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되는 것은 전부 파괴한다(건 그레이브)
2002.11.05 13:22이혁준
또 하나의 카리스마
머리에는 카우보이 모자, 양손에는 거대한 권총, 등뒤에는 자신의 몸만한 관을 짊어지고 말없이 어둠속을 느릿느릿 거닐고 있는 한 남자. 첫 등장부터 웬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잠시 후 어느 카폐에 슬쩍 들어서는가 싶더니 난데없이 총격전이 벌어지고 들려오는 총성과 비명. 남자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바로 사신(死神)그 자체였다.
건 그레이브는 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Gun(총)Grave(무덤)이 되는데 정확한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아마 무기인 총으로 모든것을 무덤으로 돌려보낸다든가 아니면 게임자체가 탄환사용에 제한이 없으니까 탄피가 쌓여 무덤을 이룰만큼 총알을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닌듯 싶다. 정말 이 건 그레이브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탄환을 사용한다. 일일히 세보지는 않았지만(셀 수도 없다) 만약 사용한 탄환이 그대로 게임 화면상에 남는다면 엔딩화면은 총알로 가려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사신은 아직 할 일이 많아서인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줄곧 스크린을 지킨다.
어설픈 단테 그러나 다양한 액션
사신의 이름은 브랜든, 그는 어느 조직의 일원이었으나 보스를 없애고 그 권력을 움켜줘보자는 동료의 권유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다. 수많은 총알이 그의 가슴을 꿰뚫고 고층 빌딩에서 떨어지고 만다. 누가 보더라도 완전한 죽음. 그러나 그는 사신의 이름을 빌려 복수를 위해 나타났고 말쑥한 깍뚜기 차림의 아저씨는 카리스마 물씬 풍기는 총잡이가 되어 있었다. 건 그레이브는 오직 조직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육체와 영혼마저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이다. 브랜든은 자신으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간 조직에게 맞서기위해 어느 한 수수께끼의 소녀로부터 두 자루의 권총을 건네받는데... 권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이 총은 곧 이어질 스타일리쉬 액션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무기가 된다.
게임에서 그는 그야말로 폼생폼사다.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난입하는 적들을 제거하기 위해 열심히 버튼을 누르다보면 마치 춤을 추듯이 사방으로 권총을 쏘아대고 적들은 비명하나 제대로 질러보지 못한체 쓰러지고 만다. 그러나 단순히 서서 쏠수만은 없다. 건 그레이브는 일단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전투결과가 나오는데, 얼마나 화려하게 멋있게 싸웠느냐에 따라 또한 얼마나 데미지를 받지 않았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너스 점수와 아이템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점프하면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공중에서 뛰어 내리면서 옆으로 슬쩍 피하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등 직립보행하는 인간으로서 가능한 모든 자세는 다 취하면서 탄환을 발사 적을 제거해야만 한다. 그러나 사실 아날로그 스틱과 단지□버튼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니 보는 사람도 플레이하는 사람도 즐거운 것은 메한가지. 물론 위에 언급한 내용은 비교적 적이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여기저기 산재해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적이 사격사정거리외에 있을 경우에는 L1버튼을 눌러 조준공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소극적인 액션이므로 자주 사용할 경우 나중 보너스 점수에마이너스가 되니 사용에는 주의를 요한다.
사격을 하려면 좋든 싫든 버튼을 연타해야만 한다. 그러나 장시간에 걸친 버튼연타는 근육의 젓산을 분비시켜 쉽게 손의 피로를 느끼게 하므로 가끔은 브랜든이 등뒤에 짊어진 관을 휘둘러도 좋다. 적들이 그의 주위를 둘러싼 경우 한 번의 공격으로 사방으로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이든 총이든 결국은 연타가 필요한 법, 이것도 저것도 귀찮다면 역시 방법은 하나 △버튼을 눌러 관 속에 있는 다수의 중화기를 사용하는 것인데 위력이 대단한 만큼 사용에는 제한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제한횟수를 늘릴 수 있는데 이는 또한 얼마나 많은 히트수를 올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쉬지않고 적과 파괴물을 제거하면 화면 상단 오른쪽에 비트수가 표시되는데 이 숫자가 크면 클 수록 파란 구슬이 커지고 커진 구슬은 왼쪽 해골 옆의 게이지로 가 조금씩 차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차지가 완료되면 사용횟수가 1회씩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게이머로 하여금 적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건 그레이브만의 전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다. 플레이중 셀렉트 버튼을 눌러보면 브랜든이 여러가지 오버액션을 취하는데 이것이 또 가관이다. 종류가 최고 4가지 이상 되는 이 `오버액션`은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에 되지지 않는 만세자세부터 시작해 엉거주춤까지 다양한데 보다 많은 보너스 점수(여기서는 아티스틱 보너스)를 얻기 위해서는 적과 교전중 갑자기 돌아서서 만세를 불러야 하는
해프닝마저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온갗 폼이란 폼은 다 부려보며 멋진 플레이를 펼쳐야만 다음 플레이가 편해지니 어쩔 수 없이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구사할 수 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건 다 파괴한다
건 그레이브에선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파괴대상이다. 적 조직원을 비롯, 컨테이너 박스, 유리, 철문, 물탱크, 기름통, 나무기둥 게임 화면상에 나오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 심지어 벽에 총을 발사하면 탄흔까지 남는다(필자는 벽에 이름을 새겨볼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또한 이는 비트수를 올리는데 한 몫 하는데 쉬지않고 물건을 파괴하면 새로운 중화기를 얻거나 플레이중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아이템(스프레이)의 사용횟수도 늘어나므로 보기 좋거나 부수기엔 아깝다고 해서 인정사정 봐 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한편의 애니메이션
건 그레이브를 하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동영상이다. 스테이지 시작과 끝에 삽입된 동영상은 그 퀄리티가 상당한 수준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오 나의 여신님`, `체포하겠어`를 제작한 후지시마 쿄스케가 메카닉 디자인을 맡아 더욱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실루엣(창문에 비친 사람의 그림자, 또는 불빛에 비친 물체의 그림자) 처리가 깔끔하고 다수의 프레임을 사용해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건 동영상에서 게임 화면으로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재미있다. 그러나 뭔가 아쉽다
건 그레이브는 액션 게임이다. 보통 액션게임의 생명은 다른 장르(롤플레잉, 시뮬레이션)보다 짧은 편이다. 그도 그럴것이 단순한 조작에 생각할 필요없이 플레이하다보면 어느순간 엔딩장면이 나올만큼 플레이 시간이 짧고 참신한 액션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금방 싫증나기 쉽기 때문이다. 필자가 좋아하고 또 기억에 남는 액션게임중에 록맨 시리즈와 악마성 드라큐라가 있다. 전자도 역시 단순한 액션 게임이지만 적과의 전투 후 행동패턴을 익혀 자신의 무기로 삼는다는 참신함이 돋보였고 후자의 경우 롤플레잉 요소를 추가한데다 수많은 아이템으로 수집욕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독특했다.
이처럼 게이머의 기억에 오래남고 나중에라도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게임은 무언가 그것만의 특징이 있다. 건 그레이브는 그런 면에 있어 조금은 아쉬운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재미있지만 조작과 시스템이 너무 단순해 쉽게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엔딩을 보기까지의 플레이 시간이 기껏해야 1시간 미만인 것도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물론 게임 자체의 화려함과 박력만을 놓고 본다면 건 그레이브만큼 뛰어난 게임은 없다. 총을 발사하는 것에서부터 빗나갔을 때, 또는 중화기를 사용할 때등 게이머가 실제로 총을 연사하는 것과같은 느낌이 드는 게임은 건콘을 사용하지 않은 게임으로서는 건 그레이브가 처음이다.
정말 인간의 파괴본능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다. 때문에 갑자기 모든것이 귀찮아질때 세상만사가 다 싫어질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일의 의욕이 떨어지거나 학습의 집중도가 떨어질때 건 그레이브를 즐겨보자. 온몸에 전율이 떨려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애니메이션만 따로 묶어 볼 수 있는 갤러리 모드나 무비모드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머리에는 카우보이 모자, 양손에는 거대한 권총, 등뒤에는 자신의 몸만한 관을 짊어지고 말없이 어둠속을 느릿느릿 거닐고 있는 한 남자. 첫 등장부터 웬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잠시 후 어느 카폐에 슬쩍 들어서는가 싶더니 난데없이 총격전이 벌어지고 들려오는 총성과 비명. 남자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바로 사신(死神)그 자체였다.
건 그레이브는 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Gun(총)Grave(무덤)이 되는데 정확한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아마 무기인 총으로 모든것을 무덤으로 돌려보낸다든가 아니면 게임자체가 탄환사용에 제한이 없으니까 탄피가 쌓여 무덤을 이룰만큼 총알을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닌듯 싶다. 정말 이 건 그레이브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탄환을 사용한다. 일일히 세보지는 않았지만(셀 수도 없다) 만약 사용한 탄환이 그대로 게임 화면상에 남는다면 엔딩화면은 총알로 가려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사신은 아직 할 일이 많아서인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줄곧 스크린을 지킨다.
어설픈 단테 그러나 다양한 액션
사신의 이름은 브랜든, 그는 어느 조직의 일원이었으나 보스를 없애고 그 권력을 움켜줘보자는 동료의 권유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다. 수많은 총알이 그의 가슴을 꿰뚫고 고층 빌딩에서 떨어지고 만다. 누가 보더라도 완전한 죽음. 그러나 그는 사신의 이름을 빌려 복수를 위해 나타났고 말쑥한 깍뚜기 차림의 아저씨는 카리스마 물씬 풍기는 총잡이가 되어 있었다. 건 그레이브는 오직 조직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육체와 영혼마저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이다. 브랜든은 자신으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간 조직에게 맞서기위해 어느 한 수수께끼의 소녀로부터 두 자루의 권총을 건네받는데... 권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이 총은 곧 이어질 스타일리쉬 액션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무기가 된다.
게임에서 그는 그야말로 폼생폼사다.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난입하는 적들을 제거하기 위해 열심히 버튼을 누르다보면 마치 춤을 추듯이 사방으로 권총을 쏘아대고 적들은 비명하나 제대로 질러보지 못한체 쓰러지고 만다. 그러나 단순히 서서 쏠수만은 없다. 건 그레이브는 일단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전투결과가 나오는데, 얼마나 화려하게 멋있게 싸웠느냐에 따라 또한 얼마나 데미지를 받지 않았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너스 점수와 아이템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점프하면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공중에서 뛰어 내리면서 옆으로 슬쩍 피하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등 직립보행하는 인간으로서 가능한 모든 자세는 다 취하면서 탄환을 발사 적을 제거해야만 한다. 그러나 사실 아날로그 스틱과 단지□버튼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니 보는 사람도 플레이하는 사람도 즐거운 것은 메한가지. 물론 위에 언급한 내용은 비교적 적이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여기저기 산재해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적이 사격사정거리외에 있을 경우에는 L1버튼을 눌러 조준공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소극적인 액션이므로 자주 사용할 경우 나중 보너스 점수에마이너스가 되니 사용에는 주의를 요한다.
사격을 하려면 좋든 싫든 버튼을 연타해야만 한다. 그러나 장시간에 걸친 버튼연타는 근육의 젓산을 분비시켜 쉽게 손의 피로를 느끼게 하므로 가끔은 브랜든이 등뒤에 짊어진 관을 휘둘러도 좋다. 적들이 그의 주위를 둘러싼 경우 한 번의 공격으로 사방으로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이든 총이든 결국은 연타가 필요한 법, 이것도 저것도 귀찮다면 역시 방법은 하나 △버튼을 눌러 관 속에 있는 다수의 중화기를 사용하는 것인데 위력이 대단한 만큼 사용에는 제한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제한횟수를 늘릴 수 있는데 이는 또한 얼마나 많은 히트수를 올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쉬지않고 적과 파괴물을 제거하면 화면 상단 오른쪽에 비트수가 표시되는데 이 숫자가 크면 클 수록 파란 구슬이 커지고 커진 구슬은 왼쪽 해골 옆의 게이지로 가 조금씩 차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차지가 완료되면 사용횟수가 1회씩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게이머로 하여금 적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건 그레이브만의 전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다. 플레이중 셀렉트 버튼을 눌러보면 브랜든이 여러가지 오버액션을 취하는데 이것이 또 가관이다. 종류가 최고 4가지 이상 되는 이 `오버액션`은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에 되지지 않는 만세자세부터 시작해 엉거주춤까지 다양한데 보다 많은 보너스 점수(여기서는 아티스틱 보너스)를 얻기 위해서는 적과 교전중 갑자기 돌아서서 만세를 불러야 하는
해프닝마저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온갗 폼이란 폼은 다 부려보며 멋진 플레이를 펼쳐야만 다음 플레이가 편해지니 어쩔 수 없이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구사할 수 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건 다 파괴한다
건 그레이브에선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파괴대상이다. 적 조직원을 비롯, 컨테이너 박스, 유리, 철문, 물탱크, 기름통, 나무기둥 게임 화면상에 나오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 심지어 벽에 총을 발사하면 탄흔까지 남는다(필자는 벽에 이름을 새겨볼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또한 이는 비트수를 올리는데 한 몫 하는데 쉬지않고 물건을 파괴하면 새로운 중화기를 얻거나 플레이중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아이템(스프레이)의 사용횟수도 늘어나므로 보기 좋거나 부수기엔 아깝다고 해서 인정사정 봐 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한편의 애니메이션
건 그레이브를 하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동영상이다. 스테이지 시작과 끝에 삽입된 동영상은 그 퀄리티가 상당한 수준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오 나의 여신님`, `체포하겠어`를 제작한 후지시마 쿄스케가 메카닉 디자인을 맡아 더욱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실루엣(창문에 비친 사람의 그림자, 또는 불빛에 비친 물체의 그림자) 처리가 깔끔하고 다수의 프레임을 사용해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건 동영상에서 게임 화면으로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재미있다. 그러나 뭔가 아쉽다
건 그레이브는 액션 게임이다. 보통 액션게임의 생명은 다른 장르(롤플레잉, 시뮬레이션)보다 짧은 편이다. 그도 그럴것이 단순한 조작에 생각할 필요없이 플레이하다보면 어느순간 엔딩장면이 나올만큼 플레이 시간이 짧고 참신한 액션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금방 싫증나기 쉽기 때문이다. 필자가 좋아하고 또 기억에 남는 액션게임중에 록맨 시리즈와 악마성 드라큐라가 있다. 전자도 역시 단순한 액션 게임이지만 적과의 전투 후 행동패턴을 익혀 자신의 무기로 삼는다는 참신함이 돋보였고 후자의 경우 롤플레잉 요소를 추가한데다 수많은 아이템으로 수집욕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독특했다.
이처럼 게이머의 기억에 오래남고 나중에라도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게임은 무언가 그것만의 특징이 있다. 건 그레이브는 그런 면에 있어 조금은 아쉬운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재미있지만 조작과 시스템이 너무 단순해 쉽게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엔딩을 보기까지의 플레이 시간이 기껏해야 1시간 미만인 것도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물론 게임 자체의 화려함과 박력만을 놓고 본다면 건 그레이브만큼 뛰어난 게임은 없다. 총을 발사하는 것에서부터 빗나갔을 때, 또는 중화기를 사용할 때등 게이머가 실제로 총을 연사하는 것과같은 느낌이 드는 게임은 건콘을 사용하지 않은 게임으로서는 건 그레이브가 처음이다.
정말 인간의 파괴본능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다. 때문에 갑자기 모든것이 귀찮아질때 세상만사가 다 싫어질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일의 의욕이 떨어지거나 학습의 집중도가 떨어질때 건 그레이브를 즐겨보자. 온몸에 전율이 떨려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애니메이션만 따로 묶어 볼 수 있는 갤러리 모드나 무비모드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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