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스 신규 직업 3종 플레이 영상
지난 5월 15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스트라이커(이하 던스)’가 이틀 만에 PC방 액션 RPG 1위, 전체게임순위 8위를 달성했고, 동시 접속자 7만 명을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2월 ‘크리티카’의 인기에 힘입어 성공 가도에 올라선 한게임은 ‘던스’로 가속이 붙은 모양새다. 하지만 2주 만에 ‘던스’의 빠른 콘텐츠 소모에 대한 문제가 유저들 사이에서 조금씩 불거져 나왔고, ‘던스’는 이에 맞춰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5월 25일 신규 아이템 추가를 시작으로 5일 간격으로 시련의 탑과 화룡의 탑을 업데이트했다. 이 두 개의 탑은 각각 특색 있는 콘셉으로 기획된 것으로, 기존의 던전과는 확실히 차별성을 두고 있다. 여기에 유저 투표로 선정된 신규 직업 ‘워록’까지 추가해 보다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던스’의 이러한 대응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왕성하게 콘텐츠를 소화하는 유저를 따라가기엔 아직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다. 기본적인 게임성은 공개 서비스 결과로 확인했으니, 탄탄한 콘텐츠만 뒷받침 된다면야 롱런 가능성도 크다. 지금까지 ‘던스’를 어떻게 준비했고 앞으로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던스’의 개발자 김태연 기획팀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 던전스트라이커 김태연 기획팀장
남달랐던 던스의 출산 과정, 그렇기에 더욱 애착이…
영어 학원이 최우선인 지금과 비교하면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중반은 한창 컴퓨터 학원이 인기였다. 당시 미래 산업의 역군(?)으로 키우고자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이 컴퓨터 학원에 보내기 일쑤였다. 김태연 팀장 역시 다를 바 없었다. 그가 게임 개발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이 당시의 영향이 무척이나 컸다. 그는 컴퓨터 학원 세대로 애플2 베이직을 배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시 컴퓨터 학원에 다니던 아이들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움과 동시에 너구리나 페르시아 왕자 같은 게임에 심취해 있었다.
그는 컴퓨터 게임에 흥미를 느꼈고, 직접 만들어보면서 마음을 굳혔다고. 특히 친구들과 함께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과 그것이 실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좋았다며 자신이 느낀 게임 개발의 재미를 설명했다. 개발에는 여러 분야가 있고, 그는 다방면에 관심을 뒀는데,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에 입문하면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기획을 맡게 됐다. 우연이랄까 필연이랄까 뜻을 함께한 그 당시 친구들과 ‘던스’까지 개발했다고 하니 천상 개발자가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던스’는 애초부터 의도한 게임이 아니었다. 아이덴티티게임즈 내부의 게임 개발은 3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신규 프로젝트팀의 창의적인 활동에서 비롯된다. 김 팀장 역시 친구들과 한 팀을 이루고 있었고, ‘파르페스테이션’이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비공개 테스트를 거쳐 런칭 후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김 팀장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그대로 묻히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팀원들과 함께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게임으로 다시 만들고자 연구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던스’라고 전했다. 던스는 이렇게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즐기는 캐주얼 대전격투게임 ‘파르페스테이션’을 모태로 개발자들이 각자 재미있게 즐긴 게임의 요소를 주입하여 모습을 갖추게 됐다.
▲ '던전스트라이커'의 모태가 된 '파르페스테이션' 캐릭터 컨셉아트
콘텐츠 추가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서비스가 최우선
‘던스’는 앞의 탄생 배경을 통해 작년 4월 첫 모습을 드러냈다. SD 캐릭터의 귀엽고 깜찍한 비주얼에 빠르고 화끈한 액션성이 더해진 핵앤슬래시 방식으로 게이머들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물론 ‘디아블로’나 ‘파이널판타지’ 등 타 게임과의 비슷한 점 역시 화제가 됐다. 좋든 싫든,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그러한 논란을 뒤로하고 1년여 동안 수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던스’만의 특징을 보여줬고 결과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 팀장은 이 결과에 만족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주할 생각이 없다. 많은 유저가 콘텐츠 부족 등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아쉬움을 느꼈다며, 새롭게 ‘던스’를 정비할 계획이다.
사실 시련의 탑과 화룡의 탑은 메인 콘텐츠가 아니다. 김 팀장은 이 두 개의 콘텐츠는 애초 기획된 부분으로 계획에 맞춰 업데이트된 것이다. 시련의 탑은 몹을 쓸어 담는 전투 자체에 초점을 맞춘 던전이며, 화룡의 탑은 반대로 생존을 위한 던전으로 각각 상반되는 콘셉으로 제작됐다. 업데이트 이전의 던전들이 단순히 캐릭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진행했다면, 이번 던전들은 ‘던스’에 익숙해진 유저들과 새로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된 콘텐츠다. 그래서 난이도 또한 그리 어렵지 않다.
▲ 6월 5일 업데이트된 신규 직업 '워록'
김 팀장은 이번 화룡의 업데이트까지 원래 기획대로 진행하고, 이후 업데이트를 새롭게 가져갈 계획이다. 콘텐츠 소모가 빠르게 진행되는 문제점에 대해 그는 애초 기획과 달리 유저들의 높은 수준과 빠른 레벨업으로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던스’는 70레벨에 모든 장비를 착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강력한 캐릭터로 거듭나게끔 설계됐다. 이 상황에 도달하기까지의 주요 성장 구간을 40~50레벨로 잡았지만 유저들은 개발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넘어갔고, 일명 악몽 뺑뺑이(악몽의 던전 반복 플레이)로 단기간에 최고레벨과 장비를 맞춘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분석됐다면, 문제 해결의 과정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김 팀장은 현재 처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콘텐츠만 끼워 넣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자칫 빠른 업데이트로 기존의 아이템 가치가 급락하여 유저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지난 테스트부터 드러났던 서버 불안정 현상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안정적인 서비스부터 구축하겠다고 김 팀장은 전했다. 언 발에 소변을 보듯 임시방편만 생각하진 않기에 ‘던스’ 개발팀에 신뢰가 가는 부분이다.
조금 늦더라도 추가될 콘텐츠는 철저히 검증하여 선보일 계획
이번 업데이트에서 눈여겨 볼 점은 많은 유저들이 신규 직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들의 손에 선택된 신규 직업 ‘워록’이 추가되면서 유저들이 새로운 스킬 조합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김 팀장은 유저들이 느끼는 ‘던스’의 매력이 무엇인지 충분히 숙지했다. 그렇기에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2주를 주기로 신규 직업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남은 신규 직업 드레드노트와 워프리스트가 업데이트되고 나면 여름방학 시점에 새로운 직업인 블레이드 댄서와 미스틱을 추가할 예정이다.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인 던전도 새롭게 준비되고 있다. 현재 단순히 생성만 가능한 길드 시스템 역시 추후 길드 전용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던스’만의 파티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이 던스 파티 시스템은 다양한 직업의 던스에 맞는 역할 분담 파티플레이로 계획되어 있다.
이처럼 준비가 된 것도 있고, 준비 중인 콘텐츠, 개발이 이제 시작된 콘텐츠 등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개발이라는 수레바퀴가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콘텐츠에 목말라하는 유저들의 목을 축이기 위해 대충 만들어 건넬 수는 없다고 전했다. 내부 검증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라는 그는 마셔도 괜찮은 물인지, 시원한 물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좋게 말하면 철저한 검증으로 완성도 높은 콘텐츠 제공이지만, 유저들에게는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의지는 확고했으며,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내부적인 검증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팀 내부에 자신보다도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팀장을 맡게 됐고, 지난 시간을 함께 하며 잘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그는 감사함을 전했다. 김 팀장은 현재 이용 중인 유저들에게도 한마디 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우선 콘텐츠 부족으로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고 전했다. 또, ‘던스’에서 남들보다 더 강해지거나 부자가 되는 것도 좋지만, 소소하게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자신만의 재미를 찾아보길 당부했다.
▲ 철저한 검증을 통해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김태연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