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 판도 바꿀 잠재력 지녔다, 오버워치 2 라마트라 체험기
2022.12.06 04:0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오버워치 2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확실히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바로 약속대로 진행되는 재빠른 패치와 업데이트가 아닐까 싶다. 게임성이나 다른 부분에선 호불호가 갈릴지 모르겠지만, 시시각각 진행되는 챔피언 패치나 평소라면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도 없었던 신규 콘텐츠가 정해진 기일에 맞춰서 딱딱 나와준다는 점은 2편이 나옴으로써 분명히 나아진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출시되는 영웅 라마트라도 그 약속의 일환이다. 멋진 외형과 독특한 콘셉트 덕에 역대 출시된 탱커 중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신규 영웅이기도 하다. 게임메카가 정식 출시보다 한발 앞서 플레이해 본 라마트라의 모습은 다재다능 그 자체였다. 물론 그만큼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지만 말이다.
설정과 콘셉트 모두 매력적
라마트라는 2019년, 폭풍의 서막 이벤트 컷신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에는 등장인물 중 하나 정도로 여겨졌지만, 약 3년이란 시간을 거쳐 드디어 유저 앞에 영웅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젠야타와 바스티온, 오리사, 에코에 이어서 다섯 번째 옴닉 영웅이며, 11번째 돌격 영웅이기도 하다. 오는 12월 7일 시즌 2 출시에 맞춰서 배틀패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공개된 스토리에 따르면 라마트라는 본래 전투용 옴닉으로 태어났으나, 자신에게 입력된 명령체계를 거부하고 평화를 좇아 샴발라 수도회에 입교한 적이 있는 비범한 인물이다. 다만, 수행의 과정에서 옴닉을 '하나'의 종족으로 이해했던 젠야타와는 달리 라마트라는 DNA를 남길 수도 없고 수명도 짧은 옴닉을 '개개인의 집합체'로 보았다. 결국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무참히 희생되는 옴닉들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그는 전투용 옴닉들을 모아서 궐기하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오버워치 세계관의 널 섹터이며, 라마트라는 널 섹터의 수장이다.
매력적인 배경 설정답게 보유하고 있는 스킬도 굉장히 독보적인 체계를 지니고 있다. 기본 무기는 공허 가속기로 높지 않은 피해량의 투사체를 레이저처럼 지속적으로 날리며, 우클릭으로 원하는 위치에 평면의 방벽을 생성할 수 있다. E스킬 탐식의 소용돌이는 지면에 닿는 순간 피해를 주는 역장을 생성하며, 그 안에 있는 적들은 이동속도가 느려진다. 공중에 떠 있을 경우 땅으로 당겨진다.
라마트라의 핵심 스킬은 쉬프트키로 발동하는 네메시스 형태이다. 이 형태로 변신하게 되면 기본무기가 전방으로 주먹을 내지르며 충격파를 내지르는 '응징'으로 바뀌며, 우클릭 또한 전방에서 오는 피하를 대폭 감소시키는 '막기'로 변한다. 궁극기인 절멸은 네메시스 형태로 변신한 뒤 주변 적에게 지속 피해를 주는 영역을 생성한다. 지속시간이 3초에 불과하지만, 주변에 적이 있어 피해를 계속 입힐 수 있다면 지속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장점을 한 마디로 좁히면 ‘다재다능’
라마트라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다재다능하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기본 무기의 사거리가 매우 길고 지속 공격인 데다가 헤드샷도 가능하기 때문에 원거리 견제도 어느정도 가능하며, 방어막으로 아군도 보호할 수 있다. 여기에 광역 CC기까지 갖고 있는 만큼 반드시 근접해야 하는 다른 많은 영웅들과 달리 멀리서도 건파이팅을 서포트할 수 있다.
반대로 네메시스 상태에선 완벽한 근접 브루저 탱커로 변한다. 변신 시 150의 추가 방어구를 얻으며, 기본 공격이 적과 방벽을 모두 관통하는 근접 공격으로 바뀌기 때문에 적진에 파고들어 한바탕 휘젓고 나오기 딱 좋은 영웅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특히 근접 공격의 범위와 판정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적이 뭉쳐 있는 곳에서 주먹을 휘두른다면 정말 빠른 속도로 차오르는 궁극기를 볼 수 있을 정도다. 사실상, 암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똑똑한 돌격 영웅이다.
이와 더불어 라마트라는 다른 모든 서포터와의 궁합이 좋은 편이다. 이동 속도, 공격 속도, 방어력 강화, 공격력 강화 등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버프가 라마트라에게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 강화를 모두 지니고 있는 키리코의 궁극기 여우길이나 공격력과 방어력을 올려주는 아나의 나노 강화제는 가히 라마트라를 위한 스킬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버프를 두른 뒤 적진에 파고들 수만 있다면, 주먹질 몇 방에 적들이 나가떨어지는 것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궁극기의 활용도가 굉장히 좋은 와중에 궁극기 충전 속도도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네메시스 폼의 기본 공격이 광역으로 꽂히다 보니 변신만 제때 사용한다면, 한타 한 번에 70%에 가까운 궁극기를 충전할 수 있다. 궁극기를 사용하면 다수에 적들에게 지속 피해를 주면서 네메시스 폼의 사용 시간도 늘어나는 만큼 아군의 힐 케어만 잘 받쳐준다면 혼자서 한타를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 가능할 정도다. 여러모로 주먹질하는 맛이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역시 높은 난이도
굉장히 재밌고 매력적인 영웅이지만, 제대로 다루기 위해선 명심해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일단 탱커임에도 탱킹 능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방벽도 있고 피해량을 감소시키는 기술도 있지만, 둘 다 본인을 지키는 것에는 유용하지 못한 편이다. 방벽은 유지 시간이 짧고 쿨타임이 길며, 막기는 적극적인 공격이 요구되는 네메시스 폼에서만 사용 가능한 데다가 정면에서 오는 공격만 막을 수 있다. 두 스킬 모두 매우 절묘한 타이밍에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챔피언이 이동기를 보유하지 않은 흔히 말하는 '뚜벅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동기가 없는 탱커는 많다. 대신 그럴 경우엔 적을 당기는 기술이 있다거나, 이동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이 있다거나, 하다못해 높은 원거리 교전 능력을 지니기 마련이다. 하지만, 라마트라는 그런 것들이 일체 없으며, 어디까지나 네메시스 폼을 활용해 근접 인파이팅을 요구하는 브루저 탱커다. 플레이어의 설계와 약간의 견제 능력만을 활용해 적에게 직접 근접해야 하는 영웅이라는 뜻이다.
이런 것들을 모두 조합해보면, 라마트라의 단점은 '높은 난이도'로 귀결된다. 모든 스킬의 성능이 나쁘지 않지만, 최대의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선 조건이 붙는다. 실제로 라마트라는 1 대 1로 이길 수 있는 탱커 영웅이 거의 없다시피 하며, 네메시스 폼 기준으로는 몸도 매우 크기 때문에 적들의 표적이 되기도 매우 좋다. 신중하게 스킬을 분배하고 쿨타임까지 계산해가며 운영해야 한다. 심지어는 막기나 방벽 기술을 사용함에 있어선 높은 수준의 반응속도도 요구한다. 높은 뇌지컬에 어느 정도의 피지컬까지 필요한 영웅이란 뜻이다.
잠재가치가 무한한 영웅의 출시
라마트라는 출시 직후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수 있다. 라마트라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은 한 명의 플레이어가 두 명의 영웅을 능숙하게 실시간으로 교체해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사용법이 정립되고, 유저들의 숙련도가 점차 쌓이다 보면 라마트라는 언젠간 분명 오버워치 2의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잠재 가치가 무한한 이 영웅의 출시가 더욱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