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God) 게임의 최고봉(블랙 앤 화이트)
2001.07.16 19:09정승우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 게임
B&W는 우리에게 ‘파퓰러스’, ‘던전 키퍼’ 등으로 알려진 피터 몰리뉴가 불프로그를 떠나 라이온헤드를 설립해 첫 선을 보이는 게임이다.
“3년 간의 긴 개발 기간과 수백만 줄에 달하는 프로그램 코딩 라인”이라는 광고문구는 게임 출시 전의 허울좋은 껍데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B&W가 출시된 후 사람들은 이런 문구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그래픽과 사운드는 3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다. 낮과 밤, 날씨까지 구현되어있는 배경은 게임을 한결 현실감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현재의 날씨를 확인, 자동으로 날씨가 바뀌는 옵션 또한 참신하다. 자유로이 줌 인, 줌 아웃이 가능해 높은 하늘에서 섬을 내려다보는 것에서부터 마을 사람 하나하나의 세밀한 모습까지 확대해 볼 수 있으며 마우스 휠 하나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해 전지전능한 신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돌 한 개, 나무 한 그루까지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B&W는 상당한 자유도를 자랑한다. 크게 선과 악으로 구별되는 B&W의 세계는 게이머가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는가에 따라 자신의 성향이 결정이 되며 이는 게임상에 “손”의 모양과 색깔로 표시된다. 또한 손 하나만으로도 전지전능한 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 신전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안에서만 가능한 기적을 이용하면 마을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고 곡식이나 나무를 하사할 수도 있다.
또한 기적을 일으킬 때마다 믿음이 많아지며 이를 이용해 적을 소탕할 수도, 믿음이 없는 마을에 새로운 믿음을 내려줄 수도 있다. 마을의 운영은 전적으로 신의 능력에 달려있다. 간혹 인구가 늘어나서 좀 더 많은 집을 마을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게이머는 나무를 모아 건물을 지어주어 선한 신이 되는 것과 집이 없는 사람을 조용히 땅에 묻어버려(-_-) 인구를 줄이는 악한 신이 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 마을의 운영을 비롯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필수적인 골드 스크롤과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클리어 여부에 따라 부가적인 것을 얻을 수 있는 실버 스크롤 역시 게이머가 선택해가며 플레이할 수 있으며 이는 게임의 높은 자유도를 보장한다. 또한 선, 악 2가지로만 나뉘는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방법으로도 스크롤과 관련된 미션 목표를 클리어할 수 있으므로 같은 퀘스트라 할지라도 다양한 접근방법이 가능하다.
신의 애완동물, 크리처
B&W가 피터 몰리뉴의 여타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크리처’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게이머는 신으로서의 행동 이외에도 자신만의 크리처를 직접 키우는, 애 키우는 아버지가 된 심정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처음 선택할 수 있는 크리처로는 소, 원숭이, 호랑이 가 있으며 한번 선택하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게이머가 이를 키워가며 미션을 클리어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 게이머는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의 크리처에게 가장 기본적인 먹는 것과 용변 보는 것(!)부터 시작하여 마을 사람을 다루는 일, 기적을 사용하는 법 등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크리처의 성향은 게이머가 길들이기 나름이다. 크리처가 한 행동에 따라 그에 따른 보상으로 쓰다듬어 주거나 꾸짖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시켜줌으로써 선과 악의 성향의 크리처를 만들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고 때로는 같이 놀기도 하는 착한 인상을 가지는 선한 크리처 뿐만 아니라 집을 부수고 사람을 내동댕이치거나 심하면 먹기까지 하는 인상 고약한 악한 크리처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혹자는 크리처를 한때 유행한 사이버 동물을 키우는 ‘다마고치’에 비교하곤 하는데 이는 크리처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B&W의 크리처와 다마고치의 큰 차이점이라면 ‘학습’이 있다는 것. 게이머가 ‘배움의 밧줄’을 이용해 크리처에게 행동 혹은 기적을 직접 가르쳐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을 굴리는 것을 크리처에게 보여주면 그것을 전투에 응용, 적에게 돌을 던지는 크리처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학습 능력 외에도 게임 내에서의 크리처 행동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게 된다. 배가 고프다거나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 등의 욕구를 배를 움켜잡고 울상을 지음으로써 표현을 하기도 하며 오랫동안 쓰다듬어주지 않는다면 자신을 바라봐주라고 손을 흔들며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랜드 5의 네메시스의 신전을 파괴하여 엔딩을 보았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키워놓은 크리처와 함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크리처에 대한 애정은 게임을 진행할 수록 더욱 높아진다. 한 크리처만을 데리고 계속 게임을 하는 것을 지겨워하는 게이머를 배려한 것인지 중간 중간에 능력치는 그대로이지만 겉모습을 다른 크리처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무척이나 세심한 부분이라 여긴다.
대작이라 불리기 흠이 없는 작품
B&W는 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재미와 크리처 키우는 재미를 적절히 버무린 게임이다. 비록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지만 자신이 키운 크리처를 멀티플레이에 참가시킬 수 있다는 점은 실로 B&W를 규모가 작은 온라인 게임으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큰 매력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품 출시가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랜드 5에서 걸리는 저주가 끝까지 풀리지 않는 등의 버그가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패치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같으니 곧 나올 패치를 기대해야겠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장르인만큼 점점 한 장르에 치중된 듯한 것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길 권하고 싶은 게임이다.
B&W는 우리에게 ‘파퓰러스’, ‘던전 키퍼’ 등으로 알려진 피터 몰리뉴가 불프로그를 떠나 라이온헤드를 설립해 첫 선을 보이는 게임이다.
“3년 간의 긴 개발 기간과 수백만 줄에 달하는 프로그램 코딩 라인”이라는 광고문구는 게임 출시 전의 허울좋은 껍데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B&W가 출시된 후 사람들은 이런 문구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그래픽과 사운드는 3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다. 낮과 밤, 날씨까지 구현되어있는 배경은 게임을 한결 현실감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현재의 날씨를 확인, 자동으로 날씨가 바뀌는 옵션 또한 참신하다. 자유로이 줌 인, 줌 아웃이 가능해 높은 하늘에서 섬을 내려다보는 것에서부터 마을 사람 하나하나의 세밀한 모습까지 확대해 볼 수 있으며 마우스 휠 하나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해 전지전능한 신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돌 한 개, 나무 한 그루까지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B&W는 상당한 자유도를 자랑한다. 크게 선과 악으로 구별되는 B&W의 세계는 게이머가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는가에 따라 자신의 성향이 결정이 되며 이는 게임상에 “손”의 모양과 색깔로 표시된다. 또한 손 하나만으로도 전지전능한 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 신전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안에서만 가능한 기적을 이용하면 마을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고 곡식이나 나무를 하사할 수도 있다.
또한 기적을 일으킬 때마다 믿음이 많아지며 이를 이용해 적을 소탕할 수도, 믿음이 없는 마을에 새로운 믿음을 내려줄 수도 있다. 마을의 운영은 전적으로 신의 능력에 달려있다. 간혹 인구가 늘어나서 좀 더 많은 집을 마을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게이머는 나무를 모아 건물을 지어주어 선한 신이 되는 것과 집이 없는 사람을 조용히 땅에 묻어버려(-_-) 인구를 줄이는 악한 신이 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 마을의 운영을 비롯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필수적인 골드 스크롤과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클리어 여부에 따라 부가적인 것을 얻을 수 있는 실버 스크롤 역시 게이머가 선택해가며 플레이할 수 있으며 이는 게임의 높은 자유도를 보장한다. 또한 선, 악 2가지로만 나뉘는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방법으로도 스크롤과 관련된 미션 목표를 클리어할 수 있으므로 같은 퀘스트라 할지라도 다양한 접근방법이 가능하다.
신의 애완동물, 크리처
B&W가 피터 몰리뉴의 여타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크리처’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게이머는 신으로서의 행동 이외에도 자신만의 크리처를 직접 키우는, 애 키우는 아버지가 된 심정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처음 선택할 수 있는 크리처로는 소, 원숭이, 호랑이 가 있으며 한번 선택하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게이머가 이를 키워가며 미션을 클리어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 게이머는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의 크리처에게 가장 기본적인 먹는 것과 용변 보는 것(!)부터 시작하여 마을 사람을 다루는 일, 기적을 사용하는 법 등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크리처의 성향은 게이머가 길들이기 나름이다. 크리처가 한 행동에 따라 그에 따른 보상으로 쓰다듬어 주거나 꾸짖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시켜줌으로써 선과 악의 성향의 크리처를 만들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고 때로는 같이 놀기도 하는 착한 인상을 가지는 선한 크리처 뿐만 아니라 집을 부수고 사람을 내동댕이치거나 심하면 먹기까지 하는 인상 고약한 악한 크리처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혹자는 크리처를 한때 유행한 사이버 동물을 키우는 ‘다마고치’에 비교하곤 하는데 이는 크리처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B&W의 크리처와 다마고치의 큰 차이점이라면 ‘학습’이 있다는 것. 게이머가 ‘배움의 밧줄’을 이용해 크리처에게 행동 혹은 기적을 직접 가르쳐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을 굴리는 것을 크리처에게 보여주면 그것을 전투에 응용, 적에게 돌을 던지는 크리처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학습 능력 외에도 게임 내에서의 크리처 행동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게 된다. 배가 고프다거나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 등의 욕구를 배를 움켜잡고 울상을 지음으로써 표현을 하기도 하며 오랫동안 쓰다듬어주지 않는다면 자신을 바라봐주라고 손을 흔들며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랜드 5의 네메시스의 신전을 파괴하여 엔딩을 보았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키워놓은 크리처와 함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크리처에 대한 애정은 게임을 진행할 수록 더욱 높아진다. 한 크리처만을 데리고 계속 게임을 하는 것을 지겨워하는 게이머를 배려한 것인지 중간 중간에 능력치는 그대로이지만 겉모습을 다른 크리처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무척이나 세심한 부분이라 여긴다.
대작이라 불리기 흠이 없는 작품
B&W는 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재미와 크리처 키우는 재미를 적절히 버무린 게임이다. 비록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지만 자신이 키운 크리처를 멀티플레이에 참가시킬 수 있다는 점은 실로 B&W를 규모가 작은 온라인 게임으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큰 매력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품 출시가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랜드 5에서 걸리는 저주가 끝까지 풀리지 않는 등의 버그가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패치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같으니 곧 나올 패치를 기대해야겠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장르인만큼 점점 한 장르에 치중된 듯한 것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길 권하고 싶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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