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재밌다 평했던 기자, '배틀본' 하더니
2016.04.14 19:16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배틀본' PS4 테스트가 지난 9일 시작했다
다가오는 5월, 차세대 ‘팀 배틀’ 게임의 자리를 두고, 3개의 기대작이 격돌한다. 애니메이션과도 같은 느낌을 살린 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와 최신 ‘언리얼 엔진 4’로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을 선보인 에픽게임스 ‘파라곤’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보더랜드’로 유명한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의 ‘배틀본’이다.
앞서 테스트를 진행한 ‘오버워치’, ‘파라곤’에 이어, 마지막 주자로 ‘배틀본’이 지난 9일(토)부터 PS4 공개 테스트로 검증에 나섰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25명의 캐릭터와 협동 스토리, 멀티플레이 모드 2종 등 주요 콘텐츠가 공개됐다. 과연 ‘배틀본’이 선사하는 재미는 앞선 두 게임과는 어떻게 다를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알아봤다.
▲ '배틀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정신 나간 캐릭터지만... 왠지 푹 빠져드네!
‘이거 약을 제대로 빨았구나”
‘배틀본’을 1시간 플레이하고, 머리에 딱 떠오른 생각이다. 이 게임은 같은 개발사의 작품 ‘보더랜드’에서 보았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그대로... 아니 보더랜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성이 넘치다 못해 ‘약빤’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등장하는 25명의 캐릭터 모두 악당, 정체불명의 버섯인간, 뇌까지 근육으로 찬 군인, 검성에 필적하는 능력을 지닌 뱀파이어까지 단 한 명도 정상인이 없을 정도다.
이들은 외형뿐만 아니라 성격도 정상이 아니다. 점잖은 로봇 신사로 보인 ‘마르퀴스’는 “너희들이랑 라인을 같이해서 즐거웠어 친구들! 오 사실 거짓말이야. 완전 싫었어!”라고 오락가락한 대사를 마구 내뱉고, 심지어 수호자 ‘볼두르’는 도발 액션으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이렇게 외형과 성격에 개성이 묻어나는 만큼, 플레이스타일도 평범하지않다. 거구의 몸집을 지닌 ‘몬태나’는 거대한 미니건을 난사하고, 버섯인간 ‘미코’는 버섯을 이용한 회복 외에도 투척 단검을 기본 무장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아예 원거리 공격을 포기하고 ‘저먼 스플렉스’와 같은 레슬링 기술로 승부하는 ‘엘 드라곤’ 등 개성 강한 공격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듯 AOS에서 중요한 '캐릭터 고르는 재미'는 확실히 보장해주는 게임이다.
▲ 왼쪽부터 로봇, 마녀, 군인, 성별 불분명의 버섯인간... 그리고 맛이 살짝 간 인공지능
▲ 점잖은 외형으로 말투는 거만의 절정
▲ 거구의 남자 '몬태나'의 취미... 목각인형 만들기
이런 캐릭터의 매력에 확실한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세계관에 푹~ 빠지게 만든다. 테스트에 공개된 2개의 협동 스토리 모드인 ‘공허의 끝자락’과 ‘알고리즘’만 플레이해봐도, 이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스테이지 입장 전부터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오프닝과도 같은 컷신부터, 끊임없이 상황을 전달해주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마치 만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을 십분 전달한다.
실제로 이런 대화문만으로도 세계관이 대충 어떤 모습이고, 각 캐릭터가 어떤 위치의 인물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가령, 메인 화면에서 안내를 담당하는 인공지능 ‘노바’는 실제 게임에서는 난폭 운전을 일삼는 괴팍한 성격으로 나오며, 여기에 괴팍한 노인으로만 알았던 ‘클리스’는 ‘노바’를 창조해낸 뛰어난 박사로 등장해 플레이 내내 플레이어를 이끌기도 한다. 이처럼 이런 캐릭터가 제대로 녹여낸 ‘스토리 모드’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질리지 않게 만들어줬다.
▲ 마치 미국 만화 오프닝의 한 장면과도 같은 입장 컷신
▲ 자폭하러 가는 드론, 미안하지만 자네에게 내일은 없다
▲ 이런 연출은 '보더랜드'를 많이 차용한 걸 알 수 있다
박력 넘치는 FPS 플레이, 하지만 속은 전략적인 AOS
캐릭터와 세계관을 살펴봤을 때, 그 빠져드는 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렇다면, 가장 핵심이 되는 전투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FPS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살리면서, AOS 특유의 전략성을 함께 담고 있어 이 마저도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우선, 기본 조작은 정통 FPS 방식을 따른다. 다만, 조준점이 조금 큰 편이고, 기본 무기 탄 제한도 없어 누구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특히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도 빠르게 돌아와서 매 전투마다 그야말로 스킬이 난무하는 빠르고 치열한 대결을 경험할 수 있다.
▲ 조준점에 맞추고, 발사하면 끝
▲ 치열하게 스킬 오가는 전투... 적절히 대처하자
모드 역시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침공(Incursion)’과 ‘붕괴(Meltdown)’ 2개 모드를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 익히 알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로의 진영까지 이어지는 3개의 라인,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이동하는 미니언, 경험치를 획득해 레벨 업하고 특성을 찍는 방식이다.
▲ 길을 따라 펼치는 전투, 포탑과 미니언도 있다
▲ '붕괴'에서는 저기 보이는 분쇄기에 미니언을 갈아 넣어야 한다
단순히 여기에 그쳤다면 평범한 게임이겠지만, ‘배틀본’은 여기에 ‘샤드’라는 자원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한다. ‘샤드’는 라인에 돌아다니는 미니언이나 맵에 있는 특수한 시설을 파괴해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 마치 게임머니처럼 활용된다. 특히 ‘샤드’를 모아서 강력한 위력을 뽐내는 ‘용병’이나 특정 지역을 수비하는 ‘포탑’을 소환할 수 있어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 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한 예로, 미니언들을 상대 진영에 위치한 분쇄기까지 이동시켜 점수를 얻는 ‘붕괴’에서는 강력한 ‘용병’을 소환하거나, 길목에 ‘포탑’을 설치해두어 충분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특히 3개의 라인 모두에서 공방전이 이루어지는 만큼, 이런 소환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 나기도 했다. 오죽하면 팀이 힘 싸움으로는 이겨도 운영으로 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게임은 단순히 FPS의 박력 넘치는 전투를 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용병과 포탑을 직접 플레이어가 배치할 수 있는 자유를 주면서 전략적인 재미까지 잡아냈다.
▲ 포탑을 어디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전략의 수가 달라진다
▲ 강하진 않지만, 미니언을 상대로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작동한다
‘기어’로 나만의 플레이스타일을 완성한다
‘배틀본’에서 캐릭터를 강화하는 방법은 많다. 기본적으로 레벨 업마다 특성인 ‘헬릭스’로 스킬에 추가 능력을 더할 수 있으며, 때로는 특별한 ‘포탑’을 활성화시켜 회복력이나 이동 속도를 일시적으로 올릴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직접 캐릭터에게 장비를 장착해 강화할 수 있는 ‘기어’라는 독특한 요소가 존재한다.
‘기어’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룬’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한번 캐릭터에 장착하면 판에 상관없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게임에서 장착한 ‘기어’를 사용하려면 ‘샤드’를 소모해 매번 활성화시켜야 한다.
'기어'는 룬에 비행 능력치 상승폭이 매우 크다. 다만 최대 3개까지 장착 가능하고 그만큼 다른 능력치가 감소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요소는 크게 작용하지만 직접 승패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를 활용해 다른 캐릭터에 비해 민첩한 탱커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으며, 때로는 훨씬 튼튼한 체력을 지닌 딜러를 완성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기어’를 구해 자신만의 고유한 플레이스타일을 만들어간다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 강력한 보스를 잡아도 '기어'를 얻을 수 있다
▲ 대망의 '팩' 개봉의 시간... 등급이 높을수록 좋다!
▲ 이렇게 장착한 '기어'는 나중에 인게임에서 쓸 수 있다
5월 팀 배틀 대격돌의 다크호스, 기대해본다
이번 테스트에서 경험한 ‘배틀본’은 처음 상상과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초기만해도 미국적인 느낌 가득한 게임이라 대중적으로 인기 끌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직접 마주하고 보니 그 매력은 그야말로 흠뻑 빠질 정도였다. 실제로 얼마 플레이해보지 않았지만, 벌써 캐릭터 이름과 성격을 외울 정도니 그야말로 흡입력 하나는 ‘오버워치’ 못지 않다.
단순히 개성으로 밀어 붙이는 게임도 아니다. 플레이는 박력 넘치는 스킬 활용 FPS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AOS 특유의 전략적인 재미를 말미에 집어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기에 마치 육성하고 수집하는 재미를 담아낸 ‘보상’ 시스템은 꾸준한 플레이를 유도한다.
물론, 이번 테스트를 두고 ‘배틀본’을 완벽하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를 수도 있다. 아직 플레이해보지 못한 모드도 남아있고, 스토리도 전부 만나본 것도 아니다. 그래도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준 모습만 봐서는 5월 대격돌을 예고한 ‘팀 배틀’ 3인방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 매력적인 세계관, 캐릭터, 그리고 거대 보스
▲ '배틀본'이 여러분을 원합니다,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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