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카스 온라인 OBT, 3D 던파 오명 씻을 개성이 필요하다
2009.09.11 19:3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3D 횡스크롤 액션, ‘카르카스 온라인’이 지난 9월 9일부터 OBT를 시작했다. 지난 8월에 진행되었던 파이널 테스트에서 지적 받은 많은 부분을 수정한 ‘카르카스 온라인’은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유저들을 맞이했다. 유저들 역시, 자신들이 피력한 의견이 게임의 문제점 보완에 적극적으로 활용된 사실을 확인하며 매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 전투에 필요한 것은 검이 아니라 열혈의 눈빛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콘셉 아트 |
그러나 아직 ‘3D 던전 앤 파이터’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게임 자체는 재미있으나 다른 게임과는 차별성이 느껴지는 개성이 부족해 신작 게임다운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게임의 재미에 만족을 느끼고 있는 유저들마저 이런 인식을 지워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카르카스 온라인’의 OBT 현장을 낱낱이 살펴보도록 하겠다.
짙게 풍겨오는 던전 앤 파이터의 향기!
첫 CBT 때부터 ‘카르카스 온라인’ 뒤를 따라다니는 지겨운 별명이 하나 있다. 바로 3D 던전 앤 파이터, ‘카르카스 온라인’은 OBT를 시작하고 나서도 그 별명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신작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 대신 다른 게임의 이름으로 먼저 기억된다는 사실이 제작진들 입장에서 별로 반가운 소리는 아니겠지만 유저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이러하다.
▲ 시작 부분의 짧은 카툰에서부터 느껴지는 던파의 손길~! |
이는 단순히 ‘카르카스 온라인’이 ‘던전 앤 파이터’와 같은 횡스크롤 던전 액션 RPG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캐릭터를 조작하는 손맛이나 전투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조작적인 팁, 아이템을 제작하고 강화하는 방식 등 플레이의 세세한 부분에서까지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아 어느 한 부분도 ‘던전 앤 파이터’와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다.
▲ 심지어 카르카스판 '단진의 항아리'까지 마련해놓은 세밀함에 더욱 놀랐다 |
‘던전 앤 파이터’와 다른 것이 있다면 스토리성이 강한 퀘스트를 진행할 때, 짧은 에피소드가 포함된 이벤트 동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애니메이션 형식의 에픽 스토리 진행은 과거에 ‘테일즈위버’에서 이미 사용되었던 방식이다. 다시 말해 이 것 역시 ‘카르카스 온라인’만의 독자적인 시스템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이런 애니메이션 적인 연출도 이미 '테일즈위버'를 통해 봐서...조금 식상하다; |
‘카르카스 온라인’은 게임의 재미나 완성도 면에서 꼬집을 수 있는 큰 문제점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만큼 게임을 대표할 수 있는 독자적인 특징까지도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말 그대로 즐기기에 무난한 게임 이상의 의미를 차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저들에게 ‘카르카스 온라인’만의 매력을 전달해줄 수 있는 신규 콘텐츠의 업데이트가 절실하다.
▲ 칙칙한 갈색은 싫단 말야~! 다채로운 색을 입힌 화려한 게임으로 거듭나길! |
차라리 나에게 던전을 돌지 말라고 해라! - 비합리적인 스트레스 시스템!
‘카르카스 온라인’에는 기존 많은 온라인 게임들의 ‘피로도 시스템’과 비슷한 ‘스트레스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이 ‘스트레스 시스템’은 보통의 ‘피로도 시스템’과 달리 모두 소모해도 던전에 입장이 가능하며 전투를 벌여 경험치를 쌓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플레이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강도 높은 패널티가 붙어 유저들의 더욱 큰 불만을 사고 있다.
▲ 때문에 많은 유저들은 스트레스가 다 차면 이렇게 채집을 하거나... |
▲ 두근두근한 아이템 강화 타임을 가지며 시간을 보내곤 한답니다~ |
만약 스트레스 수치가 가득한 상황에서 던전에 입장할 경우, 해당 유저는 공격력/ 방어력, 체력/MP, 아이템 드랍률에 대한 전반적인 패널티를 받은 채,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게다가 이렇게 불리한 패널티를 바탕으로 몬스터를 잡아도 10%밖에 경험치를 받을 수 없어, 어려운 플레이를 진행한 데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이 만무하다.
▲ 유저들의 불만으로 하향 조정된 패널티...그러나 경험치 지급도 동시에 하강! |
이러한 ‘스트레스 시스템’ 운영 방식은 유저들에게 플레이에 대한 부질 없는 미련만 남길 뿐이다. 따라서 원래 의도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지 못한다. 또한, 플레이에 패널티를 부여하는 설정은 유저들에게 플레이 시간을 일부러 잡아 끄는 것 같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차라리 기존의 ‘피로도 시스템’처럼 아예 던전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유저들에게 더욱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 나이트의 전매 특허 대사, '가소롭다!'...하지만 패널티는 절대로 가소롭지 않아; |
혼자 가면 OK, 둘이 가면 강제종료? - 파티 플레이에 약한 불안한 서버!
‘카르카스 온라인’은 유저들간의 활발한 파티 플레이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던전 지역 입구에 입장하는 유저들에게 파티 매칭 게시판을 바로 제시해 파티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파티원을 구해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쉽게 말해 파티 매칭 게시판을 활용한 커뮤니티 시스템이 매우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 던전 입구 지역에 들어가면 저렇게 자동으로 파티 매칭 게시판이 활성화된다 |
그러나 불안한 서버 환경이 이 파티 플레이에 의외의 적수로 등장했다. 솔로 플레이를 할 때에는 아무런 이상도 보이지 않던 서버가 파티 플레이에만 들어가면 강제 종료되는 일이 많았다. 게다가 한 유저가 로딩 도중에 강제 종료되면 나머지 유저들도 모두 던전에서 강제로 퇴장 당해 괜히 아까운 피로도만 낭비한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 나는 죽지 않았어!!! 강제종료의 후폭풍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문제가 PVP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운영진은 꾸준한 패치 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서버의 불안함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 빨리, 서버를 안정화시켜 파티 플레이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안정적인 플레이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세세한 불편 사항까지도 해소한다! - 성실한 콘텐츠 수정 작업!
그러나 ‘카르카스 온라인’에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르카스 온라인'에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박차를 가하는 제작진들의 성실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카르카스 온라인’은 지난 파이널 테스트에서 유저들이 표출했던 불만 사항을 모두 수정하여 게임을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하였다.
▲ 또한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나무를 반투명하게 처리하는 수정 작업도 이루어졌다. |
우선, 그 동안 초보 유저들을 괴롭혀왔던 궁수 몬스터, ‘고블린 궁수’가 1~9레벨 유저들을 위한 초보 유저 전용 던전에서 삭제되었다. 또한, 퀘스트 던전의 난이도를 유저들의 레벨에 맞게 하향 조정을 하며 보다 많은 유저들이 쉽게 ‘카르카스 온라인’의 플레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수정 작업이 진행되었다.
▲ 따라서 초보 유저들도 SSS 랭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말씀! |
아이템을 주울 수 있는 단축키를 X키 말고 다른 키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은 이번 OBT에서 수정된 사항들 중, 가장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파이널 테스트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이템 줍기 단축키와 기본 공격키가 X키로 동일하게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되지 않았다. 때문에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줍느라 콤보가 끊어지는 등, 조작에 많은 불편함이 따랐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작키 설정 옵션의 추가는 실제적으로 조작에 많은 편의를 제공했다.
▲ 유저들의 입장에서 작성된 패치 안내 게시물...아 참으로 친절하구나~! |
무엇보다 운영진의 꼼꼼함이 돋보였던 부분은 이러한 수정 사항을 공지사항을 통해 자세하게 유저들에게 공개하여 유저들이 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다. OBT 수정 사항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패치 작업의 내용도 상세하게 기재하여 혹시라도 패치 사실을 모르는 유저들에게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콘솔 게임의 재미가 살아있는 퀘스트 전용 던전!
‘카르카스 온라인’의 던전에는 매우 재미있는 장치가 하나 있다. 바로 퀘스트를 진행하는 전용 던전이 따로 설정된다는 것이다. 퀘스트를 받으면 퀘스트 전용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겨 해당 던전으로 입장할 수 있다. 이 퀘스트 전용 던전은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던전에 옵션의 형식으로 추가된다. 때문에 같은 던전이라도 퀘스트에 따라 각각 다른 에피소드와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설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게임 속의 비밀을 점점 알아가고 있다는 쏠쏠한 재미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콘텐츠로 작용한다.
▲ 퀘스트 수행 도움 NPC...저 아저씨들은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는; |
또한 ‘카르카스 온라인’의 퀘스트는 던전의 난이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콘솔 게임의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마치 스테이지를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는 기분이랄까. 같은 던전이라도 난이도를 다양하게 설정해주어 유저들이 상위의 던전들도 잊지 않고 한 번씩 플레이해보도록 능숙하게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해당 던전에서 퀘스트 목록을 선택하면 이렇게 상세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무엇보다 좋은 것은 다른 유저와 파티를 맺어 퀘스트 전용 던전에 같이 입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퀘스트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살아있다. 특히, 특정 아이템을 모으는 퀘스트를 진행할 경우, 해당 숫자 이상의 아이템을 소유할 수 없도록 설정하여 아이템 때문에 유저들끼리 서로 싸우는 일을 미연에 방지한 부분에서는 유저들의 원활한 파티 플레이를 장려하는 세밀함이 돋보였다.
▲ 사이좋은 파티 플레이를 지향하는 '카르카스 온라인' |
부족한 개성, 그 성실함으로 채워 넣어라!
이렇게 ‘카르카스 온라인’ OBT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카르카스 온라인’은 게임의 재미나 완성도, 부가적인 시스템 구성 등, 큰 흠을 잡을 만한 곳은 없다. 문제는 개성이다. 아직 짙게 남아있는 ‘던전 앤 파이터’의 그림자를 지워버리는 것이 ‘카르카스 온라인’에게 남아있는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 사항들을 실시간으로 정리하여 바로 바로 수정 작업을 가하는 제작진과 운영진의 성실한 면모를 높이 사고 싶다. 이들에게서는 ‘카르카스 온라인’을 보다 새롭게 재미있는 게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만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세세한 수정 작업과 유저들에게 패치 정보를 공개하는 게시물에서 게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 유저간의 결투를 멋지게 표현한 PVP 모드 콘셉은 참으로 신선했다 |
이들이 함께한다면 ‘카르카스 온라인’만의 특징이 살아있는 콘텐츠의 대거 업데이트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하루 빨리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여 ‘던전 앤 파이터’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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