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진영, 이 게임은 `가슴` 으로 느껴야 한다
2011.10.12 14:36게임메카 임태천 기자
‘노 모어 히어로즈’ , ‘용사30’ 등의 타이틀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일본의 마벨러스가 제작한 ‘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진영(이하 섬란 카구라)’ 가 지난 9월 22일 닌텐도3DS(이하 3DS)로 발매되었다.
개발단계에서부터 ‘3D 입체효과에 어울리는 건 당연 흔들리는 가슴!’ 이라는 매우 직설적이고 발칙한 상상력 하나로 화제를 모은 '섬란 카구라' 는 마벨러스에서 PSP로 발매했던 ‘일기당천’ 시리즈의 ‘폭유하이퍼배틀’ 장르를 그대로 계승한 3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이로 인해 발매 전부터 코나미의 ‘NEW러브플러스’ 와 함께 3DS를 구원해줄 구세주로 평가 받으며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위의
라인이 국립한조학원 여학생들과 남자 선생님
아래의 라인이 사립헤비죠시학원
여학생들과 베일에 쌓인 인물
‘섬란 카구라’ 는 닌자가 존재하는 가상의 현대세계에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한 닌자들을 막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닌자 양성 기관 ‘국립한조학원’ 과 오직 최고의 닌자가 되기 위해 타락한 대기업의 간부나 정치가들 밑에서 일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 닌자를 육성시키는 ‘사립헤비죠시학원’ 의 여학생들이 서로 대립하고 싸우며 생기는 사랑(?)과 우정을 다루고 있다.
일단 노리고 나온 게임이지만 기본은 지킨다
‘섬란 카구라’ 는 장르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들을 ‘노리고’ 나온 게임이다. 다양한 작품에서 미소녀 일러스트를 전담하던 일러스트레이터 야에가시 난을 영입한 것에서 부터, ‘드림클럽’ 에서도 가슴이 강조되던 캐릭터 루이의 성우를 담당하면서 '캐릭터와 성우가 가슴이 혼연일체' 된 것으로 유명해진 하라다 히토미가 주인공 아스카의 성우를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지도 있는 성우와 일러스트레이터의 고용과 함께 개발사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어, 일러스트를 그대로 게임 속 3D 그래픽으로 옮겨놓고 캐릭터의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준다.
▲초기에는
이러한 일러스트가 게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섬란 카구라’ 는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써의 기본은 확실하게 지키고 있다. 여학생들과의 라이벌 구조를 통해 스토리의 비중을 높였고, 어드벤처 모드와 노벨 모드를 통해 몰입도를 증가시켰으며, 다양한 콤보와 비전인법(필살기) 연출을 통해 놀라운 비주얼을 구현했다. 마치 횡스크롤 방식으로 제작된 무쌍시리즈 같은 느낌을 주는 ‘섬란 카구라’ 의 액션은 수많은 적을 공중에 띄워가며 콤보를 이어가고, 각 캐릭터의 설정에 따라 다른 연출을 보이는 비전인법을 사용하고, 레벨이 오르면서 추가되는 콤보를 통해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충분히 느끼게 해 준다.
▲일단
어디까지나 '노리고' 만든 게임이라는 가정 하에 괜찮다는 것이다
패턴이 단순해서
나름 고전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하는 느낌도 준다
하지만 역시 우리가 원하는 내용은 바로...
사실 ‘섬란 카구라의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서의 특성' 을 보고 싶어서 이 리뷰를 클릭한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 게임을 구매한 신사 중에서도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싶어서 구매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리뷰에서도 ‘섬란 카구라’ 의 ‘노림수’ 를 볼 수 있는 핵심요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PSP로 출시된 마벨러스의 전작 ‘일기당천’ 시리즈에서 쌓인 노하우가 느껴지는 ‘바스트 모핑’ 시스템은 캐릭터들의 평균 88cm를 자랑하는 가슴크기 덕분에 상당히 눈에 띈다. '바스트 모핑' 이 발생하는 곳은 상당히 다양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캐릭터가 3D 그래픽으로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거의 무조건 '바스트 모핑' 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여기에 ‘섬란 카구라’ 는 3DS의 3D 입체 효과를 통해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바스트 모핑' 을 만나볼 수 있다며 선전했지만, 아쉽게도 실제로 체험해 본 3D 입체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각
연출에서의 '바스트 모핑'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사실 필자가 3DS로 즐겨본 게임의 타이틀 수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딱 잡아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3D 입체효과를 중간에 끄더라도 바로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그 강도가 약하다. 게다가 전투, 닌자집합장소, 특히 가장 핵심이 될 탈의실 등에서는 아예 3D 입체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전투 같은 경우 상하이동과 히트판정을 위해 제작사측에서 일부러 적용하지 않았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탈의실과 같은 제대로 '노리고(…)' 볼 수 있는 장소에서까지 3D 입체 효과를 적용하지 않은 점은 엄청나게 아쉬운 부분이다.
심지어 마벨러스는 탈의실에서 3D 입체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발매를 몇 일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조용히 공개하면서 필자를 포함해 한정판을 예약한 게이머들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래도 현지에서는 발매 2주 만에 6만장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하니 일본 3DS 유저들의 '한' 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빨리 3D 입체효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바스트 모핑' 과 3D 입체효과의 조합은 분명 재미있는 요소다. 굳이 '노리고' 보지 않더라도 ‘비전인법’ 연출 또는 ‘복장파괴’ 나 ‘닌자변신’ 때 보여지는 3D 입체 바스트 모핑을 보다 보면 '그래도 밋밋한그래픽보다는 낫군' 이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물론 후반부로 넘어가면 ‘비전인법’ 같은 경우 길고 비슷하기만 한 연출이 반복되는 관계로 3D 입체건 뭐건 잘 안 보게 되고, 결국엔 일부러 공격 당해서 자신에 캐릭터의 ‘복장파괴’ 연출이나 ‘닌자변신’ 을 말없이 감상하고 있게 되어버린다.
▲처음에는
오~ 하고 보다가 나중가면 스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게임 속에서 바스트 모핑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탈의실이었다. 캐릭터에게 특정 복장을 입히고 방향키 + X 버튼을 누르며 움직이면 그 움직임과 관성에 따라 바스트 모핑이 발생하는데, 부끄러워하는 캐릭터의 대사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를 감상하며 노는(?) 것이 오히려 본편보다 재미있을 정도다.
또한 엔딩 이후 무려 클리어 특전으로 자이로 센서를 활용한 캐릭터의 바스트 모핑이나 시점 조절 기능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매우 아쉬운 점은 시점 각도 제한이 걸려있어서 원하는 위치를 마음대로 돌려가며 볼 수 없다는 것이다(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점이라던가...).
그 외에도 ‘섬란 카구라’ 에는 바스트 모핑과 3D 효과를 극대화 해주는 복장을 구현해 게이머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입는 복장, 속옷, '닌자변신' 후 입는 복장 총 세 벌의 복장을 선택할 수 있는데,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거나 스토리를 진행함에 따라 복장이 추가되는 구조여서 처음부터 다양한 코스튬플레이를 즐길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총 180종의 복장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만큼 플레이를 반복해야 한다
대신 원하는 타이밍에 이 세 벌의 복장을 조절해가며 입힐 수 있다는 점은 흐뭇한 장점이다. 미션 시작 직전에 L + R 버튼을 누르면 수영복(속옷) 복장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며, 변신게이지를 모아서 변신을 할 경우 두 번째 복장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실질적으로 한 스테이지에서 세 개의 복장을 모두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복장(일반, 속옷, 닌자변신)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가 바뀌긴 하지만 남자라면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초반에는 수영복으로 시작적인 재미를 보다가 후반부에는 닌자변신 연출을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즐겁게 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는데, 복장의 수가 너무 적어서 ‘복장파괴’ 연출이나 ‘닌자변신’ 연출을 자주 보면 금새 질려버린다는 점이다.
▲클리어
특전으로 라이벌 복장을 입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마음에 든다
게임의 플레이타임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주는 수집요소로는 한 미션에 다섯 명의 캐릭터를 번갈아 진행하면서 레벨을 올림과 동시에 일종의 도전과제 역할을 하는 호칭이나 캐릭터의 복장, 그리고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하지만 딱히 눈에 띄거나 그 수가 많은 것도 아니기에 일부 복장을 제외하면 게임의 큰 역할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노림수를 보고 싶다면 후속작을 기다려보자
감동을 노리긴 하지만 너무 급하게 진행하는 바람에 산으로 가는 스토리, 적은 캐릭터와 볼륨, 미비한 3D 입체 효과는 일반적인 게임으로 봐서는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 동일 장르의 ‘일기당천’ 시리즈나 평소 '노리고' 나오는 게임들의 수준과 비교하자면 상당한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일명 ‘폭유프로듀서’ 라고 외치는 타카기 켄이치로의 "여성 캐릭터의 부드럽고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과 옷의 움직임도 표현하고 싶고, 캐릭터의 옷을 잘 찢는 방법이나 좀 더 리얼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보이스와 추가 여성 캐릭터들을 담은 후속작을 만들고 싶다." 라는 발언과 같이, '섬란 카구라' 보다 더 본격적으로 '노리고' 나온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면 후속작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진영 프로모션 영상
주위에 사람이 적을 때 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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