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2, 동전으로 마리오는 샀지만 재미는 잃었다
2012.08.23 17:06게임메카 임태천 기자
기자는 ‘닌빠’다. 닌텐도가 출시하는 게임기와 타이틀은 대부분 구매한다. 닌텐도의 게임이 대단해서라기보다는 어린 시절 패미콤, 슈퍼 패미콤과 지내며 생긴 추억 덕분인 듯 싶다. 그 중에서 마리오가 등장하는 액션게임은 반드시 사서 플레이한다. 그것이 곧 ‘덕업일체(?)’가 되어 한국 닌텐도에서 하는 행사는 거의 대부분 찾아가서 취재를 한다. 주 담당 업체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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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체를 생활화하는 닌빠 기자의 최고 보물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디렉터 '아오누마 에이지' 싸인(젤다 시오3D)
마리오의 아버지이자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 싸인(3DS)
기자가 닌빠라는 사실을 커밍아웃(?)까지 하는 이유는 지난 7월 28일 출시한 ‘NEW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2(이하 뉴슈마 2)’가 그간 플레이해온 ‘마리오표 액션게임’과는 무언가가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마리오라면 일단 눈에 앞뒤 안 가리고 보는 닌빠 기자가 보기에도 말이다.
새로운 것을 향한 도전, 그리고 부담감
닌텐도는 자사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게임에 새로운 요소와 도전정신을 심어 넣기로 유명하다. 어느 게임이나 개발사에선 안 그럴까 싶지만, 간간히 예상치도 못한 방식의 게임이 출시될 때 마다 많은 닌텐도 팬들이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어 ‘적을 먹어서 자신의 기술로 만든다’를 기본 모티브로 하는 ‘별의 커비’ 같은 경우, 모든 세상이 털실로 변하여 적을 꿰매거나 묶기도 하는 ‘털실의 커비’라거나 수십 마리의 커비들이 등장해 단체로 적과 싸우는 ‘모여라! 커비’ 등으로 진화해갔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3D 그래픽이 되기도 하고, 우주를 가르기도 했으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4명이서 점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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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콘셉에서 벗어나 큰 성공을 이룬 작품 '털실의 커비'
이번에 출시된 ‘뉴슈마 2’는 닌텐도 DS로 출시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의 리부트(Reboot)작 ‘NEW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이하 뉴슈마)’와 ‘슈퍼마리오 3D 랜드(3DS/이하 3D랜드)’와 ‘NEW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Wii(Wii/이하 뉴슈마Wii)’를 적절하게 합친 게임이다. 닌텐도 3DS용 신작이지만 ‘뉴슈마’와 동일한 2D 그래픽을 채용하였으며, 각종 편의시스템이나 마리오 기술들은 ‘3D랜드’와 ‘뉴슈마Wii’에서 따왔다. 여러 작품들의 중요 요소를 합친 것은 좋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비록 편의시스템이나 기술이 더해졌음에도 큰 틀은 초대 패미컴으로 출시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서 크게 변하지 않아 ‘새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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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퇴근하는 길에 플레이하고 있으면
투 잡 뛰는 느낌이 드는 동전 수집
그래서 이번 ‘뉴슈마 2’에서는 기존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코인(이하 동전)’이다. 마리오를 모르는 게이머라고 해도 모두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의 동전이 어떤 역할을 하는 아이템인지 알 것이다. 동전은 100개를 획득하면 1개의 고용인 수(일명 목숨)가 늘어나는, 일종의 보조 아이템이자 스코어 획득을 위한 수단이었다.
이러한 보조 아이템 역할을 하는 동전을 ‘뉴슈마 2’에서는 가장 중요한 핵심 아이템으로 바꾸었다. 물론 기본적인 스토리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3’, ‘뉴슈마’에서 등장한 바 있는 쿠파의 아이들과 싸우며 피치 공주를 구출한다는 내용이지만, 여기에 ‘동전 100만개 수집’이라는 부가적인 요소를 더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 게임의 최대 문제거리가 되어버린다.
‘show me the money’ 동전에 동전을 위한 동전에 의한 마리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를 해본 사람이라면 동전 100만개를 모으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알 것이다. 최소 3개에서 4개의 스테이지는 진행해야 100개 정도의 동전을 모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제약을 ‘뉴슈마 2’는 새로운 아이템과 모드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모든 블록을 동전으로 바꿔버리는 ‘골드 플라워’와 10동전 블록에 있는 동전을 모두 획득하면 황금색으로 변하면서 머리에 쓰고 달릴 수 있게 해주는 ‘골드 블록’이 그 주인공이다. 이후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외에 동전 획득에 도움을 주는 장치나 스테이지들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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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대대로 보여준 다양한 코스는 '뉴슈마 2'에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뉴슈마
2'에서 대부분은 동전과 연관지어져 있다
생존이나 전투를 위한 파워 업 아이템이 어느 순간 일용직 배관공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버리면서, 스테이지 1-1 클리어 후 10개 이상 늘어나있는 고용인 수를 보고 있으면 기쁨이나 재미보다는 허무함이 먼저 느껴져 버린다. 이는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기본 콘셉인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아 보스를 처치한다’는 틀에서 너무 벗어난 것으로, 게이머의 도전정신이나 몰입감보다는 동전 획득에 열을 올리는 퍼즐게임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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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아이템은 물론 동전 수집에 필요한 아이템이 추가된다
물론 이러한 언밸런스(?)를 해결하기 위해 난이도를 상승시키킨 했다. 하지만 조금만 플레이하면 고용인 수도 백단위로 넘쳐나고, 게임의 목적 또한 스테이지 클리어 보다는 최대한 많은 동전과 숨겨진 스타 동전을 찾기 위한 반복 플레이를 유도할 뿐이라 주객이 전도된 웃긴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동일한 스테이지를 반복 플레이함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지루함을 방지하는 ‘동전 러쉬’ 모드의 존재다. ‘동전 러쉬’ 모드는 각 월드에 있는 스테이지들 중에 3개를 무작위로 뽑아내서 제한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동전을 획득하며 클리어하는 모드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동전 획득을 위한 반복 플레이를 하다 보면 본편보다 ‘동전 러쉬’가 더 재미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동전 러쉬’ 또한 결국은 동전 수집을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느낌이라, 액션게임 장르 자체의 재미를 살려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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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보다 신나는(?) '코인러쉬'
동전 수집에 대해 상당히 불평을 쏟아내긴 했는데, ‘뉴슈마 2’의 동전 수집이 100% 단점인 것은 아니다. 엔딩 이후에는 꾸준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최대 300만개의 동전을 획득하면 닌텐도 3DS의 네트워크를 통해 현재 게임을 클리어 한 게이머들의 현황을 확인할 수도 있으며, 엇갈림 통신을 통해 동전러쉬에서 얻은 동전 점수를 비교할 수도 있는 시스템도 있어서 또 다른 도전정신을 불태우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일본에서 말이다...
6년 만에 나온 후속작, 하지만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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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정식발매한 바 있는 시리즈 전작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뉴슈마 2’는 ‘뉴슈마’의 후속작이다. 그 이전과 이후에 출시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에서 선보인 기술이나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해도 ‘뉴슈마 2’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엄연히 ‘뉴슈마’의 후속작인 것을 강조하고 있다. ‘뉴슈마’가 2006년에 발매(일본)되었으니 근 6년 만에 시리즈가 출시된 셈인데, 예나 지금이나 플랫폼이 바뀌어도 1985년도에 출시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기자로서가 아닌 닌빠로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가 그 틀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시리즈가 출시되는 것에는 매우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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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가장 기본이 되는건 초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은 ‘뉴슈마 2’는 닌텐도 3DS라는 휴대용 콘솔로 발매되었다는 것이다. ‘3D 입체 효과가 적어요’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과연 닌텐도 3DS라는 ‘휴대용 콘솔’에 적합하느냐 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뉴슈마 2’는 사막, 남극, 초원 등의 콘셉을 가진 8개의 월드와 2개의 히든 월드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볼륨이야 여느 시리즈와 비슷하여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문제는 동전 획득이 게임의 주 목적이 되면서 쓸데없이 난이도만 올라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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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중에 잠깐씩 즐기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는 의미
휴대용 콘솔기기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잠깐씩 쉽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뉴슈마 2’는 난이도와 동전 획득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잠깐, 또는 친구네 놀러가는 길에 즐기면서 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 또한 세이브 시스템이 중단 세이브와 보스 또는 스타 동전으로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야 가능하다는 점은 휴대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세이브 문제는 엔딩을 보면 해결할 수 있다지만, 이전까지는 귀찮을 수 밖에 없다.
기자가 아닌 닌빠로서 ‘NEW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2’를 하며
앞에서 말했듯이 기자는 ‘닌빠’다. 그래서 ‘뉴슈마 2’가 닌텐도 3DS로 나오는 2D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라는 것에 기대를 하며 구입했던 것이 기억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뉴슈마 2’는 비록 액션게임의 재미를 조금 잃었지만,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에 새로운 재미 요소를 더해주는 역할은 확실히 해줬다. 이는 이후 출시될 후속작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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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올 새로운 시리즈를 기다리며...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벌써 25년이나 된 게임이다. 긴 세월 동안 시리즈가 지속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크게 흥하지 못한 작품들도 있었다(물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를 기준으로). ‘뉴슈마 2’가 비록 혹평을 받고 있다 해도, 25년간 이어온 시리즈의 다리 역할을 해주는 타이틀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 그래서 기자는 닌빠로서 다음 시리즈를 기다릴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