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90%는 AI가 처리, 앱애니가 data.ai 된 이유
2023.02.02 18:38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10년에 출범한 앱애니는 대표적인 모바일게임 시장 업체로 손꼽힌다. 그런데 작년 2월에 10년 가까이 사용해온 회사명을 data.ai로 바꿨다. 장기간 인지도를 쌓아온 회사명을 돌연 변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data.ai 아태지역 총괄이자 한국 지사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김 총괄을 통해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그 배경에는 이 회사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김 총괄은 회사명 변경에 대해 “보통 앱애니라고 하면 이름만으로는 이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data.ai의 경우 ‘데이터에 관련된 AI 회사구나’ 까지는 추측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data.ai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해 활용 가능하게 만드는 일은 현재 기준으로 90% 이상을 AI로 진행되고 있다. data.ai가 시장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등 주요 앱마켓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또 하나는 각 지역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와 협업해 시장 데이터를 전달받는 것이다. 만약 인도에 많은 패널을 보유한 회사가 있다면, 이 회사와 접촉해 패널을 확보하여 data.ai 내 데이터에 반영시키는 식이다.
각국, 여러 회사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일이 끝나지 않는다. 특히 data.ai가 게임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 Game.IQ는 단순히 주요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나 인기 있는 게임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국가와 장르를 선택하고 이 분야에서 다른 경쟁사 타이틀의 다운로드, 유저 수, 매출 등 주요 데이터에 대한 현황을 비교분석한다. 현재 180개국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르 분류는 상위 15개, 하위 153종에 달한다.
따라서 모은 데이터를 국가별, 장르별로 분류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그래프만 봐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도 AI가 쓰인다. 데이비드 김 총괄은 “저희 회사는 글로벌까지 모두 합쳐 전체 직원이 500명 정도이기에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실제로 저희가 제공하는 모든 데이터 중 90% 이상을 AI를 통해서 만들고 있다. 앱마켓 혹은 파트너사로부터 확보한 데이터에 내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만든 공식을 반영하고, AI 기능을 통해 세분화한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data.ai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이다. 김 총괄은 “동남아시아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중요 시장이며, 인구도 많은 곳이다. 이어서 중동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며, 고객사에서 중동 지역 데이터에 대한 니즈도 높은 편이기에 패널 확보에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모바일을 넘어 PC, 콘솔 등 여러 플랫폼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총괄은 “data.ai로 이름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모바일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다. 데이터라는 것은 모바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웹이나 PC, 콘솔, OTT 등 다양하다. 이후에 파트너십 등을 맺을 때 앱애니라고 하면 ‘모바일만 하는 회사 아닌가’하는 혼동이 생길 수 있고, 미래를 내다봤을 때 데이터를 제공하는 회사지 모바일만 하는 회사가 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름을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국내 시장에 data.ai라는 회사와 브랜드를 좀 더 알리고, 게임 분야에서 좀 더 많은 고객사를 유치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김 총괄은 “앱애니가 아니라 data.ai로 이름이 달라졌다는 점을 꼭 알려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