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출시 22년차 거상의 노련한 돌진
2024.04.10 16:26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이번 주에는 노장의 저력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천하제일상 거상(이하 거상)이 무려 5계단을 뛰어 25위에 자리한 것이다. 거상이 30위대에 든 것은 2021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PC방 이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지난 3월 27일 출격한 각성 증장천왕을 위시한 주요 업데이트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보인다. 각성 증장천왕과 함께 무기, 사냥터가 동시에 열리며 지난주는 물론 이번 주에도 이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20년 간 순위경쟁을 이어온 노장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전술이다.
거상은 출시 22년차를 맞이한 고참임에도 탄탄한 고정 유저층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대체제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인도 등을 오가며 물품거래로 이득을 남기는 경제활동과 여러 용병을 거느리며 전략을 펼 수 있는 전투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게임은 국내외를 통틀어도 찾기 어렵다. 오래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거상을 꾸준히 방송하는 스트리머가 있다는 점은 이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다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여러 콘텐츠가 쌓이며 구조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다소 부담스럽지 않았던 컨트롤이 과하게 복잡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상 허용하지 않는 매크로를 쓰는 유저도 존재한다. 여기에 게임을 여러 개 켜고 플레이하는 다중 클라이언트가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잡으며, 온라인게임임에도 1인 플레이 비중이 높다. 이러한 측면은 게임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거상은 20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왔기에 구조를 크게 개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칫 잘못하면 기존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는 최악의 결과가 도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작진은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는 부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에 개발자 노트를 통해 프레임 개선, 던전 및 퀘스트 동선 개편, 장수 밸런스 재조정 등을 예고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을 배경으로 시작한 거상은 점점 시간이 흘러 근대까지 넘어왔다. 흐른 세월만큼 훌쩍 나이를 먹은 거상이 앞으로도 건재함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70레벨까지 무료 플레이, 파판 14 두 달 만에 복귀
파이널 판타지 14가 두 달 만에 40위로 순위권에 복귀했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PC방 이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지난 2일 업데이트된 6.5패치에 맞춰 가맹 PC방 포인트를 2배 지급하는 이벤트가 더해지며 순위경쟁에도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무료 플레이 상한이 70레벨로 늘어났기에, 초보자 입장에서 입문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기도 하다.
콘텐츠 측면에서 6.5 패치는 차기 확장팩인 황금의 유산으로 가는 마지막 경로다. 한국 입장에서는 작년 10월 후 6개월 만의 대규모 패치에, 신규 확장팩을 준비하기 위한 발판이기에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번 패치로 기대감을 유지한다면, 오는 10월에 열리는 팬 페스티벌에서 출시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신규 확장팩 오픈 시점에 다시 한 번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번 주 중위권에서는 검은사막이 4계단 상승한 20위에 안착했다. 지난 9일에 정식 서버에 도입된 확정 강화 시스템 ‘고대의 모루’에 대한 높은 관심도가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대의 모루는 일정 수 이상 강화에 실패하면 100% 확률로 강화에 성공할 수 있는 일종의 천장이다. 테스트 서버에 도입된 당시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고, 정식 서버에 도입된 후에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위권에서는 쓰론앤리버티가 4계단 하락한 31위에 그쳤다. 작년 12월 출시 당시 9위를 기록한 후 하락곡선을 그렸고, 올해도 내림세가 이어지며 이번 주에는 3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지역 이벤트, 기원석, 차원석 점령전 등 미흡한 부분을 점검하며 콘텐츠 전반의 플레이 경험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글로벌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반등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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