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과 차별화되는 파티플레이의 재미, 타워 오브 판타지
2022.08.18 09:42 게임메카 최정민 기자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촉발시킨 오픈월드 붐은 호요버스의 원신으로 이어졌다. 원신이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둠에 따라, 많은 게임사들이 오픈월드를 앞세운 게임을 내놨다. 하지만 이렇게 나온 게임의 오픈월드는 텅 빈 필드를 퀘스트를 따라 이동하는 정도에 그치는, 그야말로 이름만 오픈월드인 게임이 대다수였다.
그러던 중 중국에서 원신의 대항마로 떠오른 게임이 있다. 작년 12월 중국에서 등장해 현재까지 인기를 유지 중인 ‘환상의 탑’이다. 그런 환상의 탑이 지난 11일, ‘타워 오브 판타지(이하 타오판)’라는 이름으로 국내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과연 타오판의 오픈월드는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길래 이 정도의 인기를 끈 것일까?
탐험할 맛 나는 SF 배경 오픈월드
타오판의 드넓은 오픈월드의 다양한 지역은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하늘 높은 곳의 ‘헬가드’,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설원 지대 ‘워렌’, 피난민들의 항구도시 ‘뱅기스’, 하늘에 떠 있는 놀이공원 ‘고래자리섬’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지역들이 존재한다. 곳곳에 배치된 보상과 퍼즐을 풀며 이런 도시들을 돌다 보면, 자연스레 SF 아포칼립스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오픈월드 RPG의 특징인 탐험과 퍼즐 요소에도 나름의 개성을 담았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활공하는 제트팩이나 물 위를 빠르게 이동하는 제트 보드 같은 이동용 장비부터, 벽을 부수며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다중 미사일 등 다양한 ‘에너지 기어’는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는 이동의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특히 장비 중 하나인 머신 핸드와 제트팩을 함께 활용해 평소라면 갈 수 없던 높은 지역의 보상을 얻는다거나, 먼 거리를 단숨에 날아가는 등의 요소를 활용하면 게임을 매우 편하고 쾌적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간혹 오픈월드게임 중에는 볼거리는 많지만 이동이 짜증나는 경우도 있는데, 타오판의 경우 확실히 이런 부분은 꽉 잡았다.
간단하지만 화려한 전투
타오판에서 플레이어는 최대 3개의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대검, 활, 쌍검, 지팡이 같은 판타지형 무기부터, 쌍권총, 낫, 기관총 같은 이색적인 장비까지 다양한 무기가 존재한다. 각 무기는 고유의 기술과 속성을 지니고 있다. 기술은 크게 기본 공격, 스킬, 일종의 궁극기인 연계기까지 총 3가지가 존재한다. 전체적 전투 양상은 기본 공격으로 적을 때려 다른 무기의 게이지를 충전한 후, 무기를 교체해 연계기를 발동하는 방식이다.
적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하면, 주변의 시간이 멈추는 ‘타임 일루전’이 발동된다. 일단 발동되면 범위 안의 적들이 움직일 수 없는데다 연계기 게이지가 한 번에 충전되기에 폭딜을 쏟아붓는 것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 무기에는 속성이 존재하기에, 적과의 상성을 생각하며 무기의 조합을 맞춰야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전체적으로는 적의 공격을 피해 가며 싸우고, ‘타임 일루전’에서 빠르게 다수의 적을 사냥하는 재미가 상당히 좋았다.
멀티플레이 위주의 진행
타오판은 원신과 비슷한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싱글플레이 위주로 패키지게임에 가까운 원신과 달리 다른 유저들과 함께하는 온라인 RPG에 가깝다. 오픈월드 필드와 마을에서는 다른 플레이어를 만날 수 있으며, 길드에 가입하거나 함께 파티를 맺고 던전을 클리어하는 등 전반적으로 멀티플레이를 지향한다.
이러한 점은 전투 시스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기는 각각 역할이 존재하며, 같은 역할의 무기를 2개 이상 장착 시 공명 효과가 발동해 해당 역할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얻는다. 역할은 강공(딜러), 강인(탱커), 은혜(힐러) 3종류가 존재하며, 최종적으로 부여된 역할에 따라 최대 4인 자동 매칭도 지원한다.
다만 이러한 멀티플레이는 선택 사항이며, 역할 또한 강제되지 않는다. 메인 스토리는 솔로플레이로 진행되며, 멀티플레이 시 조합을 맞추지 않아도 클리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멀티플레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전투의 핵심인 타임 일루전 또한 멀티플레이 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다른 유저가 타임 일루전을 발동하면 범위 안에 들어간 그 외 유저들의 연계기까지 함께 충전되기 때문에, 단순히 맞고 힐로 채우는 전투가 아닌 회피와 타이밍 위주 전투가 이어진다. 이 같은 재미는 강력한 필드 보스를 다 함께 사냥할 때 극대화되는데, 보스마다 기믹이 존재해 협공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토리텔링과 일부 무기 타격감은 아쉬워
이렇듯 타오판은 나름의 매력으로 꽤 괜찮은 평가를 받는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스토리텔링과 타격감이다.
타오판의 스토리는 이렇다. 먼 미래 행성 ‘아이다’에 이주한 인류는 강력한 에너지 자원 ‘옴니엄’을 통해 막대한 성장을 이뤄 냈지만 부작용으로 엄청난 양의 방사능이 발생해 인류의 문명이 붕괴된다. 이후 그런 옴니엄의 부작용을 억제하며 이용하려는 ‘헬가드’와 옴니엄 자체를 금지하며 아이다를 이전으로 돌리려는 ‘아이다의 후계자’ 이 두 세력이 대립한다. 아이다의 후계자에게 기억을 잃은 플레이어와 그런 주인공을 구해준 셜리와 지크를 중심으로 주된 스토리가 진행된다.
나름 괜찮은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이해하기란 다소 어렵다. 고유 설정과 명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NPC들의 대화나 스토리 진행을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대사가 어색하거나 더빙과 싱크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이로 인해 스킵 버튼을 누른 유저도 많을 것이다. 타격감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쉽게 결론내리긴 어렵지만, 타오판의 일부 무기는 타격감이 명백히 허전하다. 망치나 대검, 총기류 등은 나름 괜찮지만, 활이나 지팡이, 쌍검 등은 마치 허공을 베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리하자면 타오판은 매력적인 SF 배경 오픈월드와 멀티플레이의 재미, 화려한 전투 등으로 젤다 야숨이나 원신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개인 취향에 따라 공들여 만든 캐릭터를 남들과 공유하고 보여주면서 함께 오픈월드 탐험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차별화된 재미 구현에 성공한 모양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본 서버인 중국에서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현재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 한국 서버 또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