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 뭔가 부족하다(환상삼국지)
2003.12.19 17:57게임메카 김종선
아름답지만 뭔가 부족하다(환상삼국지)환상삼국지는 과거 삼국공명전이란 게임을 출시한 ‘아이디소프트웨어’와 대만의 ‘유저조이’란 개발사에서 3년 동안 공들여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서구적인 느낌의 판타지 RPG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일본풍의 RPG도 아닌 굳이 말하자면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을 주는 전형적인 중화풍 RPG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너무나 동양적인 그래서 아름다운…
이 작품은 한편의 동양화같은 느낌으로 시작된다. 화선지처럼 보이는 하얀 바탕에 연꽃이 그려져 있고 때론 깊은 산속 폭포수를 보여주는 등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들을 다양하면서 아름다운 시작화면으로 나타낸다.
게임의 줄거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삼국지의 내용과는 다른 삼국지의 외전 격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희헌’과 ‘희상’은 오누이지간으로 스승인 서서를 모시고 평화롭게 살던 중, 신선세계의 ‘천약궁’ 검사들에게 느닷없이 공격을 받자 전란의 소용돌이를 피해 중원으로 나오고 유비를 만나면서 환상삼국지는 시작된다.
그림같은 배경화면은 굉장히 아름답다 |
중간중간의 일러스트역시 수준급이다 |
환상삼국지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그래픽이다. 이 작품에선 전체적으로 게임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카툰형식을 사용했으며, 배경으로 중국의 산수국화기법을 사용해 부드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배경에 플래시기법을 사용한 표현은 하늘하늘 떨어지는 나뭇잎이나 산을 감싸 도는 안개, 나뭇잎 사이로 통과되는 햇살의 느낌을 사실적으로 보여줘 작품의 퀄리티를 한층 높여준다.
게임 전반에 걸쳐 흐르는 중화풍의 아름다운 멜로디는 때론 애절하게 때론 장난스럽게 감성을 자극하며, 숲의 새가 지저귀는 소리나 스산한 바람소리 같은 배경효과음도 게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재미있는 이모티콘을 많이 보여준다 |
캐릭터의 표정은 상황에 맞게 적절히 변화된다 |
또한 게임을 진행하면서 보이는 SD로 디자인된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조금 빠른 느낌이 들지만 과장되고 친숙한 이모티콘 표현(예를 들면 입을 쩌억 벌리고 놀라는 등의 재미있는 이모티콘)으로 게이머들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환상삼국지의 독특한 전투
환상삼국지의 전투는 동종의 게임에선 생소한 진(陣)이란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진은 인원을 충족시켜야만 발동이 되며 진의 형식에 따라 방어위주의 진이 될 수도, 공격위주의 진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캐릭터들이 사망해 진이 무너질 경우 더 큰 피해를 입기도 하므로 사람의 수와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진의 선택과 변형은 매우 중요하다.
이건 너무 많다 |
진을 적절히 사용하면 큰효과를 볼 수 있다 |
그리고 캐릭터별로 초식이란 것을 익혀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는 검법서나 도법서를 이용해 수련할 수 있고,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얻는 방법으로 초식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초식은 일인 공격용이 있는가 하면 다수의 적을 공격하는 초식도 있다 |
다양한 귀신? 또는 소환수등을 만나게 된다 |
잘 키운 소환수 하나, 열캐릭터 안부럽다 |
환상삼국지엔 난인수(卵印獸)란 소환공격이 있는데 역시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다. 이는 장인지란, 적인지란, 암인지란으로 불리는 세 가지 알로 분류되며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장인지란은 방어와 ‘수성’을 책임지는 보조계열 동물을 키워내고, 적인지란은 힘과 ‘비상’을 책임지는 공격 계통, 암인지란은 법력과 ‘도약’을 책임지는 술법계통의 동물을 키워내며 이들은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획득함으로써 성장시킬 수 있다.
아쉬운 점이 많다
환상삼국지는 정말 오래간만에 만난 중화풍의 롤플레잉게임이다. 허나 너무 조급한 탓이었을까? 엉성한 한글화와 게임 내의 심각한 버그는 다된 밥에 재를 뿌려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글씨가 잘리거나 아예 표시가 안되는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다 |
빈약한 한글화는 둘째 치고라도 게임내의 대화내용이 화면 밖으로 잘려서 안 보이는 경우나 글자 자체가 안나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또한 조잡한 폰트는 가뜩이나 빈약한 한글화를 더욱 보기 어렵게 만들어 놓았고 게임내의 버그는 특정지역으로 들어갈 경우 컴퓨터가 멈춰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했으며, NPC와의 대화 도중 무한 반복되는 대사 역시 컴퓨터를 재부팅할 수밖에 없는 황당스런 버그 중의 하나다.
어쨌든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중화풍 RPG게임으로 중간 중간 나오는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의 시나리오 영상은 훌륭하며 특히 잘 구성된 컬러 매뉴얼을 제공함으로써 캐릭터의 일러스트와 기술소개, 지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점은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으로선 한글화와 버그를 해결하는 것이 제작사의 급선무이다.
많이 본 뉴스
- 1 페이커 “찝찝함 남은 우승… 내년엔 더 성장할 것“
- 2 [롤짤] 롤드컵 우승 '진짜 다해준' 페이커
- 3 ‘스타듀 밸리’ 모바일 버전, 비밀리에 멀티 모드 추가
- 4 몬헌 와일즈 베타, 우려했던 최적화 문제에 발목
- 5 예비군·현역 PTSD 오는 8출라이크, '당직근무' 공개
- 6 컴투스, 데스티니 차일드 기반 방치형 RPG 신작 낸다
- 7 닌텐도, 스위치 2에서 스위치 게임 하위호환 지원한다
- 8 [오늘의 스팀] 헬다이버즈 2 정상화 완료
- 9 설마 또 리포지드? 워크래프트 2 리마스터 유출
- 10 굿즈 수집과 시연 다 잡는 지스타 2024 관람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