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키지 시장의 한 줄기 빛이 될 HOMM5(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5)
2006.07.06 13:49게임메카 나민우기자
옛말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다. ‘옛 것을 익히고 그것으로 미루어 새 것을 안다’는 뜻이다. 이번에 발매된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 5(이하 HOMM5)에게는 이 말이 딱 어울린다. 대중적으로 사랑 받았던 HOMM3 시스템을 주재료로 쓰면서 조미료 같은 독특한 시스템을 추가해 새로운 맛을 나게 했다. 거기에 아름다운 3D 그래픽과 HOMM3에서 느낄 수 있었던 웅장한 사운드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비단 위에 꽃이 더해진 듯하다.
▲ 미려한 그래픽과 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왔다. |
간만에 보는 한글화 패키지 게임
무엇보다 필자를 포함한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것은 정말 ‘간만에 보는’한글화 패키지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 기대를 증명이라도 하듯 HOMM5는 게이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물론 여기에는 단순히 잊혀질 줄로만 알았던 명작의 귀환이라는 이유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캠패인을 못 알아보는 상황이었다면 과연 이런 열렬한 반응이 나왔을까?
▲ 자국어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싫어할 게이머가 있을까? |
물론 게이머들이 HOMM의 귀환에 박수는 쳤겠지만 지금처럼 ‘HOMM 옵하~!’를 부르짖진 않았을 것이다. 개념 탑재한 게이머라면 나날이 줄어만 가는 한글 패키지 게임을 보며 한 번쯤 가슴 아파했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70년대 군대에서 그랬듯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닌 옷에 몸을 맞추는 것처럼 영어와 일어에 우리 눈을 맞추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한글판이 나와준 것은 패키지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볼만한 일이다.
▲ '불랙 드래곤'. 이 정도는 애교로 봐주자. |
HOMM3의 향기가 나는 HOMM5
HOMM5는 3편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유닛의 구성, 영웅 성장, 전투 시스템, 사운드 등 3편의 향수를 여기 저기서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을 보고 HOMM 시리즈의 재미가 변질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3편으로 인해 HOMM 시리즈의 달콤함을 맛 보아버린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재미있다’,’재미없다’의 기준은 HOMM3다. 물론 필자도 히어로즈 시리즈 중 2편과 3편을 가장 재미있게 즐겼다. 개발사가 3편을 주컨셉으로 택한 것은 게임을 즐기는 팬의 한 사람으로써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3D의 탈을 쓴 HOMM3’라는 느낌을 주는 이번 작품은 3편을 재미있게 즐겼던 게이머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소환수로 증장하는 피닉스. 소환하는 영웅의 레벨에 따라 능력치가 달라진다. |
▲ HOMM 시리즈의 단골 마법 '아마겟돈'. 기뻐해야하나 슬퍼해야 하나. |
옥에 티
아무리 잘난 사람도 결점이 있듯이 HOMM5에도 옥에 티가 있다. 가장 눈에 거슬리는 점은 버그다. 이 버그는 특히 캠패인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필자는 이 버그에게 공격당해 12시간 공들인 미션을 한 순간에 날려버리는 사태까지 겪어야 했다. 한 순간 허리케인 죠가 말한 ‘하얗게 태워버렸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약 5분간 멍한 상태였다). 하지만 다행히 1.1 패치를 통해 이 버그들을 말끔히 해소 할 수 있다고 한다.
▲ 몇몇 캠패인에선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 버그가 나타나기도 해 허무함을 느끼게 한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될 때도 있다. |
한가지 더 말하자면 지하 세계에서 시점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지하 세계의 뾰족한 바위들이 시점을 가려 플레이어의 오른손 중지를 피곤하게 만든다(계속 시점을 바꿔줘야 하므로). 거기에 보너스로 컴퓨터 사양이 낮은 게이머들에겐 시점을 바꿀 때마다 버벅이는 컴퓨터를 보게 만들어 인내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든다.
▲ 지하 세계에서의 시점은 불편하다. 이동 할 때마다 시점을 바꿔주지 않으면 바로 앞에 있는 사물도 잘 않보인다. |
‘새우깡’ 같은 게임
HOMM5는 한 번 봉지를 뜯으면 다 먹기 전까진 멈출 수 없는 새우깡이다. 먹기 시작하면 입이 거부하지 않는 새우깡처럼 HOMM5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을 보게 된다. 게이머에 입에서 ‘벌써 밤이네..’라는 허무한 말을 내뱉게 만들기도 하는 HOMM5. 하지만 그것이 HOMM 시리즈 팬들이 기다려왔던 바로 그 느낌이다!
이미 말리 비틀어져 잎사귀 하나 남아있지 않은 나무처럼 유명무실한 패키지 시장. 부디 HOMM5와 게이머들이 이 말라 비틀어진 나무에게 비를 내려줘 다시 한 번 풍성한 잎사귀를 피울 수 있게 도와주기를 바란다.
▲ 개념탑재 완료했다면?게임은 정품으로 구입해 주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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