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파만파' 프로모션 영상
‘비설연천사백록, 서소신협의벽원’
‘하늘 가득 휘날리는 눈은 흰사슴을 쏘고, 글을 비웃는 신비한 협객은 푸른 원앙에 기댄다’라는 뜻의 이 한시는 중국 화산의 북봉 바위에 새겨진 것으로 신필이라 불리는 김용 작가의 대표 작품들에서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이다. 김용 작가가 1955년부터 1972년까지 창작한 15개의 무협지는 비호외전, 설산객, 연성결, 천룡팔부, 사조영웅전(영웅문1부), 백마소서풍, 녹정기, 서검은구록, 소오강호, 신조협려(영웅문2부), 협객행(천룡팔부2부), 의천도룡기(영웅문3부), 벽혈검, 원앙도, 그리고 마지막 월녀검이다.
지난 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웹게임 ‘일파만파’는 무협 액션 RPG로, 앞에 소개된 주요 작품들중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조영웅전 3부작과 소오강호, 천룡팔부, 녹정기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각각 한 편의 무협지가 하나의 게임을 만들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다 보니 자칫 인물 간의 관계나 설정들을 억지로 끼워 맞춰 난잡하고 말도 안 되는 게임 구성이 되지 않을까 라고 우려할 수도 있지만, 인물 설정이나 스토리를 단순화 시켜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 되려 무협지 팬이라면 다양한 인물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일반 온라인게임에 버금갈 정도로 완성도를 높였다. 일일히 모든 콘텐츠를 논하면 리뷰 보다는 공략이 될 것 같아 게임 속 정수만 뽑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정통 무협을 기반으로 하는 '일파만파'
자동화 시스템, 좋긴 좋은데..
기본적으로 ‘일파만파’는 게임에서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퀘스트를 수행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먼저,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화면 곳곳에서 번쩍거리는 효과를 보게되어 눈이 핑핑 돌아가는데 호기심에 이것저것 괜히 건드렸다가는 웬만큼 웹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라면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으니 일단 자동 진행을 따라가자.
유저를 이방인이라며 경계하던 NPC들도 차츰 친한 척하면서 이것저것 심부름꾼 부리듯 시키는데 하나씩 따라가며 게임 조작법을 익히면 된다. 퀘스트 내용이나 NPC의 대사를 통해 인물 간의 관계나 현재 상황도 알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텍스트를 읽어보길 권한다.
어느 정도 이렇게 플레이하다 보면 그 동안 학습했던 것들을 스스로 찾아서 조작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이 때 유저들이 종종 헤매게 된다. 자동 전투와 자동 이동에 의존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인데, 튜토리얼 부분을 좀 더 다듬어 따로 떼어내서 나왔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웹게임들이 자동화 시스템을 필수로 가져가는 게 대세인걸 어쩌겠나.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퀘스트 목록 즉, 화면 하단의 임무 아이콘을 눌러 주어진 위치, 대상을 클릭하여 진행하면 된다.
▲ 자동 길찾기에 의존하기 보다는 가끔씩 직접 지도를 펼쳐 찾아가보자
캐릭터 육성에 갖은 정성을 쏟아라
이 게임에서 육성을 한다는 건 단순히 내 캐릭터의 레벨만 올리는 걸 뜻하지 않는다. 함께 동행하는 펫의 일종인 ‘협객’도 관리해야 하고, ‘장비’를 맞추고 ‘무공’도 배워야 한다. 또 탈것인 ‘영물’한테 먹이를 주고 진화도 시켜야 하는 등 할 게 너무 많다. 나쁜 의미의 할 게 많다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키우고 나면 애지중지하게 된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성장은 레벨이지만, 궁극적으로 ‘전투력’을 올려야 한다. 이 전투력을 통해 게임 내 밸런스가 맞춰지는데 보스 사냥부터 PVP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투는 전투력이 얼마나 높은가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전투력은 캐릭터의 능력치인 공격, 방어, 생명, 치명타, 관통 등모든 것을 합산해 수치화한 것이다.
▲ 고수의 기준 '전투력'
그럼 전투력은 어떻게 올려야 할까? ‘절세 무공에 전설 무기를 들면 된다’는 당연한 이야기이고, 착실하게 기본부터 섭렵해 나가야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학습에도 기초가 있듯이 무공과 무기 또한 기초부터 하나씩 구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무기는 처음부터 3종을 사용할 수 있다. 검, 도, 부로 되어 있는데 검은 광역 공격, 도는 단일 공격, 부는 높은 대미지에 특화되어 있다. 각 무기마다 2가지씩 고유 무공이 있고, 해당 무기로 무공을 쓸수록 숙련도가 오른다. 숙련도가 최대치에 다다르면 다음 단계로 레벨업을 할 수 있다.
▲ 신병의 길을 통해 레벨에 맞춰 무기와 방어구를 제작할 수 있다
무기 또한 이와 유사하다. ‘신병의 길’이라는 무기 진화 시스템으로 1단계부터 재료를 모으고 레벨업을 하여 다음 단계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어 그럼 무기는 사냥해서 구하는 게 아니야?’ 맞다. 재료와 게임머니가 기본으로 들어가며 최종 단계에서는 서비스사도 돈을 벌어야 하니 캐시가 소모된다. 어차피 강제는 아닌 선택인 부분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무림지존이 되고 싶은 자, 전투력을 올려라
그럼 전투력은 무기와 무공 말고는 올릴 방법이 없을까? 물론 있다. 전투력을 올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를 통해 캐릭터마다 차별화가 부여되어 흥미롭다. 먼저, 캐릭터 호칭이 있다. 호칭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적용할 수 있으며, 효과는 각종 능력치가 부여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또 탑승물인 영물이 있는데 이 역시 진화를 통해 더 강력한 탈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무협지라면 빠질 수 없는 심법을 배워 전투력 상승을 꾀할 수도 있다.
▲ 심법은 전투력을 올려주며, 내공과 외공, 수진의 3가지로 나뉜다
이외에 함께 다니는 펫인 협객의 날개와 무공, 장비를 상승 시킨 후 합체를 하면 전투력이 ‘껑충’ 뛰어 오른다. 단, 합체는 3분 동안 유지되며, 합체가 풀리면 3분 간 재사용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전투보다는 PVP나 보스를 잡을 때 사용하면 좋다.
▲ '일파만파'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인 '협객'
▲ 객잔의 NPC를 통해 주혼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장착하면 전투력이 올라간다
‘주혼’과 ‘경맥’ 시스템도 전투력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술(?)을 장착하여 전투력을 올리는 ‘주혼’ 시스템은 객잔 메뉴에서 이용할 수 있다. 객잔에 들어가면, NPC를 통해 술을 획득할 수 있고, 이 술을 장착(마시는 게 아니다)하면 전투력이 오르는 방식이다. ‘경맥’은 무협에 등장하는 혈의 경로인데 캐릭터 상태창의 경맥 탭을 누르면 현재 혈도 타통 상황을 알 수 있다. 무협에서는 임독양맥을 타통하면 초절정 고수가 된다고 하는데 ‘일파만파’에는 한발 더 나아가 충맥과 대맥, 음유맥과 양유맥, 음교맥과 양교맥까지 총 8개의 경맥을 타통할 수 있다. 모든 경맥의 혈도를 하나씩 뚫을 때 마다 생명력, 공격력, 방어 등 다양한 속성이 추가되어 전투력이 상승한다.
강호 초행은 빨간색 아이디만 봐도 긴장된다
45레벨까지는 주어진 임무만 꾸준히 완료하면 빠르게 성장 시킬 수 있다. 이후부터는 갖가지 던전과 월드 이벤트, 문파전 등의 새로운 콘텐츠도 함께 병행해야 좀 더 수월하게 육성할 수 있다. 물론 초반에도 던전과 보스전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던전은 무법지대이기 때문에 다른 유저의 암습을 받을 수도 있다. 무분별한 PK는 캐릭터명을 빨갛게 만드는데 이는 일종의 경고성이라 PVP나 PK 경험이 없는 초보들은 주변에 이런 캐릭터만 보여도 긴장되기 마련이다. 왜냐고? 죽으면 소지금을 흘리니까.
땅바닥에 드러눕는 것 보다 떨어진 돈에 눈물이 나기 때문에 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초반에는 안전 지역에서 조작 방법과 전투력 향상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 한가지 팁을 소개하자면, 레벨업, 전투력 상승 등을 좀 더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림 보전이 있다. 이는 일종의 도우미 시스템으로 화면 우측 미니맵에 있는 버튼을 눌러 메뉴 창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하면 된다.
▲ 전투력을 측정하기 좋은 대안탑! 총 100층까지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전투력을 올려 어느 정도 고수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대안탑’에 들어가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대안탑은 총 100층으로 구성된 던전으로 입장하여 매 층마다 일반 적들과 보스를 상대하게 되는데 보통 전투력 2만 정도면 20층 이상까지 돌파할 수 있다.
이곳은 희귀 비급과 아이템을 보스 몬스터로부터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재화를 축적하기에도 좋다. 대안탑뿐만 아니라 모든 던전이 완료 정도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매일 던전 이용을 습관화 해야 한다. 다만, 던전마다 정해진 보상 아이템이 주어지기 보다는 여러 아이템 중 랜덤으로 획득하는 방식이라 특정 아이템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 특정 시간마다 열리는 경기장은 유저들끼리 승부를 겨룬다
던전과 동시에 PVP 경기장도 함께 이용하면 좋다. PVP 경기장은 매일 고정된 시간에 열리며 참여한 유저들과 제한 없이 대전하게 된다. 나 이외에는 모두 적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캐릭터는 일단 찔러보라. 유저들끼리 대결하는 곳인 만큼 자동 전투보다는 수동으로 직접 조작하는 것도 앞으로 겪게 될 PK를 대비하기에 좋다.
일파만파, 무협의 재미 잘 살렸다
무협의 재미는 주인공의 성장과 로맨스 딱 두 가지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거쳐 기연을 만난 주인공이 절세 무공을 얻고 강호에 나가 영웅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독자들은 대리만족과 함께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일파만파’는 이런 무협의 재미를 게임에 잘 녹여 냈다.
특히, 수련이나 폐관 등 접속을 자주 못하는 유저들을 위한 경험치 보상 시스템도 있어 캐릭터의 레벨업은 한층 수월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충분한 재미를 맛 볼 수 있어 여유를 갖고 즐기는 것도 괜찮다.
▲ 접속하지 않아도 일정 시간 동안 수련을 통해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다만, 개인차가 있겠지만 웹게임 특성인 반복적인 플레이에서 단조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적으로 자동 시스템을 이용하기 보다는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수동 플레이도 즐기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