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버추어 파이터 2 PC 버전 때의 좌절을 기억하는가?(하우스 오브 더 데드 2)
2001.07.20 14:53한지욱
발등을 찍은 도끼, 세가
개인적으로 한때 세가의 능력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고 그들의 실력을 과대평가한(?) 편력이 있어 이번에도 은근한 기대를 했다. 드림캐스트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2(이하 하오데2)를 즐겨봤던 게이머라면 당연히 더욱 깔끔해진 그래픽과 사운드, 오리지널 요소들로 중무장한 PC 버전 하오데2를 기대했을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속지말자. 이번에 세가가 야심차게(?) 내놓은 하오데2 PC 버전은 드림캐스트 버전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멀티플레이를 제외하자면). 아니, 오히려 더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이 옳겠다. 드림캐스트에 존재하는 모든 모드를 그대로 PC에 옮겨온 것은 훌륭하지만(PC 버전만의 오리지널 모드가 없다는 것이 흠이지만) 풀 3D 게임에서 하드웨어 3D 가속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충실하게 컨버전된 아케이드 만큼의 재미
하오데 2의 가장 큰 재미는 슈팅만이 주는 화끈함과 순간판단력을 요하는 진행 방향 분기점이다. 특히 쏘고 없애는 재미는 아케이드 모드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피 대신 녹색 물감이 이리저리 튀기는 하지만). 총을 맞은 부위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여주는 좀비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슈팅의 재미는 배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솔저 오브 포춘의 ‘고어 모드’와 비슷).
예를 들어 도끼를 들고 있는 팔을 총으로 쏴 떨어뜨리면 이빨을 무기삼아 갑작스레 대시하기도 하고 다리를 쏴서 넘어뜨리면 기어와 공격하기도 한다. 물론 적들의 난이도 역시 전작과 비교해 많이 높아졌다. 도끼로 얼굴과 가슴을 막고 돌진하는 젊은 좀비부터 시작해서 몸집만큼이나 맷집이 강해 맞아도 죽질 않는 중년 좀비, 철갑으로 전신을 두른 변태 좀비 등 공략이 힘든 적이 여럿 등장한다.
또한 모든 분기점은 인질을 구출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때 인질을 구출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진행하는 루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좀비에게 해꼬지를 당하고 있는 여성을 구해준 경우 그 여성이 지름길을 가르쳐줘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보스전에 돌입하거나 더 많은 인질이 있는 곳을 가르쳐줘서 더 많은 좀비들과 사투를 벌여야 할 때도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로 인해 이야기가 달라지거나 엔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대신 특정한 인물을 살려내면 보너스 라이프를 줄 때가 있으며 매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구출한 인질의 숫자에 따라 보너스 라이프가 주어지기 때문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인질을 먼저 구출해주도록 하자. 물론 순간의 실수로 인질을 맞췄을 때는 ‘라이프 1 감소’의 고통을 인내해야 하지만....
하오데 2를 빛나게 하는 트레이닝 모드
이 게임에는 아케이드 모드 이외에도 트레이닝 모드와 오리지널 모드가 존재한다.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트레이닝 모드로 이것을 클리어하면 오리지널 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각종 아이템과 게이머의 조준 실력(…)이 크게 늘어난다.
존재하는 트레이닝 미션은 수십가지로 이것의 난이도가 굉장해 건 컨트롤러를 이용해 클리어하는데는 무리가 있다(차라리 마우스로 진행하는 것이 편하다).
예를 들어 황금 개구리를 맞추는 미션의 경우 총알 한발로 멀리 있는 황금 개구리를 맞춰야 하는데 이 녀석이 계속 뛰어다니는 것도 모자라 물 위에 떠있는 보트 위에 서있어 여간 조준하기 어렵다. 물론 게이머의 능력이 발군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뉴타입의 인간이 아니라면(…) 조용히 마우스를 잡는 것이 낫다.
하지만 아케이드 모드에서 접하기 힘든 재미가 있으며 달성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오리지널 모드나 아케이드 모드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솔직히 이 타이틀의 가치는 트레이닝 모드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리지널 모드는 트레이닝 모드를 클리어해 얻어 낸 아이템을 소지하고 아케이드 게임을 하는 모드이다. 오리지널 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템은 컨티뉴 수를 늘려주는 것, 무기의 파괴력을 2배 높여주는 것 등의 것들이 존재한다.
기본이 부족하다 기본이!
모든 게임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하오데 2만큼 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단점을 가진 타이틀은 드물다. 무엇보다 풀 3D 게임에서 하드웨어 3D 가속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차라리 하드웨어 가속을 지원했더라면 웬만한 게이머가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을지 모른다. 모든 3D 연산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CPU와 RAM이 충분히 받쳐주지 않는다면 자주 끊기는 화면을 보고 좌절하게 된다. 그리고 도트가 너무 심하게 튀어 눈에 큰 부담을 줘 쉽게 피로해진다. 오히려 매끄럽지 않은 화면은 오락실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그럭저럭 봐줄만 하지만 오랫동안 게임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PC 버전만의 오리지널 모드가 없는 것도 조금은 실망스럽다. 물론 이런 것이 이 게임의 단점이 되기는 힘들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출시된지 2년 이상된 게임을 컨버전하면서 이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지 않은 점은 게임을 제작한 제작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시 한번 버추어 파이터 2 때의 아픔을 겪게 만들 셈인가, 세가!
개인적으로 한때 세가의 능력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고 그들의 실력을 과대평가한(?) 편력이 있어 이번에도 은근한 기대를 했다. 드림캐스트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2(이하 하오데2)를 즐겨봤던 게이머라면 당연히 더욱 깔끔해진 그래픽과 사운드, 오리지널 요소들로 중무장한 PC 버전 하오데2를 기대했을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속지말자. 이번에 세가가 야심차게(?) 내놓은 하오데2 PC 버전은 드림캐스트 버전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멀티플레이를 제외하자면). 아니, 오히려 더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이 옳겠다. 드림캐스트에 존재하는 모든 모드를 그대로 PC에 옮겨온 것은 훌륭하지만(PC 버전만의 오리지널 모드가 없다는 것이 흠이지만) 풀 3D 게임에서 하드웨어 3D 가속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충실하게 컨버전된 아케이드 만큼의 재미
하오데 2의 가장 큰 재미는 슈팅만이 주는 화끈함과 순간판단력을 요하는 진행 방향 분기점이다. 특히 쏘고 없애는 재미는 아케이드 모드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피 대신 녹색 물감이 이리저리 튀기는 하지만). 총을 맞은 부위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여주는 좀비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슈팅의 재미는 배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솔저 오브 포춘의 ‘고어 모드’와 비슷).
예를 들어 도끼를 들고 있는 팔을 총으로 쏴 떨어뜨리면 이빨을 무기삼아 갑작스레 대시하기도 하고 다리를 쏴서 넘어뜨리면 기어와 공격하기도 한다. 물론 적들의 난이도 역시 전작과 비교해 많이 높아졌다. 도끼로 얼굴과 가슴을 막고 돌진하는 젊은 좀비부터 시작해서 몸집만큼이나 맷집이 강해 맞아도 죽질 않는 중년 좀비, 철갑으로 전신을 두른 변태 좀비 등 공략이 힘든 적이 여럿 등장한다.
또한 모든 분기점은 인질을 구출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때 인질을 구출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진행하는 루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좀비에게 해꼬지를 당하고 있는 여성을 구해준 경우 그 여성이 지름길을 가르쳐줘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보스전에 돌입하거나 더 많은 인질이 있는 곳을 가르쳐줘서 더 많은 좀비들과 사투를 벌여야 할 때도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로 인해 이야기가 달라지거나 엔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대신 특정한 인물을 살려내면 보너스 라이프를 줄 때가 있으며 매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구출한 인질의 숫자에 따라 보너스 라이프가 주어지기 때문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인질을 먼저 구출해주도록 하자. 물론 순간의 실수로 인질을 맞췄을 때는 ‘라이프 1 감소’의 고통을 인내해야 하지만....
하오데 2를 빛나게 하는 트레이닝 모드
이 게임에는 아케이드 모드 이외에도 트레이닝 모드와 오리지널 모드가 존재한다.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트레이닝 모드로 이것을 클리어하면 오리지널 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각종 아이템과 게이머의 조준 실력(…)이 크게 늘어난다.
존재하는 트레이닝 미션은 수십가지로 이것의 난이도가 굉장해 건 컨트롤러를 이용해 클리어하는데는 무리가 있다(차라리 마우스로 진행하는 것이 편하다).
예를 들어 황금 개구리를 맞추는 미션의 경우 총알 한발로 멀리 있는 황금 개구리를 맞춰야 하는데 이 녀석이 계속 뛰어다니는 것도 모자라 물 위에 떠있는 보트 위에 서있어 여간 조준하기 어렵다. 물론 게이머의 능력이 발군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뉴타입의 인간이 아니라면(…) 조용히 마우스를 잡는 것이 낫다.
하지만 아케이드 모드에서 접하기 힘든 재미가 있으며 달성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오리지널 모드나 아케이드 모드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솔직히 이 타이틀의 가치는 트레이닝 모드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리지널 모드는 트레이닝 모드를 클리어해 얻어 낸 아이템을 소지하고 아케이드 게임을 하는 모드이다. 오리지널 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템은 컨티뉴 수를 늘려주는 것, 무기의 파괴력을 2배 높여주는 것 등의 것들이 존재한다.
기본이 부족하다 기본이!
모든 게임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하오데 2만큼 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단점을 가진 타이틀은 드물다. 무엇보다 풀 3D 게임에서 하드웨어 3D 가속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차라리 하드웨어 가속을 지원했더라면 웬만한 게이머가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을지 모른다. 모든 3D 연산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CPU와 RAM이 충분히 받쳐주지 않는다면 자주 끊기는 화면을 보고 좌절하게 된다. 그리고 도트가 너무 심하게 튀어 눈에 큰 부담을 줘 쉽게 피로해진다. 오히려 매끄럽지 않은 화면은 오락실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그럭저럭 봐줄만 하지만 오랫동안 게임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PC 버전만의 오리지널 모드가 없는 것도 조금은 실망스럽다. 물론 이런 것이 이 게임의 단점이 되기는 힘들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출시된지 2년 이상된 게임을 컨버전하면서 이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지 않은 점은 게임을 제작한 제작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시 한번 버추어 파이터 2 때의 아픔을 겪게 만들 셈인가, 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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