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2 정식서비스 해보니… 부활 가능성 보인다
2022.10.06 18:37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오버워치 2가 드디어 출시됐다.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1편의 모습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것은 아깝지만, 오랜 기다림 속에서 나온 게임이다 보니 반가움이 더 크다. 이는 다른 유저들도 마찬가지인지, 오버워치 1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긴 접속 대기열을 2편에선 이틀째 계속해서 경험할 수 있을 정도다. 오버워치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게임은 이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킬 정도의 게임성과 변경점을 가지고 있을까? 몇 번의 테스트를 겪으며 게임이 많은 진화를 겪었고, 여기에 수준이 높은 유저들이 많이 유입된 덕분인지 전반적인 게임성과 속도, 그 재미가 지난 테스트는 물론 1편보다도 훨씬 뛰어났다. 물론 아직 게임 곳곳에서 '앞서 해보기'로 출시됐다는 티가 나고는 있지만, 인기가 떨어졌던 오버워치 IP의 부활을 노려볼만하다는 희망이 보인다.
5 대 5 변화는 탁월했다
오버워치 2로 넘어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5 대 5 전투로의 재편이다. 처음 발표됐을 당시에는 굉장히 반발이 많았으나, 현재 결과는 사뭇 다르다. 이 5 대 5 전투는 게임에서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돌격군 영웅들을 플레이하는 재미가 굉장히 높아졌다. 사실 1편에선 탱커 역할에 대한 인기가 예상보다도 훨씬 낮았다. 이는 1편에서 포지션별 매칭 시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다른 PvP 게임들과 달리 지원군의 인기가 훨씬 높았으며, 사실 그마저도 딜러군의 인기에는 비할 바가 못됐다. 이는 탱커 역할에 대한 비하로도 이어졌을 정도였다.
하지만, 2편에선 탱커가 한 명이 줄어들고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지면서 이 문제가 명백하게 해결됏다. 현재 메타에선 거의 대부분의 탱커가 자신만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개성도 뚜렷하다. 더불어 포커싱에 쉽게 녹아버렸던 1편과 달리 줄어든 상대편의 화력과 CC기, 거기에 한 명에 집중되는 힐러들의 케어가 더해지면서 탱커가 쉽게 눕는 일이 많이 사라졌다. 더불어 정커퀸처럼 딜러와 지원군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돌격 영웅의 도입을 통해 플레이의 재미도 더욱 다양해졌다.
이와 더불어 게임 전반적인 진행이 굉장히 빠르고 깔끔해졌다. 일단 대치 자체는 오래 진행되더라도 한 명을 물면서 시작하는 한타는 확실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정말 뛰어난 기량의 딜러가 있더라도 불리한 전황을 한 방에 뒤집기는 쉽지 않아졌다. 더불어 탱커를 쉽게 녹이지 못해 탱커를 녹이고 시작하는 전략이 사라지면서 뒷라인에 위치한 인원들을 유저 개인의 기량이나 팀 전체의 기민한 움직임으로 잘라내는 등 훨씬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게 됐다.
혹자는 게임 출시 초반이라 운영 방식이 정립되지 않아 여러 전략이 난무하고 있다며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버워치 리그에서 프로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에서도 똑같이 난전 지향적인 모습이 계속되는 걸 보면, 시간이 늘어지는 경기는 5 대 5 체제에서는 잘 나오지 않을 듯하다. 결과적으로 변화에 대한 불만은 있을지언정, 지금의 시스템을 받아들인 유저들을 보면 만족하는 사람이 더 많으며, 전 역할군에 대한 재미도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오픈 유입임을 감안해도 각 포지션 별 매칭 시간이 매우 일정하게 유지되는 등 이번 선택은 타당했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새로운 요소들
여기에 더불어 새로 추가된 캐릭터나 맵, 밀기 모두 고평가를 내리고 싶다. 신규 영웅인 소전이나 정커퀸, 키리코의 경우 그 완성도나 신선함이 남다르다. 소전과 정커퀸은 다수의 테스트와 오버워치 리그 선수들의 피드백을 통해 남다른 재미와 훌륭한 밸런스를 잡았으며, 키리코의 경우는 배틀패스로 구매해야 하기에 OP급의 성능을 자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높은 난이도와 팀 합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밸런스가 맞아 떨어지며 남다른 재미도 보여주고 있다.
키리코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이 영웅의 모든 스킬은 하나하나가 굉장히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 좌클릭 힐량도 훌륭하고, 수리검의 대미지 또한 수리검 헤드샷 한 방에 누워버리는 딜러들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출중하다. 벽을 넘어가며 아군 뒤로 이동할 수 있는 순보나 순간적으로 주변 아군을 무적으로 만들어주는 정화의 구슬, 발사 속도와 재사용 대기시간, 재장전 시간을 모두 줄여주고 이동속도까지 높여주는 궁극기 여우길은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한 스킬이다.
다만, 이 모든 기술을 효과적으로 쓰기는 정말 쉽지 않다. 부적은 발사되는 동안 아군에게 정확히 에임을 고정해야 하고, 수리검은 투사체 속도와 연사 속도가 애매해서 적중시키기가 쉽지 않다. 정화의 구슬은 무적 시간이 매우 짧아 사용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으며, 순보의 쿨타임도 7초로 길기 때문에 함부로 탱커 뒤로 이동했다가 비명횡사하기 딱 좋다. 여우길은 아무리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더라도, 팀원이 한 명이라도 없으면 그 효율이 제곱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전반적으로 난이도와 성능 사이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는 뜻이다.
새로 추가된 밀기 모드는 오버워치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플레이와 결말이 깔끔하다. 다른 모드들에 비해서 게임이 무한정으로 늘어지는 경우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일찍 끝나는 경우도 없이 10분 내외로 게임이 마무리된다. 물론 상대방이 화물을 다 밀어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 리스폰 지역이 정말 가깝기 때문에 정말 미친 듯이 운이 나쁘지 않은 한 대부분의 경우 주어진 10분의 시간을 다 쓰게 된다. 더불어 이 모드에서는 위치와 상황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한타가 열리기 때문에 전투의 빈도도 굉장히 높다. 잘 만들어진 모드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새로 도입된 배틀패스와 과금 구조 역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배틀패스의 가격도 1만 2,000원으로 높지 않고, 원하는 스킨을 과금을 하던 시간을 투자하던 자력으로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전작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배틀패스 레벨을 올리는 것도 주간 도전과제만 잘 수행한다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여러모로 호평이 자자하다.
1편에는 없었던 버그가 생겼다?
하지만, 게임 곳곳에서 앞서 해보기 게임이라는 티를 내고 있는 점이 역시나 아쉽다. 앞서 해보기로 출시됐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버워치 1에선 보이지 않던 66번 국도 공격 진영 문닫힘 버그나, 성우 녹음이 다 끝나있는 영웅들의 대사가 갑작스레 영어로 출력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들은 이 게임이 미완성된 상태로 출시됐다는 인상을 준다. F2P라지만, 1편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던 것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UI나 사운드의 경우는 호불호의 영역이다. 사운드는 1편보다 리얼한 총소리를 구현하긴 했지만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많으며, UI는 너무 미니멀해져서 잘 안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 1편에서 보여줬던 오버워치만의 폰트와 스타일을 남겨두지 않고 없앤 부분은 확실히 아쉽게 느껴진다. 나중에라도 1편의 폰트나 UI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사실 오버워치 2는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오버워치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게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지지부진한 업데이트와 소통 없는 운영에 있었다. 오버워치 2가 IP 부활의 신호탄을 화려하게 쏘아 올린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이 신호탄을 필두로 치밀한 운영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 오버워치 2가 과연 그런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