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부활하는 신화(매트릭스 온라인)
2003.11.10 17:45게임메카 윤주홍
1백년 이상 영화를 보아온 관객들의 시신경에 일대 충격을 안겨주었던 ‘매트릭스’ 시리즈의 완결편,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이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의 제안으로 한날한시에 동시 개봉됐다. 영화의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지금까지 ‘매트릭스’라는 네 글자가 지구상에 뿌려온 화젯거리는 영화의 ‘영’짜조차 모르는 사람들을 극장으로 인도했고 굳건한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와 같은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뒤이어 사람들의 관심은 애니 매트릭스를 비롯 설정집에서부터 게임까지 워쇼스키 형제가 창조한 세계관과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에 쏠리기 시작했다. 매트릭스 2 리로디드의 개봉에 맞춰 출시된 애니 매트릭스 모음집이 그랬고, 샤이니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엔터 더 매트릭스’가 그랬다. 허나 수많은 매니아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줄만한 ‘진정한 매트릭스 세계의 구현’이라는 것은 영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네트워크의 개념처럼 온라인에서 이루어져야 뭔가 제대로 된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닐까. 엔터 더 매트릭스의 어정쩡한 게임성 때문에 뼈저린 후회로 몸서리 친 팬들은 당연히 온라인게임으로 제작되는 매트릭스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영화만큼이나 자료공개에 인색하기 짝이 없는 유니버셜스튜디오의 야심작 ‘매트릭스 온라인’은 이처럼 세간의 관심 속에서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의 뒷이야기를 아무도 모르게 그려나가고 있다. |
2003년 E3쇼의 개막과 함께 공식사이트(www.matrixonline.com)가 오픈된 이후 단 한번도 리뉴얼이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게을러터진 워너브라더스라지만 관심작에 대한 정보는 어떤 경로로든 새나가는 법. 게임메카는 비밀리에 게임을 체험해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매트릭스 온라인’의 신세계를 조금 더 파헤쳐보기로 한다.
▶ 시온 내부의 모습 |
현실과 가상공간 “…통하였느냐”
매트릭스
세계에서 게이머가 속한 영역은 ‘시오니스트(Zionists)'라고 불리우는 인간군 최후의
보루다. 지오니스트들이 살고 있는 시온(Zion)은 ’유대인의 고국‘이라는 사전적
풀이처럼 기계에 밀려난 인간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지하세계를 뜻한다. 시오니스트들은
기계가 지배하는 절망의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기계들이 배양하는 인간들의 공허한
가상세계(지금 인간에겐 현실세계지만) ’매트릭스‘ 속으로 들어가 절대자를 찾고
기계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시오니스트로 분한 게이머들은 영화 속의 앤더슨이나 트리니티처럼 특유의 복장으로 일반인들과 차별성을 띌 수 있다. 물론 1,000여가지가 넘는 복장의 선택권이 남아있으니 캐릭터의 개성 없는 모습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가죽잠바와 선글라스처럼 뽀대나는 복장을 갖추기 위해 열렙만이 필요할 뿐. 다른 온라인게임처럼 게임을 시작했을 때 게이머에게 주어진 복장은 찢어진 청바지나 도시의 부랑아와 같은 너덜거리는 옷이 될 것이라고 제작사는 전한다(뭔가 세계관에서 많이 비껴간 듯한 느낌이… -_-;).
▶ 이런 모든 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
무엇보다 매트릭스 온라인에 호감이 갈만한 요소는 ‘로딩존’의 개념이 없는 드넓은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매트릭스 온라인의 도시에 넓게 퍼진 빌딩은 단순히 텍스처를 입혀놓은 박스의 용도가 아니라 게이머가 직접 드나들 수 있는 현실 그 자체다. 1~2층에 불과한 주택가에서부터 무려 80층이 넘는 빌딩까지 게이머는 직접 모든 장소를 두루 방문해볼 수 있다. 특히 E3에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 것은 80층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매트릭스 세계의 장관이다. 실제 영화의 배경으로 쓰인 호주의 시드니는 게임 속에서 실제 크기와 비슷하게 재현되어 있으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높은 빌딩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도 모든 NPC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사양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게임시스템’이라고 개발사 측이 직접 공인한 사실이다. 낮은 사양에서는 매트릭스 온라인이 지향하는 여러 가지 특징을 체험해볼 수 없지만 사양이 높아질수록 게임은 여타의 경쟁작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현실세계를 나타낼 것이라고 제작사는 설명한다.
나도 ‘네오’가 될 수
있을까? 화면에 노출되어 있는 컨트롤패널에서 게이머는 자신의 캐릭터가 취할 움직임을 미리 입력하고 그 결과를 화면으로 감상하는 식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그랬듯 미리 입력된 동작과 정보가 아니면 게임 속 주인공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절대로 따라할 수는 없다. |
이처럼 미리 입력된 동작은 ‘트레이딩 카드’라는 일종의 스킬구입시스템으로 구현이 가능한데 게이머가 퀘스트 해결 등을 통해 획득한 자금으로 확보가 가능하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지난 5월의 게임메카 프리뷰를 참고하면 된다.
무엇보다 게이머들이 궁금해할만한 정보는 ‘스미스’로 대표되는 요원을 플레이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제작사는 던전앤드래곤의 ‘드래곤’처럼 요원을 컨트롤 할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지금은 이런 제작사의 설명을 해석할 길이 없을테지만 2004년 여름이면 그리운 얼굴을 게임에서 모두 확인해볼 수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것이 모피어스가 되든 트리니티가 되든 스미스요원이 되든 간에 빨간약을 먹을 냉수 한잔을 준비해두는 사실만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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