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 누구보다 빨리 해봤습니다
2015.06.15 17:52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이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했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3대 악마 게임으로 유명한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최신작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이 6월 3일(현지시간)부터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번 테스트는 게임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테스트에서 공개된 진영은 ‘헤이븐’과 ‘아카데미’ 2곳으로, 커스텀 모드와 멀티플레이로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몰입도 있는 부대 간 턴제 전투와 자신의 영지를 관리하는 재미를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다. 이번 작에서도 플레이어는 한 명의 영웅과 마을 하나로 시작해, 세력별로 턴을 돌아가며 괴물과 보물로 가득 찬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여기에 체스게임처럼 부대 유닛을 움직여 펼치는 전투와, 다양한 건물을 지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을 관리의 재미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전작 6편에서 자원 종류를 줄이는 등 간소화에 집중했다면, 이번 7편에는 다시금 시리즈 장점을 계승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는 한층 직관성을 높인 ‘스킬 휠’ 시스템과 ‘마법사 길드’ 건물이 부활하는 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선택이 게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아래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 공식 베타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전작의 좋은 점을 개선하고, 또 바꿨다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눈에 띄는 신규 요소를 선보인 대신 기존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재미와 게임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을 택했다. 전반적인 시스템을 살펴봐도, ‘마법사 길드’ 부활, 건축에 ‘분기점’ 추가, 개선된 ‘스킬 휠’ 등 전작에서 보여줬던 부분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먼저 7편에서 시스템적으로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바로 마을 관리다. 이전의 획일화된 ‘건축 트리’와 달리, 이번 작에서는 ‘건축 트리’에 2가지 건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분기점’들이 추가됐다. 선택에 따라 자원을 추가 획득하거나, 모집할 수 있는 부대 유닛량이 늘어나는 것 외에도, 마지막 최종 챔피언 유닛도 달라진다. 이를 통해, 같은 진영이라도 건물 트리에 따라 차별화된 유닛과 자원으로 다른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에 영웅을 ‘총독’으로 임명해 마을에 이로운 버프 효과를 받는 시스템과 다시 한 번 ‘마법사 길드’가 건물로 나오면서, 병력 모으기 외에도 주기적으로 방문할 이유를 제공한다. 이런 부분은 명작이라 불렸던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 시리즈 느낌으로 회귀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 새롭게 바뀐 '건축 트리'... 자세히보면 '분기점'들이 보인다
▲ 왼쪽 상단에 자세히 살펴보면, 영웅을 '총독'으로 임명한 걸 확인할 수 있다
▲ 높은 등급의 마법 습득도 '마법사 길드' 하나로 모두 해결!
영웅 육성도 마을 관리 못지않게 바뀌었다. 기존 ‘마이트 앤 매직 5’에서 나왔던 ‘스킬 휠’의 개량판이 나오면서, 조금 더 자유로운 스킬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졌다. ‘스킬 휠’을 쉽게 설명하자면, 원형 모양의 특성 트리라고 보면 된다. ‘스킬 휠’은 총 10개의 특성 전문화로 나뉘며, 여기서 다시 한 번 노비스, 엑스퍼트, 마스터 3등급으로 나뉜다.
실제로 처음 봤을 때는 상당히 난해해 보였지만, 막상 방식은 타 RPG에서 보는 것처럼 레벨 업 시 받을 수 있는 스킬 포인트로 스킬을 올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전문화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전문화 특성도 선택할 수 있어, 입맛에 맞춘 영웅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아이템을 장착하고, 육성하는 부분은 예전과 똑같다
▲ '스킬 휠'은 처음 소개됐을 때보다 훨씬 직관성을 높였다
▲ 원한다면 초기 주어진 전문화와 다른 걸 찍어도 상관없다
영웅 육성과 달리 전투 시스템 변화는 미비한 편이었다. 실제로 추가된 부분을 본다면, 측면 공격을 통해 공격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빼곤 특별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다. 영웅이 사용하는 마법 강도도 어느 정도 강해졌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승패는 높은 등급의 유닛과 수에 따라 결정됐다. 다른 부분들처럼 전략적인 묘미가 강화된 전투를 기대했던 입장에서, 전투는 두드러지게 변하지 않아 아쉽게 느껴졌다.
▲ 전략적인 조합보단 질과 양으로 밀어붙이면 땡이다
다시 돌아온 반가운 유닛들, 신규 챔피언 유닛도 참전!
전작에 나왔던 진영들이 그대로 등장하면서, 유닛 종류에는 챔피언 유닛 몇 종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이전보다 훨씬 두드러진 유닛 특징이 구현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이 제일 잘 반영된 진영은 바로 ‘아카데미’다. 미묘하게 서양과 아라비아풍이 혼재하던 ‘아카데미’ 유닛들은 이제 완전히 아라비아 느낌이 물씬 나게 완전히 탈바꿈했다. 실제로 초기 골렘과 가고일만 봐도, 마치 아랍권 유적에서나 볼법한 문양들이 온몸을 수놓고 있다. 여기에 지니, 마법사, 타이탄 등 오랫동안 진영을 대표하는 유닛들과 영상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준 신규 공중 유닛 ‘매직 버드’가 등장한다.
▲ 처음에는 무슨 유닛인지 헷깔렸던 '가고일'... 이젠 괴물이 아니다
▲ 골렘도 어디 아랍권 유적지에 어울릴법한 모습이다
전작에도 등장했던 ‘헤이븐’은 이전의 빛과 관련된 광신적인 느낌은 많이 떨쳐낸 느낌이다. 오히려 이전의 ‘캐슬’과 6편의 ‘헤이븐’ 사이의 중간 콘셉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 유닛으로는 ‘크로스보우맨’부터 ‘다이어울프’, ‘호스맨’ 등이 있으며, 최종 챔피언 유닛으로는 대천사 ‘세라핌’과 강력한 양손검사 ‘란츠크네히트’ 2종이 존재한다. 직접 해봤을 때, 두 진영 모두 평균적인 밸런스를 지녔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긴 힘들었다. 특히 테스트 버전임을 감안하자면 아직은 확실히 차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 '다이어울프'는 보기와 달리 상당히 강력한 면모를 보여줬다
▲ 역시 초반 효자 유닛인 '크로스보우맨'을 빼놓을 수 없죠
▲ 대천사답게, 성벽도 우아하게 넘어가는 '세라핌'
유닛 외에도 추가된 점을 말하자면, 역시 다양해진 병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7편에서는 성벽을 부수는 ‘공성병기’, 적 유닛을 턴마다 공격하는 ‘대인병기’, 주기적으로 아군을 치유하는 ‘치유소’ 3개로 나뉘어졌다. 언뜻 보기에는 작은 변화지만, 실제로 전투에서 사용했을 때는 구매할 때의 가격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그 중 ‘치유소’는 각 진영별로 부족했던 치유력을 톡톡히 담당했다. 이런 ‘치유소’ 등장은 아무래도 나중에 추가될 ‘네크로폴리스’와의 대전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기대됐다.
▲ 이제 '치유소' 덕분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 잘보면 뒷편에 거대한 '발리스타'가 위치한 걸 볼 수 있다
어색함은 NO! 그야말로 생동감 넘치는 세계
앞서 말한 시스템적인 측면보다 오히려 이번 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바로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이다. 사실 전작 그래픽도 만만치 않았지만, 어색한 감이 어느 정도 있었다. 이번 작에서는 이제 땅에 떨어져있는 자원과 월드맵 지형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의 세계를 구현했다. 여기에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하고도 랙이 미비할 정도로 이전에 비하면 최적화가 잘 이루어졌다.
그래픽 향상은 전투에서도 크게 느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캐릭터 모션이다. 전작에서도 움직임이 꽤 부드러웠는데 이번에는 세밀한 동작을 넣어 생동감을 크게 강화했다. 한 예로, ‘아카데미’ 유닛 중 ‘가고일’은 적의 뒤쪽으로 움직일 때 가끔 날 듯이 적을 뛰어넘고 지나가는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도 대기 중 불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 등 소소하지만 생생함을 불어넣어 보는 맛을 끌어올렸다.
▲ 이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 전투 모션이나 연출도 이전보다 화려해진 느낌이다
다만, 시점 조정에 제약이 많아 열심히 만들어놓은 게임 속 세계와 유닛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전투는 물론 월드맵에도 시점 확대가 없으며, 시점을 돌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나무 뒤에 있는 자원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전투 중 원하는 공격 방향을 정확히 지정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전작에서도 지적됐던 '불편한 시점'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런 부분은 아직 개발 중이라고 하니, 조금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생동감 넘치는 건 좋은데, 나무가 죄다 가려버린다
▲ 지하세계에서는 가끔 보물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불안정한 멀티플레이와 버그… 완성까지 갈 길이 천 리
이번 테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버그다. 사실 이번 테스트 자체가 당일 발생한 문제로 일주일 정도 연기됐었던터라, 이미 이때부터 게임의 완성도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개발 중인 게임에서 버그가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테스트의 버그는 상당히 심각했다. 전투를 진행하는 중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잘못된 경우는 예삿일이고, 보물상자를 열었는데 아무런 보상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도 턴을 넘겼을 때 화면이 멈추는 등 테스트를 감안하더라도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세라핌'이 갑자기 빙글빙글 도는 경우부터...
▲ 전투 정보가 아예 엉터리일 때도 있었다
재미있는 일화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가끔 전투 중 날아다니는 유닛이 이동하면서 신들린 것처럼 360도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때 착륙하는 방향이 제멋대로 결정되기 때문에, 운이 나쁘면 측면 공격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 가끔 적을 공격할 때 표시되는 정보도 틀려, 그거만 믿었다가 큰 피해를 입고 후퇴하는 경우도 자주 일어났다.
멀티플레이 모드 상황은 더 심각했다. 대기방 입장이 불가능하거나, 겨우겨우 들어가도 오류 문구가 뜨며 바탕화면으로 튕겨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간신히 들어간 방에서는 한 턴을 끝마치자마자 접속이 종료된 일도 있었다. 개발진이 나서 '미완성 단계이니 양해를 부탁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멀티플레이 한 판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불안했다.
▲ 열리지 않는 야속한 멀티플레이...
완성도는 높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은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확 눈길을 끌만한 새로운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선보인 주요 특징 및 콘텐츠가 전작에 있던 것을 조금 변형해서 가져온 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마치 약 15년 전에 출시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를 다시금 그래픽만 바꿔서 하는 느낌이다.
개발자들이 택한 방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새로운 요소가 없다는 점은 기존 팬 입장에서는 식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번 테스트 버전에는 커스텀 게임과 멀티플레이만 공개된 터라 속단하기는 이르다. 아직 앞으로 나올 캠페인 모드나 다른 맵을 생각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크다. 추후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7’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 할 시기로 보인다.
▲ 빛의 힘을 느껴라!
▲ 이런 연출, 정말 마음에 듭니다
▲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