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가 약 10년 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에 새로운 확장팩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많은 유저들이 놀람과 기대를 표했다. 비록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초기 신뢰를 잃었지만, CD 프로젝트 레드는 ‘위쳐’ 시리즈로 탄탄한 개발력을 입증했고,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로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한 저력을 보여준 개발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25일(현지 시간) 게임스컴 2026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 위쳐 3 리마스터를 깜짝 발표해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새로운 이야기를 다루는 송즈 오브 더 패스트는 '레텐'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게롤트의 절친한 친구이자 음악가 단델라이온의 고향다. 이곳에서 게롤트는 단델라이온의 가족과 만나 가문의 비밀을 파헤친다.
게임메카는 게임스컴 2026 현장에서 위쳐 3 확장팩 ‘송즈 오브 더 패스트’를 공동 개발 중인 풀스 씨어리(Fool’s ThEO:ry)’ 야쿱 로코쉬 디렉터 겸 CEO와 CD 프로젝트 레드 디스피나 아네타키 시니어 퀘스트 디자이너와 만나 확장팩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Q. 위쳐 3 '블러드 앤드 와인' 확장팩에서 만족할 만한 엔딩을 선보였다. '송즈 오브 더 패스트'를 다시 개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야쿱 CEO: 게롤트가 은퇴를 하긴 했지만, 가장 친한 친구(단델라이온)가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하는데 거절할 수는 없다. 친구라면 응해야 한다. 그게 핵심 이유 중 하나였다. 사실 진짜 개발을 결정하게 된 건, 우리가 항상 단델라이온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롤트와의 관계에서 그가 어떤 존재인지, 또 그의 뿌리는 어디인지 말이다.사실 이 이야기는 11년 전 CD 프로젝트 레드에서 처음 구상했던 것이다. 초기 퀘스트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던 디스피나가 CD 프로젝트 레드 필립 웨버 내러티브 디렉터, 풀스 씨어리 올라 모티카 프린시플 라이터와 함께 작업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CD 프로젝트 레드는 집중해야 할 다른 프로젝트가 있어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풀스 씨어리 역시 더 성장해야 했다. 리마스터를 통해 레텐(Letten)의 비전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개발사 이그소프트도 합류해야 했다. 모든 조건이 딱 맞아떨어져야 했다. 그러다 송즈 오브 더 패스트를 작업할 기회가 주어져 바로 착수했다. 크리에이티브 총괄을 맡은 후 CD 프로젝트 레드 직원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스토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가장 큰 이유는 본편에서는 단델라이온의 과거를 깊이 다룰 공간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들이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맞다, 단델라이온은 정말 멋진 캐릭터다. 책에서도 항상 게롤트의 친구로 나오고, 우리는 그 점을 존중하며 드러내고 싶었다. 필립 웨버와 올라 모티카가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했을 때, 위쳐 3의 팬으로서 그 스토리를 구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즐거웠다. 이후에는 풀스 씨어리가 넘겨 받아 작업했다. 지금 이렇게 송즈 오브 더 패스트가 구현된 건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에게 시작으로 돌아오게 해준 멋진 순간이다.
야쿱 CEO: 송즈 오브 더 패스트 초기 작가 중 한 명인 울라 모티카는 지금 풀스 씨어리 수석 작가로 일하면서, 내러티브 리드와 긴밀히 작업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내러티브 팀이 CD 프로젝트 레드 스토리 부사장인 마르친 블라하의 총괄 하에 이번 확장팩을 개발했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한 마디로 이번 작품은 완전히 새로운 모험이자, 그동안 들려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Q. 단델라이온은 항상 게롤트와 붙어다녔다. 왜 하필 지금 그를 전면으로 내세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가?
야쿱 CEO: 이전에는 잃어버린 딸 시리를 찾는 게롤트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후 나온 확장팩 2개는 본편에서 겪은 모험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주는 이야기였다. 지금 구현하려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려면, 게롤트가 은퇴하고 정착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흘러야 했다.핵심적인 이유는 단델라이온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풀어낼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블러드 앤드 와인'이나 본편에서 단델라이온을 퀘스트 2~3개 정도로 소비할 수는 없었다.그 인물 전체를 다루는 하나의 완전한 확장팩을 만들고 싶었다. 그만큼 그가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맞다. 이야기를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항상 좋은 아이디어가 수없이 쏟아진다. 그 아이디어를 '하츠 오브 스톤', '블러드 앤드 와인' 같은 확장팩으로 구현해 냈고, 이번에는 이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가 생겨 그 기회를 잡은 것이다. 수백 가지 이상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존재하며, 어떤 아이디어들은 나중에 떠오르기도 한다. 이들은 '위쳐' 사가를 이어가고 풍성하게 만들 또 하나의 기회다.
Q. 위쳐 3로 다시 돌아오게 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감상이 있다면 부탁한다.
야쿱 CEO: 다시 게롤트의 모험을 작업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정이다. '위쳐 2'와 '위쳐 3'부터 위쳐 관련 작업을 해왔고, 이후 회사를 차리기 위해 떠났었다. 디스피나가 말했듯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와 게롤트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더 전달하려 시도하는 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원을 완성하는 순간과도 같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위쳐 3' 팬으로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면접을 볼 때도 '위쳐 3'의 열렬한 팬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위쳐 3 차세대 버전 작업을 하게 되었을 때 정말 기뻤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송즈 오브 더 패스트에 참여해 기획자이자 스토리텔러로서 이야기를 전할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멋지다. 대단한 영광이다.
Q. DLC가 위쳐 4와 위쳐 3를 잇는 교두보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많다. 그런데 타이틀명은 과거를 내세운다. 제목 '송즈 오브 더 패스트'의 의미가 궁금하다.
야쿱 CEO: 스포일러를 너무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단델라이온과 그의 고향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단델라이온의 과거뿐 아니라, 우리가 새롭게 준비한 지역인 레텐의 과거까지 아주 깊이 다루게 될 것이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다만 한 가지 바로잡고 싶은 부분이 있다. 내부 용어 정의상 DLC는 무료 콘텐츠고, 확장팩은 유료 콘텐츠다. 우리는 송즈 오브 더 패스트가 유료 확장팩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분량이나 수록된 콘텐츠 면에서도 DLC보다 훨씬 더 크다. '하츠 오브 스톤'이나 '블러드 앤드 와인'과 동급을 기대해도 좋다.
Q. 풀스 씨어리는 디 쏘마터지'나 위쳐 리메이크 같은 타이틀에서 CD 프로젝트 레드와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스튜디오다. 이번 협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혹은 반대로 새로운 시각을 얻는 등 다른 개발진과 함께 작업하면서 얻은 장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여느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항상 어려움은 존재한다.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내는 작업 특성상 내부적으로도 늘 그렇다. 중요한 점은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리 자신과 플레이어를 위한 위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풀스 씨어리는 야쿱 대표를 비롯해 '위쳐 3' 베테랑으로 가득 찬 회사다. '위쳐 2'와 '위쳐 3'를 만들어본 사람들이라 IP를 잘 이해하고 있고, 우리의 기획 철학도 깊이 파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확장팩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것이라 완벽히 신뢰하며 함께 협력하고 있다.
야쿱 CEO: 맞다. 게다가 CD 프로젝트 레드는 우리가 하는 모든 작업에 대해 크리에이티브 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마르친 블라하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해 CD 프로젝트 레드 IP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내 관점에서 어려운 점은 또 다른 개발사인 이그소프트와 함께 리마스터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리마스터 없이 이번 확장팩도 불가능했다. 레텐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야심 찬 요소가 있었고, 리마스터를 통한 수정 작업이나 게롤트의 무기인 사슬을 도입할 수 있게 해준 전투 시스템 개선 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풀스 씨어리, 이그소프트, CD 프로젝트 레드라는 세 회사가 하나가 아니라 제품 두 개를 동시에 완성하는 과정은 지금까지 지휘해 본 가장 복잡한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적으로 잘 해냈다.풀스 씨어리는 코로나 이후 시대에 보기 드문 100% 재택근무 회사다. 현실 세계 모든 상호작용 매커니즘을 온라인 및 원격 근무 환경으로 옮겨오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파이프라인, 정보 유통, 프로덕션 체계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이 이번 협업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었다. 표준적이지 않은 환경에서의 협업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고, 좋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이해 가능한 소통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Q. 본편에는 없는 사슬 액션이 추가됐다. 확장팩에 이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혹시 이 사슬이 적의 모든 방어 기믹을 완전히 무력화해 버리는 건 아닌지도 궁금하다.
야쿱 CEO: 사슬은 모든 방어 기믹을 해결해 주는 만능 치트키 같은 건 절대 아니다. 사실 체인은 위쳐 1 트레일러에 처음 등장했었다. 원작 소설에도 나오고, 설정에도 존재한다. 위쳐 1 트레일러에서 게롤트가 스트리가와 싸울 때 사슬을 사용한다. 항상 이를 구현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감당할 수 없는 장애물이 있었다.하지만 앞서 말했듯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그소프트가 리마스터 작업을 시작하면서 전투 시스템을 수정할 수 있게 됐고, 마침내 사슬을 구현해 게롤트에게 최종 무기를 쥐어줄 수 있었다. 사슬은 매우 뛰어난 군중 제어 도구로, 본편을 다시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우리는 사슬이 신선한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본편에서는 석궁이 있었는데, 석궁에 익숙한 복귀 유저에게 사슬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제공헤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Q. 송즈 오브 더 패스트는 레텐 지역의 과거와 단델라이온 가문의 역사를 탐구한다. 확장팩이 전하려는 전반적인 주제는 무엇인가? 개발 과정에서 어떤 핵심 요소에 집중했나?
야쿱 CEO: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서 오는 '향수'라고 말하고 싶다. 게롤트의 고향이 아니라 단델라이온의 고향이다. 단델라이온은 게롤트의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그가 직면하는 난관들을 최고 친한 친구인 당신(게롤트)이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늘 '그동안 로맨스를 다뤘으니 이제는 브로맨스를 다룰 차례'라고 말하곤 한다. 바로 친구가 시련을 극복하도록 돕는 이야기, 이것이 우리가 목표로 한 지점이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이번 이야기는 르다니아 북동쪽에 위치한 목가적인 지역 레텐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은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확장팩을 플레이하다 보면 그곳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어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역시 '가족'에 대한 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방식과 관점으로 풀어낸다. 게롤트와 그의 딸 시리의 이야기를 다룬 '위쳐 3' 본편의 주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도, 이번에는 게롤트와 그의 친구 단델라이온, 그의 가족과 갈등, 과거를 다룬다. 본편 테마를 유지하되 이를 재해석하고 변주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야쿱 CEO: 작은 퀘스트 하나를 설계할 때도 스스로에게 "이 순간 플레이어가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라고 묻는다. 이 감정이야말로 위쳐 프랜차이즈의 모든 이야기에서 가장 바탕이 된다. 질문은 항상 두 가지다. "왜?" 즉,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로, 예를 들자면 왜 캐릭터가 특정 의상을 입고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다른 하나는 "플레이어가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다. 여기에 제대로 답을 내릴 때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코드와 그래픽 덩어리로 이루어진 평면적인 NPC가 아니라, 과거와 감정, 원한, 가족 관계를 가진 진짜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주제의식의 일관성도 굉장히 중요하다. 송즈 오브 더 패스트는 아예 새로운 게임이 아니라 '위쳐 3'의 일부이자 게롤트 이야기의 연장선이므로, '전체적인 테마와 결이 맞아떨어져야겠다. 이러한 요소는 풀스 씨어리와 CD 프로젝트 레드 모두가 내러티브를 설계할 때 항상 염두에 두는 부분이다.
Q. 많은 유저들이 사랑하는 궨트에 새로운 카드가 추가된다는 루머가 있다. 새로운 궨트 카드 세트인가 신규 궨트 카드인가?
야쿱 CEO: 새로운 궨트 카드가 추가된다. 사실 조금 전 라이브로 진행되는 레드 스트림에서 이야기했었다. 카드 20장이 추가된다. 신규 카드 중 4장은 온라인에서 확인힐 수 있다. 궨트를 열렬히 사랑하는 팬층이 두텁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왜 하필 지금이어야 했는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기존 시스템은 신규 카드를 추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게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는 새로운 확장팩을 만들며 카드를 추가하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그소프트가 참여해 우리를 위한 새로운 모딩 툴을 개발해 줘야 했고, 그 툴로 본편을 모딩해 신규 카드를 추가할 수 있었다. 궨트 모딩 툴은 몇 주 내로 공개될 예정이므로, 플레이어도 모딩을 통해 직접 나만의 궨트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Q. 끝으로 송즈 오브 더 패스트를 기다리는 한국의 위쳐 팬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야쿱 CEO: 우리가 준비한 이야기를 한국 팬들이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오리지널 '위쳐 3' 제작자 중 한 명으로서, 게롤트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 한국에도 이렇게 수많은 팬을 두게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겸허해지고 정말 기쁘다. 대단한 성과다. 과거에 만들었고, 지금 다시 한번 만들어가고 있는 작업물이 이토록 큰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좋다.게임이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주고 고민을 덜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 이것이 우리와 CD 프로젝트 레드가 공유하는 철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게롤트는 언제나 여러분에게 그러한 감정을 선사하기에 최고의 인물이었다.
디스피나 퀘스트 디자이너: 이렇게 열정적인 팬들이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한국 팬들의 열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