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스트라이커 신규 직업 3종 플레이 영상
‘던전스트라이크(이하 던스)’가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딱 일주일이 됐다. 평일 저녁과 주말, PC 앞에 앉아 어떤 게임을 해볼까라고 꼼지락거리다 미드만 연타석으로 감상하던 기자에게 ‘던스’는 석가 탄신일 연휴를 맞아 부처님이 자비를 베푸신 기회였다고 할까?
3일 연휴를 내리 ‘던스’에 집착했던 관계로 50레벨 중반에 4대 던전까지 모두 섭렵했다. 일주일 사이 연휴 버프에 특별히 타 온라인게임이 등장하지 않은 탓인지 ‘던스’가 PC방 전체 게임 순위 8위, 액션 RPG 순위 1위까지 차지했으니, 가히 ‘던스’가 마케팅 슬로건으로 내세운 모든 액션 올 스탑이 통했다고 할만하다.
▲ 간단한 시스템과 호쾌한 전투가 매력적이다
‘던스’를 직접 플레이해본 바 이 같은 성적은 단순히 외부적인 요인뿐만은 아니다. 수차례의 테스트로 피드백을 수집한 개발사 아이덴티티와 서비스사 한게임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소개팅 자리에서 인상 깊은 외모의 상대를 만나 대시 하고 봤더니, 양다리였다던가 성격이 4차원이라던가 등의 돌발 상황과는 달리 SD 캐릭터의 재기 발랄한 캐릭터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이끈 ‘던스’는 게임성 역시 겉모습 못지않게 호감을 느낄 요소들이 충분하다.
물론, 아쉬운 요소와 부족한 면도 당연히 존재한다. 구구절절 모든 장단점을 열거하기보다는 딱 4가지 포인트로 짚고자 한다. 이왕 ‘던스’를 이야기하는 것이니 게임 스토리의 중요한 요소인 네 가지 소울 크리스탈로 구색을 갖춰 살펴보자.
본격적인 게임 리뷰에 들어가기 전 ‘던스’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언급하자면 빛의 네 종족과 마족 사이에서 소울 크리스탈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게 되는 것으로, 우리(게이머들)는 과거 신수 전쟁이라 불리는 신들의 전쟁 이후 네 개의 소울 크리스탈을 지키며 평화롭게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 마족들이 이 소울 크리스탈을 악용하려고 침공했고, 용사단에 속한 우리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 게임 진행의 핵심이 되는 네 가지 소울 크리스탈
네 개의 소울 크리스탈은 용기, 민첩, 지식, 신념을 상징하며 각각 인간, 발토르, 엘프, 드워프가 한 개씩 보관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게임 진행에 그대로 반영되어 게이머는 각 종족의 지역으로 이동하여 사건을 해결하고 크리스탈을 되찾게 된다.
자,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아봤으니 소울 크리스탈에 비유하여 ‘던스’를 살펴보자. 앞서 언급했듯 소울 크리스탈에는 용기, 민첩, 지식, 신념이 있다. 이 네 개의 소울 크리스탈을 각각 시스템(콘텐츠), 게임 플레이, 사운드, 총평으로 구성했다.
용기의 크리스탈,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개발사의 용기에 하이파이브를!
‘던스’는 전통적인 핵앤슬래시 방식인 간편한 조작에 화끈한 액션으로 몹몰이 사냥을 지향한다. 기본적으로 던전 중심의 퀘스트, 제작과 강화, 업적, 전직 시스템으로 간소하다. 이중 ‘던스’의 핵심 시스템은 전직인데, 전직은 스킬 계승과 연계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시스템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3’에서 보여준 전직 시스템으로, 타 직업의 스킬을 제한적으로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 20레벨에 동일 직업군 전직, 45레벨에 전 직업 전직이 가능한데, 모든 스킬은 독립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직업의 스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 45레벨 이상이되면 모든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워리어 직업군 버서커는 일도양단 버서커나 아케인 버서커가 인기다. 일도양단 버서커는 자신의 고유 스킬인 일도양단이 주력이 되는데, 이 스킬을 사용할 때 모으기라는 자세 때문에 지연 시간이 존재하는데 타 직업들의 모으기 감소 패시브 스킬을 계승하여 즉시 시전에 가까운 일도양단을 적에게 퍼부을 수 있다. 아케인 버서커는 위저드의 아케인 스킬을 활용하는 것으로, 분노해방 상태에서 블러드러스트라는 기술을 사용하면 마나가 소모되지 않는 점을 활용해 마법을 난사하여 지속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버서커다.
이러한 스킬 계승은 한 두 가지 직업 스킬이 아닌 버서커를 기본으로 클레릭, 위자드, 캐논블레이저 등 세 가지 이상의 직업에서 스킬을 가져다 쓰기 때문에 대부분 직업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스템으로 인한 단점이 있다. ‘디아블로3’의 용기의 대천사 임페리우스가 ‘이게 다 네 탓이다. 티리엘’이라고 외치듯 하나의 캐릭터로 전 직업을 플레이할 수 있는 탓에 파티플레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퀘스트와 던전을 완료하기까지 파티 플레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싱글 플레이만으로도 모든 걸 진행할 수 있는데 이는 파티원을 보호하거나 보조해주는 역할이 축소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분명 파티 플레이를 하면 아이템 드랍율이 상승하기는 한데, 보스의 체력도 덩달아 상승!
‘던스’의 파티 플레이는 적들이 더 강력해짐과 동시에 아이템 드랍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지만, 보스전에서 파티플레이가 싱글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돼, 이제는 빠르게 혼자 반복 파밍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 핵앤슬래시 액션 RPG에 파티가 뭐 그리 중요할까?’라고 반문하는 게이머도 있겠지만, ‘던스’ 역시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전직과 스킬 계승을 활용한 효율적인(?) 아이템 파밍에 있다. 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개발사에서 누구나 쉽게 액션 플레이를 즐기고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혼자서 반복할 수 있는 플레이는 순식간에 타올라 수그러드는 성냥불과 같이 초반에는 몰입할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종국에는 지루함을 느낄 위험이 크다.
반대로 높은 난이도의 과제를 게이머들에게 던지고 파티플레이를 유도하여 이를 풀어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한다면 불의 세기를 잘 조절하여 장기간 붙잡아 둘 수 있지만, 게임 플레이의 피로감이 커질 우려가 있다.
쉽게 하자니 지루해지고, 어렵게 하자니 피로감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은 개발사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딜레마다. 애초 ‘던스’의 개발 방향을 '누구나 쉽게 즐기는 게임'이라고 한 만큼 적절한 밸런스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다.
민첩의 크리스탈, 쉽고 빠르게 던전을 휩쓰는 미칠듯한 속도감의 게임 플레이
앞에서 ‘던스’의 시스템을 살펴봤다면, 이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게임 플레이를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한 조작 방식은 일반 액션 RPG와 같다. 스킬을 조합하여 버튼 하나 혹은 연타로 기술을 사용하는 부분은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자주 사용해온 방식이라 게임 좀 해본 유저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그리고, 스킬 계승이나 조합으로 스킬을 연타하여 후속 스킬을 발동시켜 조작하는 재미가 뛰어나다.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몹몰이 사냥을 할 것인지 단일 대상에 막대한 대미지를 입힐 것인지 결정하고, 적절하게 스킬을 조합한 후 던전을 훑어나가면 된다.
던전 자체가 복잡한 구조도 아닐뿐더러, 몹의 스폰 장소가 달라져 지루하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버프 아이템을 곳곳에 배치하여 전투에 속도가 붙고 이에 몰입도가 높아진다. 베고, 찌르고, 모으고, 날려버리는 등의 ‘던스’ 액션은 핵앤슬래시의 특징인 몰이 사냥에 충실하다.
▲ 쓸고 또 쓸고 모으고 쓸고, 자신만의 스킬을 조합해서 화끈한 몰이 사냥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본적인 이동과 일반 공격이다. 게이머들은 조작 방식에서 저작권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되려 익숙한 조작 방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던스’의 조작법은 ‘던전앤파이터’와 유사한데 이보다 비슷한 ‘디아블로3’ 같은 조작 방식도 지원했다면 보다 ‘던전앤파이터’와 ‘디아블로3’를 경험했던 게이머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피파온라인3’가 미세한 컨트롤에 따라 골을 넣느냐 먹히느냐가 판가름나는 만큼 기존 게이머들을 배려하여 전작 ‘피파온라인2’ 기본과 NEW 조작법을 지원했듯이 말이다.
일반 공격(평타)이 스킬 재사용시간을 보완하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닌 SP 수급을 위한 용도로도 쓰이기에 이동과 공격 둘 다 가능하도록 단축키 지정만이라도 지원한다면 좋겠다.
신념의 크리스탈, ‘옥에 티’가 될 것 같은 던스 음악
‘던스’의 게임 음악은 어떨까? 우선 음악을 배경음과 효과음으로 구분한다면, 던스의 효과음은 상황 묘사에 적절한 수준이다. 뛰어난 타격감은 효과음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전투에서 맞고, 피하고, 때리는 상황을 얼마나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지는 그래픽 효과만큼 중요하다. 설마 괴물을 향해 칼을 휘둘렀는데 ‘둥둥’ 북 치는 소리가 나기를 바라거나 상상하는 사람이 있을까? ‘던스’의 효과음은 정말 훌륭하다는 아니더라도 타격감을 충분히 뒷받침해준다.
▲ 시나리오 최종보스 '고귀한자 베른슈타인', 두근두근 웅장한 배경음을 기대했지만..
반면, 배경음이 아쉽다. 반복되는 음악은 상호작용과 주의집중에 도움이 되는데, 버그인지 의도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던스’의 배경음은 뚝뚝 끊긴다. 이젠 골동품이 된 늘어진 카세트테이프의 음악을 듣는 것처럼 음악이 나오다가 갑자기 고요해지는 때도 있고, 배경음 자체가 밋밋한 곳도 있다. 처음부터 배경음이 들리지 않는다면 모를까 음악이 도중에 중단되는 부분은 자꾸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보스전이 그런데 동기부여와 집중력이 필요한 전투인 만큼 개발사에서 좀 더 공들여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식의 크리스탈, 던스 가능성 충분! 앞으로가 더 궁금한 게임
‘던스’는 액션 RPG가 낯설거나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사로잡을 매력도 충분하고, 기존의 액션 RPG를 좋아하거나 경험이 있는 게이머에게도 신선하게 느껴진다. 나아가서 캐시 아이템이나 아이템 강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덜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합심하여 제공하고 있다.
다만,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문제 해결은 여전히 남아있다. 어떻게 보면 서버 불안정은 오히려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다. 시간과 문제 원인만 찾는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온라인게임의 고질적인 문제 ‘콘텐츠 소모’가 중요한 문제로 남는다. 22일 시련의 탑을 업데이트한 ‘던스’는 알려진 버그 수정과 함께 신규 직업 추가에 대한 게이머 설문도 진행 중이다.
▲ 이런게 진짜 도전과제지! 워리어 솔로 플레이로 베른슈타인을 평타로 쓰러뜨리기, 보상은 관통 100 증가 '검성' 칭호
그러나 시련의 탑은 이전까지 최종 던전이었던 악몽 던전의 상위 개념으로 신규 아이템 추가와 난이도가 상향된 디펜스 방식의 던전일 뿐 특별한 점이 없다. 만약 앞으로도 던전만 지속해서 집어넣는다면 개발사에게는 부담만 되고 게이머들은 싫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때문에 온라이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인 콘테츠 수급이 던스에게도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다.
‘던스’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스템을 시도하는 만큼, 다른 게임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콘텐츠 또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