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의 삼국지 온라인, 중간평가!(삼국지 온라인)
2007.10.05 14:18게임메카 박촌동울버린
온라인 RPG와 삼국지의 세계관이 만났다
코에이의 '삼국지 온라인'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위, 오, 촉의 3국이 세력다툼을 하고 있었던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MMORPG다. 플레이어는 이 시대에 태어난 한 명의 전사가 되어 전란의 시대를 헤쳐나가게 된다. 아쉽게도 동사의 역사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처럼 나라의 군주가 되어 삼국통일을 이룩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세력에 소속되어 다른 세력과의 전쟁에 참가하고 동료들과 함께 각종 퀘스트를 해결하는 등, 일개 병사의 시점으로 삼국시대를 체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삼국지를 비롯하여 ‘진 삼국무쌍’, ‘결전’ 등 각종 역사물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는 코에이니만큼 배경과 건물, 캐릭터의 복식 등 3D공간에서 전해지는 고대 중국 삼국시대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그래픽 퀄리티도 코에이에서 이전에 선보였던 ‘노부나가의 야망 온라인’이나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비해 확실히 진화를 이루었다.
삼국지 특유의 실제 역사에 근거한 스토리 진행 등은 본 게임 플레이 중에는 거의 접할 수 없지만, 일부 역사상의 에피소드는 일종의 인스턴트 던전과 비슷한 개념의 미션 ‘군략’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도쿄 게임쇼에 출품되었던 버전에서는 장비와 함께 장판교의 전투에 참가하는 군략을 즐길 수 있었다.
전투 시스템은 지극히 평범
'삼국지 온라인'은 대부분의 온라인 RPG들과 비슷한 리얼타임 전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필드 위에 돌아다니고 있는 몬스터들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쫓아가 공격을 시작하며, 중간에 스킬 아이콘을 클릭해 특수공격 스킬들을 사용하는 식이다. 느낌은 다른 게임들에 비교해 특별히 재미있지도 재미없지도 않은 평이한 수준이다. 따라서 전투에 관해 타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삼국지만의 특징을 찾아보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단 선택하는 무기의 종류에 따라서 직업이 결정되는 것은 특기할만한데, 이것 역시 무기 종류마다 숙련도가 정해져 있으므로 중간에 다른 무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거의 처음부터 다시 해당 무기를 단련해야 한다는 난점이 존재한다.
유저 편의적 시스템으로 퀘스트 진행은 쾌적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퀘스트를 해결하면서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퀘스트를 해결하면 경험치와 아이템 등을 받게 되고 또 다른 퀘스트를 의뢰받을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삼국지 온라인'에는 매우 방대한 수의 퀘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런 수많은 퀘스트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면, 어디에 있는 어느 NPC가 어떤 퀘스트를 의뢰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을 것이다. '삼국지 온라인'에서는 선택한 퀘스트에 대해 목적지나 의뢰주 등의 위치가 지도에 상세하게 표시되어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돼 있다.
삼국시대의 RvR, 합전 시스템
합전은 위, 촉, 오의 세력간에 벌이는 전쟁으로서, '삼국지 온라인'의 최대 매력 중 하나다. 약 1000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필드에서 싸움을 벌이는 장관이 펼쳐지게 된다. 이러한 대규모 전투 중에도 평상시에 비해 크게 느려진다거나 렉이 발생하지 않고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합전에 참가하려면 위, 촉, 오 중 하나의 세력에 임관(소속되는 것)해야 한다. 임관은 수도인 장안에서 가능하며 각 세력의 임관 담당인 모병역들을 찾아가면 된다. 마찬가지로 합전도 담당관리인 합전관리관에게 이야기를 걸면 참가할 후 있다. 합전은 일정 시간에 시작되며, 시작 30분 전부터 합전관리관을 통해 전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완성도는 나쁘지 않지만 지나치게 평범한 점이 아쉽다
'삼국지 온라인'은 한 마디로 말해 쉽게 즐기는 것을 전제로 제작된 표준형 MMORPG라고 할 수 있다. 퀘스트의 목적지가 맵에 자동으로 표시되고 죽어도 그 자리에서 곧바로 부활하는 등, 최대한 유저에게 친절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이동이나 전투, 퀘스트 등의 시스템도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들을 선택하여 기존의 MMORPG 유저라면 별 어려움 없이 빠르게 적응해 즐길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MMORPG들이 손쉽게 플레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런 점들이 꼭 장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삼국지’라는 이름에 걸게 되는 기대에 비해 ‘삼국지 온라인’의 게임 플레이 자체는 너무나 평범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삼국지의 장대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부수적인 미션인 군략 정도다. 대규모 세력간 전투인 합전 역시 나름대로 재미를 찾을 수는 있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단지 다수의 팀끼리 싸웠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막간 이벤트 정도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무기에 따라 직업이 바뀌는 시스템은 투자에 따라 공격도 회복도 가능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할 수도 있지만, 반면에 플레이어 캐릭터간의 차이가 거의 없어질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검증된 방법으로 가장 강한 캐릭터를 키우는 것을 선호하는 한국 플레이어들에게는 캐릭터 특성이랄 것이 거의 없고 하나의 캐릭터를 어느 정도 성장시키고 나면 금방 질려버리는 게임이 될 가능성도 높다.
'삼국지 온라인'은 삼국지라는 설정에 매력을 느끼며 쉬운 RPG를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들에게 추천할만하다. 그러나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혁신적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쉽지만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삼국지의 세계관과 게임 진행이 직접적으로는 거의 연관되지 않는다는 점도 매우 아쉽다. 공급 포화상태인 한국의 MMORPG 시장에서, 삼국지 특유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느낄 수 없는, 그것도 평범하디 평범한 시스템의 삼국지 RPG가 성공하기란 힘들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이런 점들을 기대하고 있는 유저라면 삼국지의 시나리오가 직접 게임에 도입된 동사의 ‘진 삼국무쌍 온라인’을 기다려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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