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오리진 2차 테스트, 쉽고 확률놀음 없는 항해
2021.12.23 20:51 게임메카 김경민 기자
많은 게이머들에게 드넓은 대양을 항해하는 재미를 선사했던 대항해시대가 신작, 대항해시대 오리진으로 돌아왔다. 시리즈 최고의 수작으로 평가받는 대항해시대 2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으로 2018년 첫 소개됐고, 세계 곳곳을 누비던 과거를 그리워하던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데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난 1월 1차 테스트를 마치고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라인게임즈는 내년 1월 20일부터 2차 테스트에 돌입한다. 1차가 신규 유저들은 즐기기 힘든 환경이었다면, 이번 2차는 전체적인 편의성 개선과 시스템 보완으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짧았지만 직접 체험해본 2차 테스트는 확실히 기존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신규 유저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에 게임메카는 미리 플레이 해 본 대항해시대 오리진 2차 테스트에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덧붙여 게임을 소개해 보려 한다.
대항해시대 시리즈가 그렇듯, 기본적으로 바다를 주 무대로 하는 게임이기에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배가 필수 요소로 자리한다. 현실 고증을 바탕으로 한 수많은 배가 존재하며,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확률형 BM으로 잠시 선보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2차 테스트에서는 이러한 운적 요소가 빠진다. ‘기존 BM이 아닌, 시간과 노력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 나간다’는 라인게임즈의 기조 때문이다. 직접 선박을 제작해보니 확실히 유료 재화 없이도 노력을 들이면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부족한 부품은 따로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정도였다. 단순히 낮은 확률에만 기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 시스템에는 수집 요소도 존재한다. 선박을 제작하다 보면 일정 확률로 특수 선박이 등장하는데, 기본적으로 동 티어 선박들보다 능력치가 높다. 다행히도 밸런스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며, 고등급 선박이 아닌 이상은 빠르게 지나갈 단계라 수집요소 이상의 의미는 가지기 힘들다. 성능은 더 뛰어나지만 목숨 걸고 뽑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기존 배들도 업그레이드를 통해 능력치를 올릴 수 있고, 충분히 간극을 메울 수 있어 보였다.
선박 건조에는 게임의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인 항해가 껴있다. 전투나 모험, 교역 모두 항해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모티프 이득규 디렉터는 그 일례로 ‘거북선을 만들려면 무조건 한양으로 가야 하며, 도시에 위치한 공관을 통해 도시 발전에 기여해야만 해금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바다로 나선다고 한양에 도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임 시스템 악용을 우려해 레벨 시스템에 따라 해역을 막아놨기 때문. 꾸준한 ‘성장을 통해 성취해나가라’는 개발진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선박 건조를 위해 필요한 부품을 유저들끼리 거래할 수 있는 비대면 거래소도 존재한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원하는 부품을 쉽게 얻을 수 있고, 게임사가 일정 수수료를 가져 가며 재화 가치를 어느 정도 조절한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시연 당시에는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는 2차 테스트에서는 활발히 활용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 향후 정식 서비스에서도 주력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항해와 모험을 권장하는 게임이지만,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광활한 바다를 여행한다는 콘셉트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온라인이건 PC건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하지만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이러한 부분을 고쳐 나가며 대중성에도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디렉터에 의하면, 지난 1월 진행한 1차 테스트에서 길을 잃고 헤메는 유저가 많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러한 점이 가장 빠르게 다가온 부분은 자동 이동 시스템이었다. 퀘스트 창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그 위치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으며, 항해 역시 가고자 하는 곳으로 자동 이동이 가능했다. 기본적으로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메인퀘스트를 깨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활동을 해도 되는 게임이기에 오픈월드를 직접 여행하는 것에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처음 시작하거나 대항해시대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에게는 이러한 친절함이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대항해시대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교역이다. 물자를 싣고 항해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차익을 내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도 구현돼있다. 단, 손해보다 이익이 부각되도록 완화돼 있기에 체감 난이도는 생각보다 낮았다. 주식을 예로 들자면, 파란색은 없고 붉은색의 정도만으로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식이다. 교역에서는 재화도 벌 수 있지만 배를 만드는 재료를 모을 수 있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고, 부족한 재료는 거래소를 통해서도 충당 가능하다.
하지만 바다에는 교역을 방해하는 해적들이나 타 국가에 소속된 플레이어에게 약탈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멀리까지 나간다면 그만큼 위험부담도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이 부분도 바꿨다. ‘해전은 하고싶은 사람만 하면 된다’는 이 디렉터의 발언처럼, 매일 무료 보호 횟수가 제공되고 발생 빈도도 조정된다. 해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위해 기본 보상도 개선됐다. 유저들이 느낄 스트레스는 최대한 줄이고, 선택에 따라 진행할 수 있는 자율성을 높였다.
게임은 제독을 고르면서 시작된다. 각 국가별로 다양한 제독이 존재하며, 각각모험과 교역, 전투 중 하나에 특화돼있다. 테스트에서는 조안 페레로와 카탈리나 에란초 등 5명의 제독 중 한 명을 시작 제독으로 고를 수 있었고, 추후 다양한 제독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각 제독은 저마다의 특수능력과 시나리오 ‘연대기’를 가지고 있다.
연대기는 해당 제독과 관련된 스토리와 콘텐츠를 담고 있는 시스템으로, 유료 재화가 필요하다. 각 제독마다 약 200시간 분량의 이야기가 준비돼 있지만, ‘행동력’이라는 자원을 필요로 하기에 무작정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부분은 유료 재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느긋하게 즐기기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행동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도 좋다. 어디까지나 선택의 영역이고, 필수는 아니기에 충분히 여유를 둘 수 있다.
대항해시대가 배경인만큼 서구권이 주 무대로 등장하며, 동아시아는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없고 ‘이민’ 시스템으로만 얻을 수 있다. 이 디렉터에 의하면, 15일 간 진행되는 2차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쏟아도 구경하기 힘들 만큼 후반부에 위치해 있기 다고 한다. 이순신을 비롯한 동양 제독을 얻고자 하는 게이머들한테는 아쉬운 얘기지만, 이번 테스트는 물론이고 향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단시간에 얻을 수는 없을 전망이다.
전투는 턴제를 기반으로 한 SRPG 형식으로 진행된다. 타일을 이동하고, 적의 배를 침몰시키면 된다. 각 제독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배의 상성, 특성을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직접 체험해본 전투 시스템은 밋밋한 감이 있었지만, 확실히 적을 효과적으로 물리치기 위한 전략 요소는 가미돼 있었다. 적이나 플레이어가 상대방의 배에 접근하면 백병전이 시작되고, AI는 불리해지면 유리한 고지를 찾아 이동한다. 뛰어난 연출보다는 전략의 본질에 더 집중한 모양새였다.
직접 체험해본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전체적으로 대중화를 위해 난이도를 낮추고 편의성을 개선한 대항해시대 시리즈였다. 코어 게이머들은 물론, 신규 게이머들을 잡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오는 1월 20일부터 2월 3일까지 15일간 2차 테스트가 진행된다. 전체적으로 개선된 내실이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느냐는 라인게임즈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인 만큼 어떠한 평가가 내려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