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치 소울 이그니션, 원작초월이란 이런 거다
2011.08.05 20:21게임메카 임진모 기자
일본의 주간 만화잡지 소년 점프에 연재중인 쿠보 타이토의 원작 ‘블리치’ 가 PS3 게임 신작 ‘블리치 소울 이그니션(이하 소울 이그니션)’ 으로 지난 7월 29일, SCEK 를 통해 정식 한글화 발매 되었다. 원작 ‘블리치’ 는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 그 동안 여러 장르와 플랫폼으로 발매돼왔지만. 자막 한글화되어 발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울 이그니션’ 의 게임 스토리는 원작 만화의 ‘웨코문드’ 편과 ‘현세침공’ 편으로 불리는 ‘아이젠’편을 담고 있다. 플레이어는 원작의 캐릭터를 플레이하며 주요 전투와 명장면을 체험할 수 있고, 다양한 미션모드를 통해 성장 포인트를 모아 캐릭터를 더 강하게 육성하는 등, 캐릭터게임만의 오리지널 요소를 느낄 수 있다. ‘블리치’ 의 팬으로서, 원작을 얼마만큼 잘 표현했고, 게임으로써의 재미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다.
충실한 원작 재현, 아니 오히려 그 이상을 실현
‘소울 이그니션’ 의 게임 모드는 ‘시나리오 모드’, ‘미션 모드’, ‘소울 어택 모드’, ‘레벨 업 모드’, ‘콜렉션 모드’ 등 총 5개다. 이중에서 주가 되는 것은 ‘시나리오 모드’ 로 클리어 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추가되고, 타 모드의 잠금이 해제되어 플레이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시나리오 모드’ 에서는 주인공 이치고 뿐만 아니라 루키아, 우류 등 원작 인기 캐릭터를 조종하며 원작의 스토리를 직접 진행하는 모드다. 이동 분기점마다 나오는 이벤트 영상은 현재 방영중인 애니메이션 방식 연출에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활용해 그대로 재현했다. 또한 스테이지를 이동하는 내내 해당 에피소드의 명대사가 풀 음성으로 지원돼 원작의 느낌을 살림과 동시에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줬다.
반면 원작 팬으로서 게임만의 오리지널 연출이 없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나리오 모드’ 는 각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캐릭터 고유 시나리오로 진행되어 이야기 흐름의 일관성이 없으며 스테이지도 14개로 상당히 짧기 때문에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게임 특유의 주인공 이치고 시점의 ‘시나리오 모드’ 로 전개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등장하는 캐릭터 볼륨도 아쉬움이 있다. ‘소울 이그니션’ 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총 19명이다. 인기 캐릭터만 3~40명 정도 되는 원작의 분량을 생각하면 상당히 적은 인원의 콘텐츠다. 물론 미션 모드에는 등장하지만 선택은 할 수 없던 캐릭터도 존재해 향후 DLC 를 위한 전략적인 연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는 해도 캐릭터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 ‘시나리오 모드’ 의 볼륨은 다른 모드보다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한다.
▲시나리오
모드는 전개의 일관성이 떨어져 아쉽다
▲만족스런
한글화와 로딩마다 기술표를 볼 수 있어 익히기 편하다
‘소울 이그니션’ 의 원작 캐릭터 기술 재현도는 대체로 만족스럽다. 아니 오히려 연출에 있어선 원작을 능가하는 캐릭터도 있다. ‘시나리오 모드’ 속 아이젠의 경우는 일정량 이상의 피해를 입으면 ‘완전영창 흑관’ 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게임 특유의 맛을 살려 최종 보스다운 위용과 파괴력 있는 모습을 선보여 원작보다 만족스러웠다.
필자는 ‘블리치’ 를 보면서 ‘만약 이 두 명의 캐릭터가 서로 싸우면 어떨까?’ 란 생각을 종종 해봤다. ‘소울 이그니션’ 은 ‘미션 모드’ 를 통해 다양한 조건과 난이도를 조절하며 다양한 전투를 구현해 그 갈증을 해소 시켜준다. ‘미션 모드’ 는 1번부터 순서대로 잠금이 풀리는 시스템이며, 총 28개의 미션을 제공한다. 초반 미션 목표는 단순히 보스를 퇴치하는 것 정도이지만, 레벨이 높은 미션은 시간이 제한되거나 체력이 회복되지 않는 등 패널티가 존재한다. 특정 스테이지는 보스가 두 명 이상 등장하는 등 급격한 난이도 증가를 체험하게 된다. 뒤에 소개될, ‘소울 포인트’ 를 투자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 ‘레벨업 모드’ 를 통해서만 클리어 할 수 있을 정도다.
‘미션 모드’ 를 통해 얻은 캐릭터 트로피와 캐릭터 보이스를 감상할 수 있는 ‘콜렉션 모드’ 는 플레이볼 캐릭터들의 전신 피규어를 감상할 수 있으며 L3 버튼으로 회전이나 R1 버튼을 활용한 확대축소 기능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도 있다. 또한 아날로그 버튼과 입력 버튼을 통해 원작의 대사 음성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게 전부다. 제공하는 음성이 그리 많지 않아 게임 플레이와 성장 요소에 비해 클리어 특전이 많이 빈약하다. 이 문제점은 ‘소울 어택 모드’ 에서도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타임어택 경쟁 모드인 ‘소울 어택 모드’ 로 국내외 유저들과 랭킹을 경쟁할 수 있긴 하지만, 단순히 기록을 통한 스코어 경쟁 뿐이다. 싱글 플레이 외에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기는 모드가 없어 아쉽다.
▲적어
보인다? 막상 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고생한
보람이 없는 특전
블리치의 난격 액션, 대전 격투로 딱 맞는 시스템
‘소울 이그니션’ 의 장르는 ‘난격 액션’ 이다. 전투 시스템은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 쌓인 후 호쾌한 액션으로 무찌르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 의 그것과 같다. ‘소울 이그니션’ 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기본 공격을 누르고 있으면 ‘모으기 공격’ 이 가능하고, 방어(R1 버튼) 성공과 함께 반격이 가능한 ‘카운터 공격’, 캐릭터 체력 게이지 밑에 표시된 파란색 게이지 ‘영압’ 을 소비하는 ‘영압 공격’ 그리고 왼쪽 상단에 붉게 차오르는 ‘이그니션 게이지’ 가 일정량 모이면 파워업(L2 버튼)을 통한 ‘이그니션 어택(필살기)’ 이 가능하다.
입력 버튼은 모든 캐릭터가 동일하지만, 독자적인 사용 무기와 캐릭터 특징을 잘 살린 액션이 돋보인다. 빠른 스피드로 적을 베는 이치고, 조금 느리지만 강력한 대미지를 자랑하는 켄파치, 건액션으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스타크까지 다양한 전투 스타일이 존재한다. 점프 액션(버튼 X)을 통한 공중전도 가능하지만, 추가 콤보를 넣을 때와 게임 내 거대 몬스터로 등장하는 ‘메노스 그랑데’ 를 상대할 때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활용 빈도가 낮다. 상쾌하고 빠른 공중전의 장점이 줄어 아쉬운 부분이다.
▲파워업시
컷인 연출로 몰입도를 높였다
▲난격
액션의 묘미는 바로 범위 공격
‘시나리오 모드’ 와 ‘미션 모드’ 에서 몬스터를 죽이거나 건물 오브젝트를 파괴하면 ‘소울 포인트’ 를 자동으로 얻을 수 있다. ‘소울 포인트’ 를 콤보수의 높을수록 더욱 많이 얻을 수 있으며, ‘레벨 업 모드’ 에서 일정량의 포인트를 소모하면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가능하다. 향상 가능한 능력치는 캐릭터의 체력이나 공격력부터 특정 몬스터 추가 대미지가 들어가는 특수능력 등이다.
‘소울 이그니션’ 은 보통(노멀)부터 쉽지 않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게임 난이도는 보통과 어려움, 매우 어려움 난이도를 제공하며 난이도에 따라 몬스터와 보스의 공격 패턴을 익히는 데 몇 번씩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보통 모드의 몬스터는 방어를 사용하지 않고 가드 불능 스킬의 공격 패턴만 익히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어려움 모드부터는 방어를 사용하고 쓰지 않던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는 등 유저를 괴롭힌다.
이에 필자는 성장 시스템을 통해 공격력을 최대한 높여 대미지로 압박하며 미션을 클리어해왔지만, 난이도가 높아지고 두 명 이상의 보스가 등장해 체력과 방어력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능력치 방향을 다시 잡았다. ‘소울 이그니션’ 의 전투는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마구잡이 액션이 아닌 빈틈을 잡는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게 만들었다.
한글화 부분도 깔끔하고 좋았다. 저작권 문제로 애니메이션 오프닝 곡은 배경음악만 들어갔지만, 게임 캐릭터의 주요 대사와 말투의 번역은 물론 인터페이스와 가이드 알림까지 시스템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한글화 되어 있었다. 특히 가이드 설명란까지 한글화 되어 있어 것은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으며, 한글화 퀄리티 또한 오역과 오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 원작 팬들도 충분히 만족시켜 줄 정도였다.
▲한
가지 캐릭터만 고집한다고 강해지진 않는다
▲미션
모드의 진정한 재미는 여기서 부터다
▲클리어화면보다
더
많이 보게될 게임오버
조금만 더 손보면 캐릭터게임의 원작능가도 가능하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소울 이그니션’ 의 게임 퀄리티가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다. 잘 들어맞는 공격 밸런스와 콤보 타이밍에 따른 심리전도 가능해 2인 이상 대전 모드를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향후 DLC 나 후속작이 발매되어 나루토 ‘나루티밋’ 시리즈나 원피스 ‘그랜드배틀’ 시리즈 같은 인기 시리즈로 거듭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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