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개발진 “진영 통합은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2022.02.16 17:02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지난 31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개발진이 진영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던전, 공격대 대부분을 진영이 달라도 파티를 맺고 함께 공략할 수 있다. 진영 통합은 오는 24일 적용되는 와우: 어둠땅 마지막 업데이트 영원의 끝 이후 다음 패치에 바로 도입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진영 통합을 도입하자고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16일, 와우 이언 해지코스타스 게임 디렉터, 사라 원스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자세한 이아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작진이 진영 통합을 도입한 이유는 유저들의 요청에 응하기 위해서다. 스토리적으로도 진영 간 분열을 봉합하려는 세력이 나타났고, 유저들도 원하고 있기에 개발진에서도 이를 게임에 구현하고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영 통합 콘텐츠 제작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덧붙였다. 진영 간 통합은 한 번 도입하면 철회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초기부터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17년 동안 진영 분리를 전제로 콘텐츠를 개발해온 만큼 근본적인 부분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다만, 콘텐츠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 밖에도 어둠땅 대미를 장식하는 '영원의 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새로운 지역 '제레스 모르티스'와 함께 추가되는 여러 필드 콘텐츠, 스토리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Q. 아직 9.2 업데이트가 남아 있지만 지난 확장팩들과 비교해 어둠땅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듣고 싶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이번 확장팩은 매우 전투적으로 임했고 야망이 컸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고, 이 모든 것들이 어둠땅에 잘 녹여낸 개발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했던 우서나 드라카 같은 캐릭터를 사후세계에서 다시 만나 볼 수 있게 했던 것은 많은 유저들의 꿈과 희망을 이뤄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라 원스: 개발팀이 이뤄낸 이 세계가 정말 자랑스럽다. 매우 큰 도전이었기에 더더욱 개발진이 자랑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여드리고 싶은 세계가 더욱 많다.
Q.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진영 통합 콘텐츠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인데, 도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진영 통합 콘텐츠는 지난 몇 년간 유저들이 요청해왔던 사항이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진영 간 갈등 자체가 와우의 주 요소였고 게임 내 가치관을 조정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 개발팀 내에서도 많이 고민을 했다. 커뮤니티 반응과 의견을 계속 살피면서 유저가 와우를 바라보는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고민 끝에 지난 확장팩에서 스랄과 제이나가 진영 간 분열을 이어주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런 모습을 유저들에게도 공유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진영 통합은 매우 큰 작업이라 당장 만나볼 수 없지만 다음 패치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당장은 던전과 공격대, 평점제 투기장 등에서만 적용되는 듯한데, 향후 확장 계획이 있는지?
이언 해지코스타스: 진영 통합 콘텐츠는 매우 긍정적인 시선으로도 보는 반면, 기능 자체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진영 간 함께 할 수 있는 요소를 넣게 되면 이후 철수하기 어렵다. 반영구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위협이 될만한 요소,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튀지 않기 위해 보수적으로 접근 중이다. 지난 17년간 진영이 분리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계속 콘텐츠를 개발해 왔는데, 이를 바꾸는 것은 기능적으로 매우 어렵다. 다만, 콘텐츠 확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Q. 일부 콘텐츠 중 특정 진영에 따라 진행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을텐데, 이 경우 진영 통합 플레이를 어떻게 구축될 지 궁금하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진영 통합은 일부 던전과 공격대에서만 적용되는데, 일부 콘텐트에서는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가 있다. 다자알로 전투와 격전의 아제로스는 속해있는 진영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지는데, 이런 부분은 유저 피드백을 꾸준하게 받으면서 조정해나가고자 한다.
Q. 얼라이언스 호드 통합이 진영별의 아이템 디자인 양식에도 영향을 끼칠지 궁금하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진영에 따라 다른 디자인이 적용되는 개념인지?
이언 해지코스타스: 통합되는 부분도 있지만 진영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자부심은 빼앗아 가고 싶진 않다. 진영별로 고유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Q. 영원의 끝은 굉장히 방대한 필드 콘텐츠를 자랑한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어떠한 경험을 하길 기대하는가?
사라 원스: 유저들이 제레스 모르티스의 환경에서 신비로움을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탐험을 통해 창시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 창시자가 남기고 간 자동기계에 대해 알아가며, 그 창시자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보상 구조를 구상했다. 모든 유저가 보상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노력했다.
Q. 지난 인터뷰에서 9.2 업데이트가 워크래프트 사가의 대단원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후 스토리는 어떻게 전개해 나갈 예정인가? 현재 스토리에서 잊힌 다른 캐릭터들이 여전히 스토리에 등장할 계획이 있을까?
이언 해지코스타스: 앞으로 펼쳐질 워크래프트 사가에서는 기존에 나왔던 죽음이나 지배, 아서스의 스토리에 대한 실마리를 계속 풀어나가는 형식이 될 것이다. 기존 캐릭터도 스토리 진행에 필요하다면 등장할 수 있다.
Q. 1인 조합전의 경우 진입 장벽은 낮지만, 유저 간 장비 격차를 메꾸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1인 조합전은 유저들이 PvP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별도 팀이 없어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자체가 현재 실험적인 요소가 매우 많아 아직까지 다른 시스템과의 밀접한 연관은 없다. 유저가 주는 피드백을 통해 1인 조합전 콘텐츠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Q. 이번 9.2 업데이트를 통해 강력한 능력을 가진 다양한 사용 효과 아이템을 레이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우두머리 처치를 통해 얻는 장비와 장신구가 유저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많이 고민했다. 이를 위해 우두머리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우두머리 특성이 드러나는 아이템을 얻는다면 우두머리와 치른 전투가 더욱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다.
Q. 어둠땅 콘텐츠 출시 간격이 길어지면서 다음 업데이트 일정에 대해 우려하는 플레이어들이 많다. 개발 현황에 대해 듣고 싶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 우선 어둠땅 업데이트를 기다려준 모든 유저에게 감사한다. 코로나와 같은 애로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개발진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음 업데이트에 대한 내용을 지금 당장 말하기보단, 현재 9.2 패치를 잘 마무리하고 추후 더 많은 정보를 드리도록 하겠다.
Q. 암사나 강령죽기 같이 레이드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공략 난이도가 내려가는 클래스들이 거의 반강제로 사용되는데 이번 레이드에서도 이렇게 공략의 난이도를 줄여주는 클래스들의 강제 기용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 마지막까지 조정 중인 단계다. 출시 후 일주일간 다시 한 번 조정하는 기간이 있다. 그동안 나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언 해지코스타스: 어둠땅을 즐겨주시고 업데이트를 기다려주신 모든 유저들에게 감사하다. 이번 9.2 업데이트는 기다린 보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즐거운 모험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재밌게 즐겼으면 한다.
사라 원스: 유저들이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어떤 모험을 해나갈지 궁금하다. 이 신비로운 세계에서 제일 좋아할 만한 부분이 어떤 것일지 기대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