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게임 주요뉴스 ② 물량 부족에 활력 잃은 콘솔 시장
2021.12.22 18:34 게임메카 김경민 기자
[2021년 게임 주요뉴스]
③ 억눌렸던 게이머 분노 폭발한 모바일
④ 확률과 셧다운, 게임에 쏠린 정치권 관심
⑤ 마법의 단어 NFT
⑥ 규모도 종목도 커진 e스포츠
2021년은 콘솔 플랫폼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작년부터 이어진 재고 부족 문제는 올해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게이머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AAA급 타이틀 다수가 기대 이하의 평을 받으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닌텐도 스위치 위치가 더 공고해졌다.
한편, 국내에서도 콘솔이 치자히는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성장해 매출 1조 원 대에 도달핬고, 국내 게임사 다수가 속속들이 신작을 들고 콘솔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메카는 2021년 콘솔 플랫폼 주요 이슈들을 다시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없어서 못 살 지경의 신형 콘솔
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전세계적 반도체 부족은 올해도 여파를 미쳤다. 이에 자동차, 그래픽카드는 물론 Xbox 시리즈 X/S, PS5 등 최신 콘솔도 지속적인 품귀 현상에 시달렸다. 작년부터 이어진 절대적인 공급 부족에,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콘솔 기기의 수요가 급등함에 따라 물량 부족이 심화된 것이다.
지난 16일 인텔 팻 겔싱어(Pat Gelsinger) 대표가 반도체 공급난이 오는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발언한 만큼 이러한 콘솔 품귀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에 진행한 PS5 예약 판매가 약 15분 만에 모든 물량이 소진됐고, Xbox 시리즈 X/S는 공급량 자체가 적어 국내 품귀가 특히 심하다. 상대적으로 매물이 많은 닌텐도 스위치 OLED 모델도 입고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팔려 나간다고 하니, 콘솔 재고 부족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연말 기대작들의 연이은 배신
2021년 4분기 기대작들의 연이은 배신은 콘솔 진영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10월 7일 출시된 파 크라이 6는 전작에 비해 기술적 발전이 느껴지지 않고, ‘유비식 오픈월드’가 답습되며 파 크라이 시리즈만의 매력이 죽었다는 평을 면치 못했다. 오죽하면 미니게임인 ‘투계 모드’가 가장 재밌다고 평가될 정도였다.
뒤를 이어 등장한 FPS 기대작 콜 오브 듀티: 뱅가드(이하 뱅가드)와 배틀필드 2042 또한 낮은 완성도와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성 등으로 혹평을 면치 못했다. 배틀필드 2042는 지속적인 대규모 패치를 예고하며 후속조치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고, 뱅가드도 개선에 힘을 쓰고 있으나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GTA 트릴로지 데피니티브 에디션 역시 GTA 시리즈 기념비적 작품으로 손꼽히는 GTA 3, 바이스 시티, 산 안드레아스 3편을 묶은 리마스터 버전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된 후 끊이지 않는 서버 문제, 번역과 그래픽, UI 등 게임 전반에 걸쳐 20년 전 원작보다 퇴보한 모습을 보여주며 비판이 쏟아졌다.
탄탄한 독점작으로 위치를 공고히 한 닌텐도 스위치
PS5와 Xbox 시리즈 X가 물량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닌텐도 스위치는 탄탄한 독점작을 기반으로 삼아 세를 넓혔다. 우선, 3월에 출시된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9월 기준 누적 출하량 750만 장을 넘기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고, 내년 여름 출시되는 확장팩 ‘선 브레이크’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 7월 등장한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 2 또한 전작보다 개선된 게임성을 앞세워 성공적인 시리즈 후속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달 선보인 포켓몬스터 4세대 리메이크작,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은 여러 우려가 제기된 초기 반응에도 불구하고, 첫 주 판매량 600만 장을 넘기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마리오 파티 신작, 슈퍼스타즈도 인기에 걸맞은 준수한 완성도를 가졌다고 평가됐고, 메트로이드 드레드, 진 여신전생 5 등 확고한 마니아층을 소유한 타이틀도 호평을 받으며 스위치에 힘을 실어줬다.
이 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스플래툰 3,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등 쟁쟁한 기대작이 대기 중이며,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후속작도 내년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국내 콘솔 시장 1조 원, 국산 게임 진출 이어진다
지난 20일 발간된 게임백서 2021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국내 콘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특히 작년에는 전년 대비 57.3% 성장하며 처음으로 1조 원 대를 돌파했다. 작년에 국내 콘솔 시장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작년 3월 20일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이를 기반으로 한 스위치 판매량 증가다. 실제로 한국닌텐도는 작년에 전년보다 73.5% 늘어난 4,000억 원에 달하는 연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콘솔 시장 성장에 맞춰 콘솔 신작을 준비중인 국내 게임사도 부쩍 늘었다. 펄어비스는 도깨비, 붉은사막 등 자사가 개발 중인 기대작을 콘솔로 선보이며,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PC, Xbox One, 시리즈 X/S와 PS4로 내년에 출시한다. 스마일게이트는 Xbox 독점작 크로스파이어 X를 내년 2월 10일에 출시하며,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이브,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라인게임즈의 프로젝트 하우스홀드 등 콘솔 시장을 겨냥한 국내 신작 다수가 공개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모바일게임이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했던 국내 게임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조짐이 보인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출격할 국산 콘솔 신작이 과연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