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9년, 모바일로 1년… 태생이 다른 ‘붉은보석 2’
2016.09.26 10:2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엘엔케이로직코리아 김종옥 개발이사(좌)와 남택원 대표(우)
엘엔케이로직코리아에 ‘붉은보석’은 기념비적인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올해 13주년을 맞이했으며 회사의 매출을 책임지는 중추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스팀을 통해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붉은보석’의 후속작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업계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가 장장 9년 동안 이 게임을 붙들고 있었던 이유 역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2015년에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다. 9년 동안 온라인 MMORPG로 만들어온 ‘붉은보석 2’를 모바일 RPG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시장 대세가 모바일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오랜 기간 만들어온 온라인게임을 모바일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에 맞춰 만들어온 게임을 모바일에 어울리도록 뒤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모바일 RPG로 변신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한 ‘붉은보석 2’는 오는 10월 29일 드디어 출시된다. ‘붉은보석 2’ 서비스를 맡은 네시삼십삼분은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고, 보완작업을 통해 한층 더 완성도를 높였다”며 “’붉은보석 2’는 13년째 사랑 받고 있는 ‘붉은보석’의 공식 후속작인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뀐 ‘붉은보석 2’는 어떤 게임으로 완성됐을까? 게임메카는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김종옥 개발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붉은보석 2'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좀 더 집약적인 게임으로, 모바일이 불러온 변화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는 스마트폰 게임은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었던 분야라고 강조했다. 남택원 대표는 “언제나 휴대할 수 있다는 것과 온라인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은 모바일만의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라며 “다만 모바일의 경우 화면이 좁고, 음향을 풍부하게 제공하기 어려워 온라인처럼 스케일이 큰 경험을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며 제작진이 집중한 점은 ‘붉은보석 2’가 가진 핵심 재미를 압축한 것이다. 남택원 대표는 “온라인게임과 같은 스토리를 모바일에 그대로 넣으면 지루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필요 없는 것을 처내고 핵심만 담으려고 노력했다. 온라인의 경우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은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갔으나 모바일에는 이러한 것이 어울리지 않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압축했다. 그 결과 스토리의 경우 집중도가 올라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붉은보석 2’에는 강직한 성품을 앞세운 여성 전사가 등장한다. 기사도 정신이 강한 성품을 대사에 넣어 동료를 다독이거나, 위험을 경고하는 짧은 대사가 나간다. 남택원 대표는 “짧은 대사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상황에 따른 리액션과 NPC 반응을 캐릭터마다 각각 다르게 넣었다. 단순히 ‘강한 적이 나왔습니다’와 같은 반복적인 대사는 배제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요 대사의 경우 음성으로 처리해 글을 읽지 않아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모바일로 넘어오며 좀 더 집약적인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모바일로 넘어오며 고민했던 점은 ‘동떨어진 느낌’을 없애는 것이다. 남택원 대표는 “모바일의 경우 온라인과 달리 게임 속 세계에 덩그러니 혼자 떨어진 느낌을 준다. 보상이나 목표는 확실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라며 “모바일 RPG의 경우 플레이 패턴 자체가 짧다 보니 유저와의 소통이 간과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충족하기 위해 ‘붉은보석 2’에는 다른 유저와 소통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모닥불’은 테스트 당시 기대하지 못했던 반응이 나왔다. 남택원 대표는 “모닥불 효과는 버프를 준다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얼마나 많이 즐기겠나’하며 반신반의했는데 의외로 오랜 시간 앉아서 채팅을 즐기는 유저도 많았다. 모바일게임도 오래 즐기면 피로해지는데 ‘모닥불’은 잠시 쉬면서 필요한 정보도 교환하고 잡담도 나누는 좋은 공간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 테스트 때 예상 외의 반응을 얻었던 '모닥불'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고르는 맛이 살아 있는 성장과 전투
‘붉은보석 2’의 재미를 한 마디로 압축하면 ‘다양성’이다. 캐릭터의 성장 방향을 정하는 전직, 강력한 필살기로 등장하는 변신, 캐릭터와 용병이 한 팀을 이루는 파티까지. 전투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변신은 ‘붉은보석’의 아이덴티티와 같다. 남택원 대표는 “전작에서도 ‘변신’을 필살기로 생각했는데 온라인의 경우 밸런스를 고려해 본래 생각했던 것을 살리지 못했다. 모바일로 넘어오며 변신을 다시 ‘필살기’로 살려보자고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 직업 6종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육성할 수 있다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 '붉은보석'의 아이덴티티 변신은 필살기로 다시 탄생했다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김종옥 개발이사는 “전직은 기본 직업에서 두 개로 나뉘고, 이 때 선택한 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전사’로 시작했다면 20레벨 때 방어에 특화된 ‘기사’와 공격에 초점을 맞춘 ‘검투사’ 둘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이후 50레벨이 되면 ‘기사’는 ‘성기사’로, ‘검투사’는 ‘검성’으로 전직한다”라며 “출시 후에는 새로운 직업과 함께 전직을 4차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전직을 할 경우 변신 스킬도 늘어나기 때문에 선택지도 좀 더 폭넓어지는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붉은보석 2'의 전직은 두 갈래로 갈린다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조작이다. ‘붉은보석 2’는 가상패드 없이 터치로 기본 동작을 소화한다. 원하는 곳을 누르면 이동하고, 두 번 빠르게 터치하면 캐릭터도 빠르게 움직여 공격을 피한다. 여기에 기절한 적을 누르면 캐릭터마다 다른 ‘마무리 액션’이 펼쳐진다. 김종옥 이사는 “이 외에도 PvP의 경우 조작을 편하게 하기 위해 내 캐릭터 일러스트를 상대 일러스트에 드래그해서 공격하는 것을 넣었다. 터치로 조작을 처리해 가상패드보다 적응하기 편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 터치를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인 조작을 선보인다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남택원 대표는 이러한 다양성이 최근 시장 주류로 떠오른 중국 RPG에서 보기 어려운 독자적인 강점이라 밝혔다. 남택원 대표는 “중국의 경우 이용자 동선을 분석하는 것이 한국과 많이 다른 것 같다. 특히 유저가 진행하는 것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설계가 정교한 것 같다”라며 “그러나 ‘붉은보석 2’를 비롯한 한국 모바일 RPG의 경우 본래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MMO적인 요소를 모바일에 녹여 넣는 면에서 중국과는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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