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첫 온라인 TCG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하 하스스톤)’이 PAX 이스트 2013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고 꽁꽁 숨어 있던 이 신작은 등장과 동시에 시연 버전을 공개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출품된 ‘하스스톤’의 시연 버전은 매치메이킹을 중심으로 한 ‘대전 모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직업 9종과 영웅 9명이 등장해 다채로운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게임메카는 PAX 이스트 2013에 등장한 ‘하스스톤’의 시연 버전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임을 잡자마자 바로 오는 느낌은 꽤 치는 맛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터치 방식으로 조작하는 아이패드 버전의 경우, 카드를 손가락으로 집어 직접 밀어 치는 조작이 시원스러운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에 공격을 가할 때마다 구현되는 시각, 청각 효과와 각 유닛들의 대사가 몰입도를 높였다.
블리자드는 ‘하스스톤’을 발표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나,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을 콘셉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하스스톤’은 초보자들도 연습 및 실전을 통해 몇 판 정도 대결을 펼치면 룰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명료한 룰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바로 그 안에 짜임새 있는 전략 요소가 숨어 있다. 어떠한 카드를 언제 꺼내느냐에 따라 불리한 상황에서 일말역전도 가능한 세밀한 전술이 ‘하스스톤’에 반영되어 있다.
한정된 마나를 바탕으로 최선의 카드를 선택하라!
‘하스스톤’의 플레이는 직업과 영웅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번 시연 버전에는 총 9종의 직업과 그를 대표하는 영웅 9종이 공개됐다. 어떠한 직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급되는 기본 덱 및 특수 기술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각 영웅은 게임 내에서 자원처럼 사용되는 ‘마나’를 소모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부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워리어’의 영웅인 ‘가로쉬 헬스크림’은 방어력을 2포인트 상승시키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 드루이드와 워록의 싸움!
▲ 각 영웅은 고유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기술의 종류는 영웅의 수만큼 매우 다양하다. 체력을 회복하거나,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 특수 효과를 발휘하는 토템을 소환하는 것 등 다채로운 스킬이 자리해 있다. 또한 각 기술은 영웅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가령 게임 내 직업 중 하나인 ‘프리스트’의 기술은 체력을 2포인트 회복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영웅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 사람 고심하고 있군, 상대와의 대결에 몰입된다
본 게임에 돌입하면 카드를 먼저 낼 순서를 정한 뒤, 가장 처음 주어진 카드 중 버릴 것을 선택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하스스톤’은 카드를 한 장 낼 때마다 일정량의 마나를 소모하며, 마나의 양은 턴이 넘어올 때마다 한 칸씩 증가한다. 또한 각 카드의 마나 소모량은 각기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즉, 마나가 1포인트밖에 없는 시작 구간에는 많은 양의 마나를 요구하는 카드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 이러한 카드를 버림으로써 보다 여유 있는 출발을 노리고자 하는 것이다.
▲ 처음 시작할 때 받은 4장의 카드 중 당장은 필요 없는 하나를 돌려보내고 새로 받을 수 있다
‘하스스톤’의 룰은 간단하다. 총 30장의 카드를 본인의 마나량에 맞춰 적절히 카드를 활용해, 상대의 영웅의 HP를 먼저 소진시키는 쪽이 승리한다. 특히 각 카드의 액션이 시각, 청각적으로 확실하게 표현되어 있어 상대와 겨루는 중이라는 느낌이 실감나게 전해져 온다.
▲ 열심히, 조금씩 피해를 입히다 보면
▲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상대가 다음 전술을 준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카드를 옮겨 다니는 모습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제시되는 대사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 대전의 맛을 살린다. 특히 카드를 고르는 시간이 너무 지연되면 보드 중앙에 배치된 밧줄이 타 들어가며 여유가 없음을 알린다. 이러한 점은 플레이어 본인의 전략이 잘 먹혀 들거나, 승리했을 때의 쾌감을 상승시킨다.
▲ 채팅을 심리전의 도구로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카드를 집어 보드 위에 올려놓는 움직임을 최대한 반영한 조작은 게임의 타격감을 높인다. 보통 카드를 클릭해 제시하는 기존 TCG와 달리 ‘하스스톤’의 카드들은 PC 버전의 경우 마우스로 집어 보드 위에 밀어 넣는 조작을 이용한다. 그러면 카드의 모양이 종류 및 기능에 따라 모양이 변환되며 안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조작은 실제로 테이블 위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는듯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방어와 즉시공격! 다양한 카드를 조합해 승리를 쟁취하라
TCG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를 위한 기능도 잘 반영되어 있다. 플레이어의 마나 보유량 한도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초록색으로 표시해주거나, 카드의 공격 방향을 붉은 화살표로 제시해 엉뚱한 곳에 카드를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또한 화면 좌측에 게임 내에서 이뤄진 활동의 히스토리가 제시되어 본인과 상대의 전술을 실시간으로 복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게임이 낯설어서 혹은 한 번도 카드 게임을 즐겨보지 않은 유저들도 부담 없이 시작하기 적당하다.
▲ 마나 보유량에 한해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 공격 경로가 붉은 화살표로 표시된다
그러나 ‘하스스톤’의 마스터가 되는 길은 시작만큼 녹록하지 않다. 종류도 쓰임새도, 사용 효과도 제각기인 카드의 특성을 모두 분석해 매 턴마다 최선의 카드를 내놓아야 승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하스스톤’의 통상 플레이 타임은 10분에서 15분 사이로 빠른 시간 안에 최고의 답을 내놓아 신속하게 승리를 챙기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속도감 있는 전개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해서는 적재적시에 필요한 카드가 등장하거나, 손에 쥐고 있는 카드를 짜임새 있게 조합해 효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 체력이 1포인트밖에 안 남은 긴박한 순간...바통을 이어받고 등장한 새로운 영웅
▲ 강력한 화력을 앞세워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하고
▲ 승리를 쟁취했다
각 카드의 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영웅을 지키는 탱커형 카드가 있는 반면, 내려놓는 순간 즉시 공격이 가능한 종류도 있다. 한 명의 적에게 집중적으로 큰 대미지를 입히는 유닛이 있는가 하면, 다수의 적에게 동시 피해를 입히는 것도 존재한다. 또한 각 카드의 체력과 공격력을 감안해 최대의 이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꾀해야 한다. 가령, 체력이 낮지만 공격력이 높고 마나 소모량이 많은 카드를 약한 공격력에 적은 마나를 소모하는 카드로 잡으면 이득을 보는 방식이다.
▲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힐러형 카드
▲ 광역 대미지를 주는 종류도 등장한다
이처럼 각 카드가 맞물리는 접점이 게임 내에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상대와의 수 싸움에 대한 즐거움이 늘어난다. 즉, ‘카드로 상대와 대전한다’를 모토로 한 ‘하스스톤’은 카드 게임으로서의 기본적인 게임성은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관건은 ‘콜렉터블 카드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카드 수집’에 대한 재미를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카드 팩’ 이외에도 제작, 제련소 등을 통해 나만의 카드를 모으는 쾌감을 주겠다는 블리자드의 기획이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