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매니저 1차 CBT, 신선한 소재로 웹게임계를 환기하다
2011.02.28 20:51게임메카 문승현 기자
작년 10월 22일, ‘2010 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 가 전남 영암에서 개최돼 모터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러한 모터 스포츠 열기에 발맞춰 F1 레이싱을 소재로 한 웹게임이 등장해 지난 23일부터 1차 CBT를 실시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동양 온라인이 퍼블리싱하고 리젠소프트가 개발한 레이싱 매니지먼트 게임 ‘레이싱 매니저’ 다.
‘레이싱 매니저’ 는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처럼 극도로 사실적인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아니며, ‘니드 포 스피드’ 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한 속도감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유저는 차를 운전할 수도 없어 레이싱 소재의 게임인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레이싱 매니저’ 는 기존의 레이싱 게임들과 전혀 다른 관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레이싱 매니지먼트는 뭐 하는 장르야?
최근 웹게임 시장에는 매니지먼트 게임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전략 시뮬레이션 일색의 웹게임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소재가 야구, 축구 등 대중적인 스포츠에 국한되어 삼국지 일변도의 전략 웹게임을 연상시키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레이싱 매니저’ 는 이런 모터 스포츠를 소재로 한 매니지먼트로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냈다. 유저가 레이싱 팀의 매니저가 되어 드라이버를 고용하고 육성하며 그랑프리 리그에 진출해 챔피언에 도전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내용이다. 소재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도 매우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만큼 웹게임들이 획일화 되어 있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
빠른 남자들의 세계 F1
‘레이싱 매니저’ 의 참신한 소재를 선택했지만 기본적인 매니지먼트의 요소들은 다 갖추고 있어 기존의 매니지먼트 게임 유저들도 큰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선수에 해당하는 드라이버를 영입하고 훈련시키는 것에서부터, 레이싱카의 셋팅과 연구, 수리까지 다양한 분야에 개입해 경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드라이버의 능력치를 관리하는 등 육성 파트와 함께 팀의 자금을 불려가는 경영 파트, 다양한 아이템 등도 존재해 매니지먼트의 구색은 모두 갖추고 있다.
앞서 언급한 요소들 외에도 매니저의 인기도, 레벨, 체력, 열정, 캐쉬, 코인 등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전략 요소도 있다. 동일한 레벨의 드라이버와 경주를 펼치더라도 매니저의 전략에 따라서 드라이버의 능력, 레이싱카 연구 등이 경기에 영향을 미쳐 승패가 결정된다.
짧게 ‘레이싱 매니저’ 를 정의하자면, ‘모터 스포츠와 매니지먼트 게임에 평소 큰 거부감이 있었던 유저가 아니라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웰메이드 웹게임’ 이었다.
▲
드라이버, 레이싱카, 자금 등 다양한 분야를 관리한다
3D로 감상하는 F1 그랑프리
‘레이싱 매니저’ 의 레이싱은 경기 장면을 3D 엔진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박진감 넘치는 BGM은 1분 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엎치락뒤치락하며 펼쳐지는 자동차 경주에 흥을 더해 경기를 관람하고 있노라면 모터 스포츠 팬들이 F1에 열광하는 이유를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다.
▲
F1에 열광하는 이유... 아시겠죠?
훌륭한 매니저라면 경기를 관람하는데 그치면 안 되고 레이싱카의 셋팅과 드라이버의 능력치가 실제 경기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경기를 3D로 감상할 수 있는 점은 ‘레이싱 매니저’ 의 매력이지만 약간 미흡한 점도 눈에 띈다.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하지 않고 브라우저 상에서 실행되는 하드웨어적 특성을 고려해 낮은 그래픽 퀄리티를 지적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코너를 돌 때 앞바퀴의 방향에 일절 변화가 없어 눈에 거슬렸고, 랩타임 등 레코드가 구현되지 않아 기록의 스포츠라는 자동차 경주의 묘미를 살리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웠다.
▲
네 웹게임입니다?
▲
아오~ 빨리! 빨리!
레이싱걸, 드라이버, 레이싱카 3박자!
‘레이싱 매니저’ 의 재미요소는 레이싱걸, 드라이버, 레이싱카 3가지 유닛을 각각 수집, 육성, 셋팅하는 것이다. ‘레이싱 매니저’ 에서는 류지혜, 최별이, 한지은 등 현재 활동 중인 유명 레이싱걸을 카드 형태로 구현해 수집하는 재미가 있다. 시속 350km의 레이싱카을 운용할 수 있는 게임의 특징은 F1 매니아에게 어필하는 요소지만 필자 같은 모터 스포츠 문외한에게는 아름다운 레이싱걸이 F1 머신보다 피부에 와 닿는다.
이들은 눈요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원 획득 시간을 줄여주는 가속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5명을 모두 등록했을 때는 추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능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실제 게임 상에서 그 효과는 다소 미비해 전략적인 활용도를 모색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은 약간 아쉽다.
▲
사실 큰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 모으게 된다....
다음은 드라이버 육성 파트이다. 스카우터에게 일정비용을 지불하고 영입할 수 있는 드라이버는 정신력, 주행력, 순발력, 기술력 4가지 스탯을 갖고 있다. 스탯을 향상시키면 눈에 띠게 발전하는 운전실력을 1:1레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어 육성하는 맛이 있다. 드라이버에게는 위의 4가지 스탯 외에도 컨디션이라는 항목이 있다. 컨디션은 한 단계만 낮아져도 주행실력이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상 최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레이싱카 파트이다. 상점에서 구입가능한 레이싱카는 프레임, 엔진, 서스펜션, 트랜스미션, 브래이크 5종의 스탯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입할 당시에 스탯은 무작위로 설정되지만 연구를 통해서 보강하거나 특화할 수 있어 점차 취향에 맞는 차량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또한 레이싱카는 앞날개, 뒷날개, 타이어 3부분을 셋팅할 수 있다. 셋팅과 연구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유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
게임메카의 그랑프리 우승 인증샷
합격점 주고 싶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출시된 매니지먼트 웹게임들은 주로 축구, 야구 등 대중적인 스포츠를 소재로 했다. 이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F1이라는 소재로 매니지먼트에 도전한 ‘레이싱 매니저’ 를 칭찬하고 싶다. 신선한 시도 외에 게임의 완성도 역시 나쁘지 않아 장르의 특징을 잘 살린 느낌이다.
자주 발생하는 랙, 길드와 클랜 등 커뮤니티 메뉴의 부재, 그랑프리 우승에 어울리지 않는 약소한 보상 등은 2차 CBT에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 운전과 축구 감독 노릇에 염증을 느껴본 게이머라면 바람 쐬는 기분으로, ‘레이싱 매니저’ 에 접속해보자.
▲
이것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