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간 기다린 쇼단의 귀환,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
2023.03.13 17:26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시스템 쇼크(System Shock) 리메이크가 이번 3월에 출시된다. 원작 시스템 쇼크의 리메이크 작품인 이 게임은 팬들의 오랜 염원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출시되지 못했다. 16년도 처음 킥스타터 후원을 받을 때에는 게임의 퍼블리셔를 구하지 못해서 개발이 일시 중지 되었고, 이후 게임 엔진을 바꿔 개발을 다시 시작했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계속해서 일정이 미뤄졌다. 그런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가 드디어 이번 3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개발사 나이트 다이브 스튜디오는 킥스타터 후원자를 위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3월 출시 예정에 베타 테스트까지 하고 있다면 정말 이번에는 출시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과거를 뛰어넘어 돌아온 명작의 리메이크 작품이 과연 어떤 게임인지 상세히 알아보자.
매력적인 스토리와 핵심 악역 ‘쇼단’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의 무대는 기업 트리옵티멈이 만든 다목적 위성 우주 정거장 시타델이다. 주인공은 시타델의 해커로 군사등급 신경 임플란트를 훔치려다 트리옵티멈에 붙잡히게 된다. 주인공을 잡아간 회사의 중역은 시타델을 총괄하는 고도의 인공지능 ‘쇼단’을 해킹해 윤리 코드를 해제하라고 명령한다. 주인공은 해킹에 성공하게 되고 보수로 군사등급 신경 임플란트를 수술 받고 냉동 수면에 들어간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수면에서 깨어나보니, 시타델은 미쳐버린 쇼단에 의해 무너지고 있었다.
쇼단은 강한 카리스마와 사이코패스적인 언행으로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악역이다. 원작에서도 AI 쇼단은 그 이질적인 목소리와 생김새가 공포를 자아냈었는데, 리메이크에서는 더 세련된 목소리와 생김새로 돌아왔다.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에서 쇼단의 목소리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보다 또렷하지만, 기계음이 더 강하게 추가되어 한층 더 기형적으로 들린다. 외모 역시 더 선명해져서, 이제는 청록빛의 전자 생명체가 되어 플레이어를 감시한다.
쇼단은 자신을 신으로 여기고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오만한 성정을 가졌다. 또한 우주 정거장의 인간을 모두 인조인간과 사이보그로 개조한 장본인이며, 주인공 역시 죽게 되면 사이보그로 개조되고 ‘사이보그로서 당신은 쇼단을 잘 섬길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쇼단은 시종일관 주인공을 조롱하고 괴롭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이에 분노해 게임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플레이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역을 돌아다니며 쇼단이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 세운 계획을 모두 막아내고, 이후 쇼단을 제거하고 시타델로부터 탈출하는 것이다.
레트로-퓨처, 사이버펑크 풍 그래픽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특유의 그래픽과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의 시타델 우주 정거장의 모습은 SF 분위기를 좋아하는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는 과거 시스템 쇼크의 도트 그래픽과 현 세대의 사실적인 그래픽을 융합해 더 발전된 레트로 퓨처, 사이버펑크 분위기가 살아나도록 진화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음향기기, 카드, 주인공의 의복, 무기 등 소품 디자인의 디테일이 우수하며 게임의 배경과 잘 어우러져 플레이어의 게임 몰입을 돕는다.
배경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다. 베타 테스트 버전에서는 게임 초반 구역인 ‘메디컬 베이’를 플레이 할 수 있었는데, 등장하는 의료기기나 복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배경이 되는 우주 정거장이 AI 쇼단에 의해 점거되었다는 점을 반영하는 듯 빛이 없이 어두운 편이고, 벽이나 전자장비에서 나오는 전자기기의 빛이 미래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게임의 진행과 아이템 파밍 시스템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는 ‘이머시브 심’ 장르의 게임이다. 장르 특성상 명확한 목표를 주기 보다는 플레이어가 목표를 유추하도록 돕기 때문에 어드벤처게임의 요소를 갖는다.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게임에 미션 난이도 조절 기능이 있어 낮은 난이도에서는 더 많은 힌트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주요 진행 방식은 적을 죽이고 구역을 돌아다니며 각종 아이템과 퀘스트에 필요한 주요 물품을 모으는 것이다.
아이템에는 잡템, 소모품, 무기 등이 있으며, 인벤토리는 크기 제한이 있고 한정된 양의 아이템 만을 수납할 수 있어 필요 없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면서 파밍해야 한다. 잡템의 경우 증발시켜 ‘스크랩’으로 만들 수 있으며, 다시 그 스크랩은 재활용 상자에서 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코인은 자판기에서 패치를 구입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소모품에는 패치, 음식과 구급상자가 있다. 패치는 손목에 붙여 짧은 시간 유지되는 버프 아이템으로, 테스트에선 메디, 스테미나 업, 버서크 패치가 등장했다. 메디 패치는 체력을 느리게 채워주고 스테미나 업 패치는 체력 총량을 올려주며 버서크는 공격 데미지를 올려주지만, 스테미나와 버서크 배치는 작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급상자와 음식은 모두 체력을 채워주는 아이템으로, 구급상자는 체력을 모두 회복시켜주며 음식은 체력을 소량 채워준다.
게임에는 퍼즐과 해킹도 등장한다. 해킹은 특이하게도 게임 내 사이버 공간에 진입해 일종의 슈팅 미니게임으로 진행된다. 방해하는 적 비행체와 방해물을 피하거나 파괴하면서 목표 지점까지 가야하며, 시간이 너무 끌리면 쇼단의 공격에 의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퍼즐은 주로 전선을 복구하거나 잠긴 문을 열 때 등장한다. 퍼즐과 해킹도 게임 시작 시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다.
단순하고 어려운 전투 시스템
전투는 상당히 단순하게 이루어져있는데, 근접 무기를 휘두르거나 원거리 무기를 발사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시스템이 단순할 뿐 전투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적이 빠르고 튼튼하며 협소한 공간에서 복수의 적이 등장하기 때문에 적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무기는 크게 근접무기와 원거리 총기 그리고 수류탄으로 이루어져있다.
근접무기는 대표적으로 납 파이프가 있으며 이것을 휘두르는 것이 근접 공격이다. 공격 방식은 약공격, 강공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격시 소모 자원은 없다. 하지만 근접무기에 맞은 적이 비틀거리는 효과가 적어 근거리에서 적의 공격에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조작이 필요하다.
원거리 무기의 경우 에너지 수치를 활용하는 무기와 총알을 활용하는 무기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베타 버전에서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스파크빔이나 탄약을 소모하는 권총, 매그 펄스 등이 등장했다. 원거리 무기는 먼 거리에서 적을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탄약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기 때문에 낭비를 최소화해서 효율적으로 적을 상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류탄의 경우 가스나 파열 수류탄이 등장하며, 적에게 사용할 경우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점은 파밍 할 수 있는 개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보이며, 플레이어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등장하는 적으로는 크게 돌연변이, 로봇이 있다. 돌연변이의 경우 가장 약한 돌연변이부터 신체의 일부나 신체 전체를 기계로 대체한 사이보그가 등장하며, 신체를 많이 대체할수록 더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두 기괴하게 생겼으며, 주인공을 보면 바로 달려들어 공격한다. 로봇의 경우 원통형의 로봇과 거미 로봇이 등장하며, 팔을 빙빙 돌리거나 전기를 쏘는 등 특수한 공격 방식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 게임처럼 보이지만, 걱정되는 점도 있다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는 오랜 개발기간을 거친 만큼 상당한 만듦새를 자랑한다. 그런데, 몇몇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게임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한 물체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문제와 버그가 잦다는 문제 등이 거론 되고 있으며, 과연 이 게임이 3월 안으로 출시 가능할 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는 PC, Xbox One으로 3월 중 출시 예정이며,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