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시리즈 초기 기획은 공룡이 도시 부수는 게임이었다
2022.11.30 11:37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락스타게임즈 대표작 GTA는 게임업계 최대 흥행 시리즈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GTA 시리즈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고, 초기 기획 역시 자동차 절도와는 거리가 공룡이 도시를 부수는 테크 데모였다는 이야기가 공개되어 화제로 떠올랐다.
1999년에 출시된 GTA 2 프로듀서이자, 시리즈 첫 타이틀 제작 당시 개발팀에 합류한 콜린 맥도날드(Colin Macdonald)는 시리즈 25주년 기념으로 영국 BBC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GTA 시리즈 첫 타이틀 초기 개발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1편 개발이 거의 완료된 시점에 락스타 노스 전신인 DMA 디자인에 합류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GTA 시작은 첫 타이틀 프로그래머였던 마이크 데일리(Mike Dailly)가 고안한 기술 실험(tech experiment)이었다. 당시 데일리는 3D로 건물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원근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에 대해 데일리는 29일(영국 현지 기준) 인터뷰가 게재된 후 본인 트위터를 통해 초기 C코드 프레임워크가 공룡게임을 기반으로 제작한 것이라, 공룡(dinosaur)이라 불렀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한 GTA 초기 버전은 3D로 구현된 도시에서 공룡이 돌아다니며 건물을 파괴하는 게임이었다. 이후 도시에 생기를 더하기 위해 움직이는 자동차를 추가했는데, 공룡보다 자동차를 조종하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렇게 공룡 게임은 ‘레이스 앤 체이스(Race 'n' Chase)’라 불렀던 자동차 운전 게임이 됐고, 그 과정에서 게이머가 차에서 내린 후 다른 차에 올라타는 방식이라면 더 재미있겠다는 또 다른 기획이 나오며 GTA 핵심 게임성이 정립됐다.
다만, 게임성 자체가 초기 기획과 크게 달라지며 개발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초기와 완전히 달라졌고, 버그도 많았고, 충돌도 자주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제작팀은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반복하며 게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나갔다. 폴리싱(출시 전 게임을 다듬는 과정)을 통해 스키드 마크, 그림자, 음향효과, 라디오 방송 등을 추가해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GTA 첫 작품은 우여곡절 끝에 3년 6개월 간 개발을 거쳐 1997년 11월 28일에 출시됐다.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우려와 달리 게임은 흥행반열에 올랐다. 락스타게임즈 모회사 테이크투가 올해 11월에 발표한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따르면, GTA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3억 8,500만 장, GTA 5는 1억 7,000만 장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4억 2,500만 장, 피파 시리즈가 3억 2,500만 장임을 고려하면 부정할 수 없는 세계적인 게임 시리즈로 자리한 셈이다.
현재 락스타게임즈는 GTA 시리즈 최신작을 제작 중이다. 지난 9월에 GTA 차기작 플레이 영상 90개가 사전에 유출되는 대형사건이 발생했고, 락스타게임즈에서는 유출이 개발과 출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