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빈사상태였던 사펑, 1.5패치 맞고 깨어났다
2022.02.23 17:37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디아블로 2 순위는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2: 레져렉션을 통합해 집계했습니다.
이번 주 게임메카 인기순위에는 무려 1년 만에 복귀한 반가운 얼굴이 있다. 이번 주 46위에 자리한 사이버펑크 2077이다. 순위는 낮지만, 해외 게임인데다 순위권에서 이탈한 후 복귀한 사례가 거의 없는 싱글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원동력은 일각에서 ‘환골탈태’라는 평을 얻은 1.5패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저 평가를 보면 아직 부족하지만, 문제가 고쳐진 부분도 있어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확실히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늘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스팀 일 동시접속자를 살펴보면 1.5패치 적용 전에는 1만에서 2만 대 정도를 지켰으나 패치가 적용된 16일에는 3만 대 중반으로 상승했고, 20일에는 5만 9,000명까지 뛰어올랐다. 아울러 포털 검색량도 지난주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고, 개인방송 시청자도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달라진 사이버펑크 2077에 시선이 집중됐음을 방증한다.
2020년 12월에 발매된 사이버펑크 2077은 발매 전에는 GOTY 유력후보로 손꼽혔으나 뚜껑을 열어본 후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가장 큰 부분은 발매 전에 예고했던 콘텐츠가 100% 구현되지 않았고, 각종 버그를 찍은 영상이 ‘밈’이 되어 떠돌아다녔을 정도로 문제가 산재했다. 출시 후 유저 평가를 보고 구매를 포기한 유저도 적지 않을 정도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고, 게임 입장에서는 기존에 쌓아둔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졌다.
관록 있는 게임이라도 업데이트 하나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는 어렵다. 신규 콘텐츠보다 문제 개선에 초점을 맞춘 패치에도 사이버펑크 2077이 다시 반등한 배경에는 출시 전부터 쌓아둔 높은 인지도가 있다. 다만, 제작진이 약속했던 콘텐츠가 모두 추가된 상황이 아니며 모든 문제가 해소된 것도 아니기에 명성을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단기간에는 어렵겠으나 제작사 CD 프로젝트 레드에서 개발인력을 확충하며 후속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목표로 했던 ‘갓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가능성은 있다.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을 끌어낸 1.5패치는 여기에 추진력을 더해준다.
좀 더 랭크업이 필요한 커츠펠
지난 15일부터 국내 정식서비스에 돌입한 커츠펠은 지난주에 50위에 자리하며 출발선을 끊었다. 이번 주에는 5계단 올라 45위에 자리했는데, 기존 추세와 비교하면 신규 타이틀로서는 상승폭이 작은 편이다. 신작의 경우 오픈 3주까지가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는 기간이며, 올해의 경우 모바일과 PC온라인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대작 다수가 등장을 예고한 만큼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적은 이 시점에 더 크게 치고 올라갈 필요가 있다.
현재 유저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문제는 비슷한 수준의 상대를 만나기 어렵고, 한 번 피격되면 반격할 여지가 부족한 일명 ‘무한콤보’다. 이 중 무한콤보는 좀 더 보완한다면 개성을 드러낼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보다 국내 출시가 장기간 늦어지며 발생한 경험의 격차로 인한 균형이 맞지 않은 매치메이킹은 기반 유저 증가가 동반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부분을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다. 지금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았으나 한때 매칭 밸런스 붕괴로 큰 위기에 봉착했던 이터널 리턴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 주에는 전반적으로 핵앤슬래시 RPG 진영의 희비가 엇갈렸다. 디아블로 2와 패스 오브 엑자일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이 중 가장 뉴비라 할 수 있는 언디셈버는 한 계단 상승했다. 다만 전자의 경우 하락폭이 가파르지도 않고, 패스 오브 엑자일은 기존 시즌과 비교하면 낙폭이 작은 편이라 안정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언디셈버의 경우 순위 자체는 오르고 있고 게임성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지만 서버 불안에 계속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25일 출시를 앞둔 엘든 링이 42위로 진입했다.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다 발매가 다가온 만큼 게임에 대한 사전 기대감이 최고조로 달아오른 상태다. 이러한 분위기가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주에 엘든 링은 포털 검색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국내에서도 틈새의 땅 진입을 기다리는 유저가 적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관건은 엘든 링이 사이버펑크 2077의 전철을 밟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는 재미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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