등장하는 튜토리얼로 학습 가능하지만, 일말의 번거로움이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많은 가능성을 가진 원석과도 같은 게임이다. 마블 유니버스의 히어로들, 그리고 이들의 일원이 되어 세계를 지켜내야 하는 사명감은 게임 속에 확실하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6월 29일 진행됐던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모바일 게임 인식을 떨어뜨리는 주범인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던 만큼,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서는 플레이어들이 부담을 덜면서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