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머리’싸움! 빅뱅온라인
2008.12.16 17:23게임메카 정요한 기자
수도 없이 쏟아져나오는 온라인게임, 그것도 캐주얼 게임에서 뭔가 차별화된 점이 없으면 그 게임은 몰락하기 쉽다. 특히 어떤 게임의 흥행을 따라서 그대로 만들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지금까지 몇개의 레이싱 게임과 댄스 게임이 지나갔는지를 생각해보라. 이럴 바에야, 좀 더 참신한 컨셉으로 주목이라도 끄는 것이 나을 것이다. ‘### 배꼈네’ 라는 말을 들을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빅뱅온라인’은 굉장히 독특하다. ‘박치기’ 라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소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얘네들하고는 별 관계 없다
주먹으로는 느낄 수 없는 박치기의 짜릿함
▲(왼쪽부터)
박치기, 엎드리기, 잡기
박치기는 엎드리기에 막히고, 엎드리기는 잡기에 막힌다.
‘박치기’를 컨셉으로 삼은 이 게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명백하다. 박치기를 하거나 상대의 박치기를 엎드려서 피하면 된다. 만약 상대가 엎드려 있으면 그걸 잡아서 던져버릴 수도 있다. 즉, 박치기-엎드리기-던지기가 가위-바위-보처럼 각자간의 상성을 가지는 것이다. 조작 또한 간편하여 앞서 소개한 모든 동작이 키 세 개만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또한 50메가밖에 안되는 가벼운 클라이언트는 낮은 컴퓨터 사양에서도 무리없이 잘 돌아간다. 그러다보니 ‘빅뱅온라인’은 게임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최소한의 그래픽을 보여주지만, 딱히 이것이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여기서 대작 MMORPG만큼의 그래픽 수준을 예상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세번 이상 박치기를 하면 저런 컷인이 나온다. 얼마나 머리가 아팠으면..
흥미로운 점은 적은 클라이언트 용량에도 불구하고, 게임자체는 재미로 꽉꽉 차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치기를 할 때의 타격효과음과, 세 번 이상 박치기를 하면 나오는 두개골 그림은 쾌감과 함께 재미까지 주고 있다. 다만 누워있는 플레이어를 잡을 때에는 그 캐릭터를 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점은 효과음을 더 강하게 넣거나 시각효과를 더 주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무엇을 위한 거대화인가
▲무조건 많이 먹고 보자!
‘빅뱅 온라인’의 게임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코인모드’는 일정 시간 동안 획득한 코인 수를 두고 경쟁하는 방식이다. 처음 시작시에 코인이 떨어지고, 이후 상대방을 공격하면 상대방의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게임상에서 획득한 코인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갇히게 되면 빨리 연타해서 탈출해야 한다.
반면 ‘서바이벌 모드’는 코인 대신 생명력과 킬포인트가 주어진다. 생명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능력치로, 생명력이 0이 되면 감옥에 갇힌다. 킬포인트는 상대방을 쓰러뜨릴 때 획득할 수 있는 수치로, 서바이벌 모드의 승패는 이 킬포인트의 획득량으로 결정된다. 혹은 상대를 쓰러뜨려 생명력을 고갈시켜 자신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를 감옥에 가둬도 이길 수 있다.
상대방이 생명력이나 코인을 한쪽이 많이 가져갔다고 해서 불리한 것도 아니다. 많이 가져가면 많이 가져간 만큼, 상대를 쓰러뜨릴 때 떨어지는 코인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압도적인 차이로 지고 있더라도, 결정적인 몇 방만 때리면 역전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어간의 밸런스를 잘 맞춘 점은 높이 사주고 싶다.
▲다아~ 죽여버리겠다!
그 외에도 필드를 쓸어버릴 수 있는 ‘거대화’ 라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화면 왼쪽 위의 분노게이지가 꽉 차면 거대화를 발동할 수 있는데, 이 때에는 일정 시간 무적이 되어 움직이기만 해도 상대방이 쓰러진다. 궁지에 몰렸을 때 쓰면 좋은 기능이지만, 그때까지 분노게이지가 차기 힘들어 거대화를 쓸 상황이면 이미 승리는 물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좀 더 게이지를 빨리 차게 해준다면 거대화가 게임에서 전략적인 요소로 쓰일 수도 있겠다.
컨셉만 남는 게임이 되지 않기를
주먹이나 발길질이 아닌, ‘박치기’ 라는 단순하고 유쾌한 소재를 사용한 ‘빅뱅온라인’은 그 덕분에 밝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잡기나 태클 같은 기술이 들어와도 과격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또한 게임 홈페이지 역시 친절하고 코믹한 분위기를 되어 있어 액션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준다.
▲처음에는 연타하게 되지만 나중에는 성질이 뻗쳐서 하기도 싫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을 몇 번 해보면 플레이어는 아기자기함보다는 답답함을 더 빨리 느낄 것이다. 특히 상대방에게 공격당해 쓰러질 때에는 절로 화가 날 정도다. 캐릭터가 쓰러지면 바닥에 거꾸로 박혀있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이때의 경직시간이 너무나 길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이 상황에서 S키를 연타해 캐릭터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러나 S키를 아무리 눌러도 경직시간은 여전히 길기에 답답함만 넘쳐난다. 공격을 받고 3초 이상 땅에 박혀 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본다면 그 누가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렇게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만 잘 써준다면, ‘컨셉만 좋고 해보면 별로다’라는 평가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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