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만 보는 한방싸움 그만, 라그에 '신 공성전'이 온다
2022.07.31 18:45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라그나로크 백미는 공성전이지만 지금은 공격과 수비가 공방을 주고받는 느낌이 약해졌다. 대부분 한방에 대결이 끝나서 공방보다는 누가 먼저 때리는가를 다투는 눈치싸움으로 흘러갔다. 오는 9월, 이 흐름에 제동을 걸어줄 새로운 공성전이 온다.
그라비티는 31일 진행된 라그나로크 20주년 기념 간담회를 통해 '신 공성전'을 비롯한 주요 업데이트 콘텐츠를 소개했다. 그라비티 전민우 개발 총괄 PD는 "MMORPG의 꽃은 공성전이고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며 즐겨야 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PvP 재미를 증대시키기 위해 새로운 공성전을 개발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서 전민우 PD는 "20년 간 서비스하다보니 플레이어 레벨도 성장했고, 아이템도 강화되어 유저끼리 PvP를 하면 한방에 승부가 나다보니 공성전 재미가 반감된 상황이다"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PvP 전용 장비로 진행되는 신 공성전을 마련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장비는 신 공성전 시작 지점에 있는 장비 상인에게 제니(게임 재화)로 구매할 수 있으며, 기존 장비처럼 23까지 강화할 수 있다.
기존 장비를 쓸 수 없다는 점은 유저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고, 적을 한방에 처치하는 장비를 맞추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전략일 수 있다. 제작진에서도 가능하면 기존 장비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으나 잘못 건드리면 되려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한방싸움 양상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 공성전에서는 PvP 전용 장비를 채택했고, 강화 역시 단계별로 대미지 상한과 하한을 두어 과하게 강해지지 않도록 조정한다.
이러한 신 공성전은 9월 오픈 후 매주 토요일 저녁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게펜, 프론테라 등 4개 지역에 자리한 입구에서 외성으로 입장할 수 있고, 외성에서 내성으로 진격한다. 이후 공성과 수성 간 격전이 벌어지며, 공성전 종료 시점까지 성을 점령한 길드가 최종적으로 성을 차지한다.
기존 공성전이 전투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신 공성전에는 맵 곳곳에 장애물이 있다. 전민우 PD는 "어떤 장애물은 공격으로 파괴할 수 있지만 일부는 다른 기믹 등을 해결해야 돌파해서 다음으로 진행할 수 있다. 수비 측도 파괴된 장애물을 다시 복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장애물을 통해 성을 가운데 두고 겨루는 공방전이라는 느낌을 강화하는 것이다.
신 공성전을 통해 성을 차지하면 전용 보상이 주어진다. 그 중심에는 PK가 가능한 던전인 헤로스리아 던전이 있다. 이 던전에서는 시즌 아이템 상급 및 하급 재료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고, 특히 상급 재료는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획득할 수 있다. 우선 길드 마스터에게는 일일 보상과 함께 시즌 아이템 상급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헤로스리아의 선물'이 주어진다. 이어서 소속 길드원에게는 해당 던전에서 공격력과 방어력이 증가하는 버프가 주어진다. 따라서 일반 유저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사냥이 가능하다.
신 공성전 외에도 여러 콘텐츠가 추가된다. 우선 PvP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과 함께, PvP와 마찬가지로 한방싸움으로 귀결되고 있는 전장에 대한 신규 콘텐츠를 추가한다. 이어서 PvP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를 위해 점수, 클리어 타임 등으로 경쟁하는 PvE 콘텐츠를 추가하며, 새로운 카드 사용처가 포함된 에피소드 20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주목하는 부분이 편의성 개선이다. 전민우 PD는 "편의성 개선은 유저들이 많이 요청한 것 중심으로 마련했다. 우선 계정 해킹 등에 대응하기 위해 MOTP(모바일 OTP)를 도입하며, MOTP가 적용되면 2차 비밀번호 등 번거로운 단계를 줄이는 것을 고려 중이다"라며 "이 외에도 ESC로 닫히지 않는 일부 창을 닫히도록 하고, 200레벨 이상 몬스터가 검색되지 않거나 안내 과정에서 창을 닫으면 안내가 취소되는 등 내비게이션을 조정한다. 또, 많은 일일 퀘스트를 포기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한다"라고 전했다.
제작진이 중점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전민우 PD는 "라이트한 유저를 겨냥해 전직한 후에도 하위 직업군 의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그룹 및 전체 채팅 추가도 고려 중이디"라고 설명했다.
라그나로크는 초창기 MMORPG 중 이례적으로 여성 유저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앞으로도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다. 따라서 앞서 밝힌 내용 외에도 매크로에 적극 대응하고, MMORPG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득템'과 '파밍'의 재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