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이 지난 11일,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블리자드의 신작 카드게임 ‘하스스톤’을 소재로 한 ‘하스스톤: 아옳옳옳’이 그 주인공이다. 공개테스트가 시작되며 많은 게이머들이 ‘하스스톤’을 접했지만, 이 게임을 방송으로 보는 것은 아직 생소하다. 그렇다면 ‘하스스톤’은 방송 콘텐츠로서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게임메카는 ‘하스스톤: 아옳옳옳’의 연출, 온게임넷 김진욱 PD를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진욱 PD가 ‘하스스톤’의 방송 콘텐츠로서의 매력으로 꼽은 것은 ‘부담 없는 한판’이다. 김 PD는 “하스스톤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워크래프트’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무거운 장비를 내려놓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맥주 한 잔을 즐기며 카드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다”라며 “마치 여관에 쉬러 온 듯한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방송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 온게임넷 김진욱 PD
김 PD가 ‘하스스톤: 아옳옳옳’을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으로 만든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프로 단계의 뛰어난 선수들의 기술력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스스톤’의 게이머를 방송에 초청해 편안히 즐기고, 함께 노는 오락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스타2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었던 ‘스타행쇼’는 출연자끼리 게임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하스스톤: 아옳옳옳’은 우리끼리 게임을 하는 것보다 시청자들과 함께 재미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즉, 일상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온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게임을 한 판 즐기고, 편안히 잠이 드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김 PD의 의견이다. 그는 ‘하스스톤’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으며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가 ‘스타2’나 ‘리그 오브 레전드’에 비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의 휴식’이라는 테마에 맞아떨어진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하스스톤’을 잘 아는 사람도, 혹은 모르는 사람도 재미 있게 볼 수 있도록 방송 내용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김진욱 PD 역시 이에 공감하며 “1화가 끝난 이 초보 유저를 위한 배려가 다소 부족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또한 프로그램 기획이 ‘시청자와의 쌍방소통’인 만큼 최대한 쉬운 쪽으로 방향을 맞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하스스톤: 아옳옳옳’에는 특별한 코너가 있다. ‘하스스톤’의 원 소스라 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VCR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김 PD는 “워크래프트의 스토리를 알고 ‘하스스톤’을 하면 몰입도가 크게 상승한다. 따라서 시청자들에게도 이러한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옛날에 전래동화를 듣는 느낌으로 ‘워크래프트’ 스토리에 일가견이 있는 엄재경 해설에게 글을 부탁해 영상을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 수에 사람의 개성이 묻어난다.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하스스톤은?
▲ 지스타 2013에서 열린 '하스스톤' 이벤트 현장
온게임넷이 ‘하스스톤’의 e스포츠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다. 김진욱 PD는 오는 3월 중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하며 ‘하스스톤’ 리그의 시작을 알릴 것이라 밝혔다. 김 PD는 “하스스톤: 아옳옳옳로로 초반 분위기를 잡은 후에 리그 포맷을 잡을 예정이다”라며 “인비테이셔널 이후에는 더욱 더 다양한 대회를 가져가려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에는 홍진호도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하스스톤’이 e스포츠 종목으로서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김진욱 PD는 “똑같은 덱이라도 하는 사람의 성향과 스타일이 플레이어 묻어난다. 초반 지향형으로 처음에 상대를 몰아쳐서 빠르게 게임을 끝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후반을 도모하며 일발역전을 노리는 게이머도 있다”라며 “다양한 전략과 전술과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의 성격과 특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하스스톤’이 가진 장점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 동일한 덱으로도 다양한 경기 양상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 '하스스톤'의 매력이다
김 PD가 ‘하스스톤’의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곳은 블리즈컨 2013 현장이었다. 당시 블리즈컨에는 ‘하스스톤’의 대회가 생중계되고 있었으며, WCS 그랜드 파이널 중계를 목적으로 방문한 온게임넷 관계자 역시 ‘하스스톤’에 열광하는 팬들의 반응을 지켜본 바 있다. 김 PD는 “똑같은 카드를 들고 해도, 어떤 카드를 먼저 내느냐에 따라 전략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라고 밝혔다.
특히 당시에는 중계를 위한 전용 옵저버 모드가 없어 플레이 화면이 그대로 관중에게 노출되는 형태로 방송이 진행됐다. 즉, 관중들은 이 선수가 어떠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가를 훤히 보면서 경기를 감상했다. 김 PD는 “그럼에도 관중들은 턴이 돌아올 때마다 선수들이 어떤 카드를 고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며, 즐겁게 경기를 관전했다. 그 모습을 보며 ‘하스스톤’ 역시 하는 재미만큼,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스스톤’의 단점 중 하나는 초중반 양상이 대부분 동일하게 진행되어, 많은 경기가 동시에 열릴 경우 보는 사람이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김진욱 PD는 “종목의 장단점과 선수들을 살펴보며 리그에 적합한 포맷을 찾고 있다”라며 “선수들의 승리공략을 존중하는 선에서 최대한 똑같은 대전이 나오지 않도록 대회를 구성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