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시각장애인협회, 게임 업계 전반에 ‘접근성 의무화’ 촉구
2026.05.28 11:50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게임산업이 점차 성장하는 가운데, 영국 왕립시각장애인협회(이하 RNIB)가 게임 접근성에 대한 법적 프레임워크 백서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백서는 전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 속에서 시각 장애를 가진 이용자들이 겪는 진입 장벽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됐다. RNIB는 현 게임업계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아 많은 이용자가 온전한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호나 능력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부재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백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현행 법률은 게임 접근성을 포괄적으로 보장하기에 명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의 평등법은 게임을 재화가 아닌 서비스로 분류할 수 있을 때에만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부과할 수 있어 법적 해석이 모호하다. 유럽연합의 접근성법 역시 상호 소통 기능이 핵심인 일부 게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미국은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법을 통해 게임 내 채팅 시스템 등의 접근성을 강제하고 있으나, 이 역시 핵심 플레이 자체를 통제하지는 못해 온전한 접근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RNIB는 효과적인 규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기준 정립을 필수 과제로 손꼽았다. 아울러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분야의 특수성도 반영할 수 있는 규제 설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게임업계 및 유관 단체를 대상으로 한 권고를 통해, 법적 보장과 인식 확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기도 했다.
일례로 상용 게임 엔진 및 미들웨어에 음성 변환, 화면 확대, 오디오 신호 등 접근성 편의 기능을 기본 도구로 내장할 경우 제작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음이 언급됐다. 세제 혜택이나 공공 기금 지원 조건에 접근성 기준을 연계하는 방식도 현장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음도 강조됐다. 궁극적으로는 장애인 당사자를 초기 기획 및 테스트 단계부터 직접 참여시키는 사용자 중심 설계가 보편화되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한편, RNIB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각장애인 및 저시력자들도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 하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임시방편이나 타인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다수의 게임이 기본적인 기능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며, “업계 전반에 걸쳐 접근성을 보장하는 일관적이고 강제력 있는 표준이 부재한 실정”이라며 시각장애 게이머를 위한 다양한 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