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1,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 체험기(SP1)
2007.09.03 16:11게임메카 검정고릴라
음산한 거리, 미스터리, 의문, 음모. '사일런트 플롯1(이하 SP1)'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SP1'은 여타 수 많은 판타지 게임들과는 달리 독특한 분위기와 컨셉의 세계관을 구현하고 있다. '스릴러 영화같은' 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게임 중간중간 보여주는 영상은 그 분위기가 유저를 매료 시킬만 하다.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가 이 문구에 100%부합되는지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 살펴보자.
이번 2차 CBT에는 15레벨 이상을 위한 전직 퀘스트와 아이템, 챕터2, PvP 필드 등이 추가 되었다. 업데이트도 업데이트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든건 도움말(단축키 H) 기능이었는데 각 부분마다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 되어있어서 튜토리얼이 없는 단점을 상당 부분 해소 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보통 CBT게임들이 서버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는데, 죽었을때 종종 튕기는 현상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이 이루어져서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 마음에 쏙 들었던 도움말 시스템
'SP1'에는 검을 사용하는 블레이더, 권총과 라이플을 사용하는 히트맨, 육중한 화기를 사용하는 블래스터 3가지 직업이 있다. 블레이더는 근접전을 위주로 탱커를 맞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주로 어그로를 끌어주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고 방어력이 높다. 블래스터는 후방에서 지원을 해주는 캐릭터도 탱커가 있을 경우 안정적인 데미지 딜링을 해주는 역할과 전직에 따라 범위 공격을 할 수 있지만 방어력이 낮으므로 솔로잉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히트맨은 그 중간쯤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는데 게임의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이 다양한 외모를 지원해 주지 않아서 모두 비슷비슷한 외모를 달고 살아가는 것은 아쉬웠지만 장비 착용에 따른 '멋' 만큼은 훌륭했다. 게임의 능력치에도 있지만 아우라를 한껏 뿜는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 존 맥클레인이 떠오르는 히트맨
▲ 선글라스로 한껏 폼을 낸 블레이더
▲ 언니 무겁지 않아? 육중한 화기를 사용하는 블래스터
앙꼬 없는 찐빵은 싫어, 스토리와 하나 되는 게임 플레이
'SP1'의 게임 구성을 보면 하나의 커다란 챕터 안에 여러가지의 퀘스트가 존재하며 이 퀘스트들은 서로 알게 모르게 연관이 되어있다. 처음 게임을 실행하면 구스펠트 시티에서 살던 평범한 가정이 의문의 사건으로 남자를 제외한 가족이 살해당하는 내용의 챕터1의 영상이 흘러나온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외국 성우의 나레이션과 절제된 정지 영상으로 'SP1'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켜주게 된다. 전직 전까지는 챕터1에 속하는 퀘스트를 수행하며 1차 전직을 하게 되면 다음 접속시 다음 챕터의 영상이 흘러나오며 또 하나의 챕터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이런 구성은 그동안 많은 게임에서 수 없이 지적되온 특성 없는 게임, 사냥 뿐인 게임, 노가다 게임에 대한 인식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부분이며, 전체적인 스토리와 하나되는 게임 플레이로 인해 몰입도와 재미를 높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런 작업은 개발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과 노력이 필요할 것인데, 시간이 지나 유저들의 레벨이 높아질 수록 사냥터 하나만 적당히 붙여 놓으면 되는 업데이트가 아닌 스토리와 연계되는 퀘스트를 추가해야 하고 그에 맞는 지역을 추가해야 되는 2중 3중의 작업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업만 순조롭게 계속 된다면 'SP1'의 미래는 게임의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밝을 것이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은 'SP1'의 스토리가 완성이 된 후에는 어떤 식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 시킬지 궁금해 진다. 이런 류의 게임을 개발하려면 구현되지는 않았더라도 이미 스토리는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일 것인데 그 스토리가 막을 내린 뒤에는 후속작으로 찾아 올 것인지 현재 게임에 새로운 스토리를 흡수 시킬 것인지 상당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 프롤로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퀘스트
'SP1'에서는 "게임에 처음 들어왔으니 이 놈들 좀 잡아줘."같은 뜬 구름 잡는 퀘스트는 나오지 않는다. NPC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관련된 사건, 사고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과 함께 스토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퀘스트와 그 퀘스트를 수행하게 되면서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부수적인 역할을 하는 퀘스트가 있다. 국산 게임에서는 취약한 부분중 하나인 퀘스트에 상당한 신경을 쓴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시 많은 퀘스트는 단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계되는 퀘스트가 많이 있는걸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후반부에는 사건의 열쇠를 지닌 인물에게 가까워지게 되고, 의문점은 조금씩이나마 풀려지게 된다. 참고로 게임의 시작지점인 구스펠트에 있는 대부분의 NPC들은 영상에 등장했던 인물인것을 알 수 있다.
퀘스트는 주민 NPC나 메신저를 통해서 받게 되는데 메신저가 주는 퀘스트에는 폰 부스 퀘스트라는 것이있다. 의뢰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달랑 전화번호만 적힌 쪽지를 들고 전화 부스에 가서 전화를 걸고, 상대방의 목소리만 듣고 그 임무를 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꺼림칙 하기는 하지만 'SP1' 만의 독특한 퀘스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 공을 들인 퀘스트 시스템
그러나 김 빠지는 전직
테스트 기간이라서 일부러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공을 들인 퀘스트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전직 퀘스트는 간담함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블레이더의 경우는 기껏 15레벨을 만들고 강해지기 위한 관문이란게 노인네한테 달려드는 몬스터 처치하기였고, 블래스터는 한참동안을 뛰어서 옆마을 까지 가서 길 잃은 꼬마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전직퀘스트는 연계가 되는 퀘스트도 없이(공지에는 4단계라고 하지만 그 중 3단계는 단순히 NPC를 만나는 것 뿐이었다) 이런 단발성 퀘스트를 끝내고 돌아오면 바로 전직이 되었다. 뛰어다니는 시간을 포함해서도 10~15분이면 완료가 가능했다.
이 부분이 만약 테스트 기간 동안 테스터를 위한 배려라면 고맙게 넘어갈 부분이지만 앞 선 스토리에 관련된 퀘스트 처럼 디자인에 좀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걸린 시간의 짧고 긴 것을 떠나서 허무함을 느꼈기에.
▲ 전직을 시켜준다면서 유저를 골탕먹이는 할아범(상)
▲ 딸이라도 되는거냐 꼬마 부탁 들어줬더니 전직을 시켜준다(하)
인터페이스와 조작감
'SP1'의 인터페이스는 그다지 독창적이지도 않지만 거의 불편함이 없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게임에서 좋은 부분을 모아 놓은 듯한 디자인과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맵, 화면을 최대한 넓게 보여주는 인터페이스 위치 등은 칭찬해 줄만 했다. 굳이 한 가지만 꼬집자면 폰트가 게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폰트로 대체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조작에 있어서도 '컨트롤'을 중시한다고 자신들이 밝혔듯이 키보드 이동과 마우스를 적절히 이용해야 하며 직업에 따른 역할과 스킬이 구분되어 있었다. 블레이더가 최전방에서 몹의 시선을 끄는 어그로 스킬을 사용하고 뒤에서는 히트맨과 블래스터가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 정석일 듯 싶다.
치명적인 버그는 직접 발견하지 못했는데, 사소하지만 같은 스킬스톤이 2개 있을 경우 뒤의 것을 사용했는데 앞의 것이 사라지는 버그를 발견했다. 앞 서 언급했듯이 치명적인 오류 없이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 할 수 있는 테스트 기간이었다.
▲ 우측 상단의 미니맵 외에도 자세하게 보여주는 중앙 맵
CBT의 특권! GM과 놀자~ 이벤트
일정 수의 인원만을 뽑고 제한된 기간동안 진행되는 CBT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이벤트와 GM과의 대화다. SP1의 경우에도 날으는 돼지 모양을 한 GM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으며 마지막날에는 레이드 보스 몬스터와 돼지 변신 이벤트를 열어서 2차 CBT일정의 피날레를 장식 하였다.
비록 아이템 하나 건지지 못했지만 일정이 끝나가는 마당에 큰 의미는 되지 않았고 참가하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또한 쉽게 접해 볼 수 없는 보스 몬스터를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끝으로 정리를 해보면 'SP1' 컨셉이나 분위기는 상당히 괜찮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다만 조작감에 있어 유저들끼리 컨트롤을 하며 PvP를 즐기기에는 좀 어색하다고 해야 할까? 부드럽지 못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좀 더 빠른 움직임과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동작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게임의 특성상 사냥 노가다 보다는 퀘스트들의 연계가 이뤄져야 재미가 배가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퀘스트의 추가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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